야놀자와 여기어때의 ‘5년 격돌’ 스토리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9.07.17 14:00
  • 호수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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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O2O 1, 2위 간에 신경전 계속…‘댓글 논란’부터 특허소송까지 잇달아

숙박 O2O(온·오프라인 연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야놀자와 여기어때. 두 회사의 분위기가 최근 심상치 않다. 지난 몇 년간 숙박 1,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크고 작은 다툼을 벌여온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또다시 이전투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야놀자는 6월30일 여기어때 운영사 위드이노베이션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어때의 ‘페이백’ 서비스가 야놀자의 ‘마이룸’ 서비스를 베꼈다는 것이다.

마이룸은 야놀자가 중소 숙박업소의 객실을 위탁받아 판매한 뒤 50% 할인쿠폰을 제공해 해당 업체를 재방문하도록 유도하는 서비스다. 숙박업소의 수익 증대와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해 만든 서비스로, 야놀자는 해당 서비스를 2015년 11월 개시해 이듬해 8월 특허를 출원했고, 10월 특허등록을 마쳤다.

이 서비스의 핵심은 숙박업소가 야놀자에 위탁한 객실 중 일부를 야놀자가 ‘마이룸’이라는 이름으로 직접 판매한다는 것이다. 1차 판매로 인한 수익은 야놀자가, 2차 판매로 인한 수익은 숙박업소가 얻게 된다.  고객은 저렴한 가격에 숙박 서비스를 이용하고, 야놀자는 추가 숙박료를 얻고, 숙박업소는 만성적인 공실 문제를 해결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여기어때의 페이백 서비스는 어떨까. 위드이노베이션이 2016년 9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페이백(구 얼리버드)’ 서비스는 숙박업소가 여기어때에 객실 일부 판매를 위탁하고, 객실을 이용한 고객은 50%의 할인쿠폰을 지급받는다. 고객이 동일한 숙소를 1개월 이내 재방문했을 때 할인쿠폰을 쓸 수 있다. 숙박업소가 객실 중 일부를 O2O에 위탁하고,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 50%의 할인쿠폰을 제공한다는 데서 서비스의 내용이 동일하다.

야놀자 측은 명칭만 다를 뿐 페이백 서비스는 마이룸 서비스와 동일하며, 특허권 침해로 십수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놀자를 대리하는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는 “여기어때의 페이백 서비스는 야놀자의 특허발명 각 구성요소와, 그 구성요소 간의 유기적 결합관계가 그대로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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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O2O 성장과 함께 경쟁 본격화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앙숙이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숙박 O2O가 본격적으로 성장한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다툼을 벌여왔다. 먼저 숙박 O2O 시장의 문을 연 것은 야놀자였다. 2005년 모텔 예약 서비스를 시작한 야놀자는 2011년 앱을 출시하고,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O2O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했다. 서비스 초기에는 숙박업소 정보와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모텔 예약 앱’이었지만 현재는 레저 및 액티비티 분야까지 점령하면서 ‘글로벌 여가 플랫폼’으로 도약하고 있다. 모텔 예약 앱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숙박과 이동, 레저, 먹거리, 쇼핑까지 하나로 묶은 종합 플랫폼이 된 야놀자는 음지에 있던 숙박업소 문화를 양지로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후 야놀자를 벤치마킹한 앱이 하나둘씩 등장하고, 그중 여기어때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4년 4월 출시된 여기어때는 서비스 초기 숙박업소 예약을 기본으로 운영하다가 레저 및 액티비티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야놀자와 비슷한 노선을 따랐다. 숙박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커지던 2015년부터 두 회사의 경쟁은 본격화됐다. 당시 업계는 야놀자는 오프라인 숙박업소의 서비스 질 향상에, 여기어때는 모바일 중개 서비스의 편의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여기어때는 초기 광고료를 받지 않고 가맹점 수를 대폭 확대하면서, 제휴점 수 기준으로 야놀자를 따라잡고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여기어때는 제휴점 수와 월간 앱 실이용자 수 등을 근거로, 야놀자는 매출액을 근거로 ‘업계 1위’ 다툼을 하기 시작했다. 여기어때가 앱의 월간 실이용자 수를 기준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고, 야놀자는 PC 등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수도 반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당시 ‘리얼미터 코리아 톱 10 브랜드’ 숙박앱 인지도 조사에서는 야놀자가 여기어때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O2O의 성장 과정에서 배달앱의 대표주자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부동산 O2O의 1, 2위인 직방과 다방도 초기 성장 과정에서 서로를 견제하면서 경쟁을 벌인 적은 있었지만, 야놀자와 여기어때처럼 지속적인 분쟁을 벌인 경우는 없었다. 1위 다툼으로 시작된 경쟁은 법적 공방으로까지 이어졌다.


공방에 정점 찍은 ‘크롤링 이슈’

2016년 두 업체는 제휴점 확보 경쟁 과정에서 ‘마케팅 스티커 훼손’ 공방전을 벌였다. 여기어때 운영사인 위드이노베이션은 2016년 1월 야놀자에 자사 마케팅 스티커 훼손에 대한 내용증명서를 발송했다. 2015년 10월 야놀자 직원이 여기어때 가맹점 호텔에 부착된 홍보 스티커를 훼손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야놀자는 스티커를 고의로 훼손한 것이 아니라, 제휴점과의 정당한 계약 내용에 따라 제거하고 해당 제휴점 직원에게 전달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야놀자 측은 “사실에 대한 정황 파악 및 해결 방안 논의는 언제든 야놀자에 연락해 진행할 수 있었음에도 상호 간 사실확인도 하지 않은 채 언론에 먼저 알려 마치 숙박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결) 시장에서 ‘진흙탕 싸움’이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표현한 위드이노베이션 측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자사 서비스 알리기에 집중하기보다는 노이즈 마케팅에 집중하는 모습에 오랜 기간 동안 개선돼 온 국내 중소형 숙박산업, 그리고 숙박 O2O 서비스에 대한 인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염려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두 회사는 악성 댓글과 크롤링(분산된 데이터를 추출하는 것) 의혹으로 서로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야놀자 전·현직 임원이 2017년 1~3월까지 바이럴 대행사를 고용해 포털사이트에 여기어때를 비방하는 게시물을 올리고 악성 댓글을 단 혐의(업무방해 등)로 2017년 검찰에 넘겨져 수사를 받고 있다.

2016년 ‘크롤링’ 이슈는 앙숙들의 공방에 정점을 찍었다. 크롤링이란 분산된 데이터를 추출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어때의 전·현직 임원들과 운영사 위드이노베이션이 야놀자의 데이터베이스(DB)를 무단으로 크롤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이다. 검찰은 여기어때가 2016년 1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경쟁회사 야놀자의 제휴점 수 등 정보 취합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야놀자’의 모바일 앱용 서버에 침입해 제휴 숙박업소 업체명, 주소, 방 이름 등을 무단 복제했다고 공소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여기어때는 ‘공개된 자료에 대한 접근’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어때 측은 재판에서 “검찰 공소는 경쟁업체인 야놀자의 API 서버에 침입했다는 것인데, 접근권한은 제한된 게 아니다”며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접근해 영업정보를 수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여름 극성수기를 맞아 두 기업의 마케팅 전략 경쟁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향후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다툼이 계속될 것이라 전망한다. 아직 특허권침해금지가처분신청에 대한 법적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특허로 등록된 야놀자의 사업모델과 여기어때의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는 것을 볼 때 야놀자의 소송 제기는 정당한 권리라는 시각도 있다.


투자유치 ‘순풍’ 야놀자, ‘오너리스크’에 발목 잡힌 여기어때

다툼이 이어지고 있는 두 회사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야놀자는 ‘투자 순풍’을 타고 있다. 야놀자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글로벌 여행 서비스 기업 부킹홀딩스로부터 1억8000만 달러(약 2128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유치로 야놀자는 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한국 숙박·여가 시장 지배자 지위와 첨단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와 경쟁력, 글로벌 사업 확장 등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아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월간 회원 거래액은 1180억원을 돌파했고, 누적 예약 건수도 2000만 건을 넘었다.

반면 여기어때는 투자유치가 무산되면서 야놀자와 희비가 갈렸다. 여기어때 운영사 위드이노베이션은 영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CVC캐피털과 2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 협상을 진행했지만 최종적으로 결렬됐다. 투자유치 조건 중에는 최대주주인 심명섭 전 대표의 지분 일부 매각도 있었다.

협상이 결렬된 것은 심명섭 전 대표의 법적 문제 때문으로 알려졌다. 야놀자의 제휴 숙박업소, 할인금액 등 데이터를 추출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 때문이다. 또 지난해 말 웹하드 운영사 위디스크 창업자인 양진호 전 대표가 음란물 유통 등으로 구속되자 웹하드 업체 지분을 갖고 있던 심 전 대표도 음란물 유통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이로 인해 논란이 되자 심 전 대표는 자진 사퇴했다.

여기어때의 지난해 매출은 686억원으로 지난 2016년 대비 180% 가까이 성장했지만 마케팅비 지출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영업적자는 여전하다. 그러나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여기어때가 황재웅 신임 대표를 선임해 재정비에 나선 만큼, 적극적인 투자유치 여부를 국내외 시장에 타진해 재기에 나설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성장 과정에서 일어나는 다툼으로 보이지만, 분쟁이 잦아진다면 소비자 신뢰를 얻기 힘들 것”이라며 “특히 개인정보 유출 등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숙박 O2O에 대한 불안감이 아직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소비자들이 좋은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서비스 경쟁을 통해 성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배달앱 톱2 배민과 요기요는 ‘빅데이터’ 전쟁 중

배달 O2O 1, 2위를 다투는 배달의민족(배민)과 요기요의 분위기도 현재 심상치 않다. 6월26일 배민이 배민 앱을 이용하는 외식업주의 매출장부 서비스 앱인 ‘배민장부’의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변경하면서, 점주들에게 요기요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요구한 것이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상대로 법적 공방을 예고하고 나섰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점주가 제출해야 하는 ‘필수 제출 정보’에 경쟁사 요기요의 ‘사장님 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요구했다. 요기요의 ‘사장님 사이트’에는 요기요 앱을 통한 주문 건수와 매출이 담겨 있다. 논란이 되자 배민은 7월3일 사장님 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필수’가 아닌 ‘선택’ 사항으로 변경했지만 요기요 측은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7월8일 입장문을 내고 “배달의민족은 요기요 사장님 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 수집을 중단하라”며 “정보 수집 과정에서 정보통신망법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불법성에 관해 검토하고 있으며, 확인 즉시 점주 권익 보호를 위해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이에 대해 반박했다.

우아한형제들은 7월9일 입장문을 내고 “요기요를 통한 업소의 매출액 정보는 요기요의 것이 아니라 해당 업주의 것”이라며 “배민 장부에서 보이는 건 ‘외식업주가 요기요를 통해 올리는 매출액 정보이며, 다른 주요 배달앱을 통한 매출 정보도 한 곳에서 통합 관리하고 싶다는 음식점 업주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달앱에서 매출 정보는 곧 배달과 관련된 데이터로 그 활용 가치가 상당하다고 평가된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요기요 사장님 사이트에는 매출 정보만이 아닌 운영 노하우가 담긴 방대한 양의 중요 데이터가 존재한다”며 “이 중요한 개인정보가 어떤 방식과 형태로 재가공돼 오남용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작년 말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방문자 수 기준으로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민 55.7%, 요기요 33.5%, 배달통 10.8%다.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고 있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와 배민을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이 4대 6으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배민이 다른 유통업계 스타트업과 맞붙은 것은 요기요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 배민은 쿠팡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경찰에도 수사를 의뢰했다. 배민은 당시 “쿠팡이 자사 앱 ‘쿠팡이츠’로 음식 배달 시장에 진출하면서 우아한형제들과 계약한 식당과 계약을 맺기 위해 수천만원의 현금 지급을 제안했다”며 “맛집 배달 서비스인 ‘배민라이더스’ 매출 상위 50곳 음식점 명단과 매출 정보까지 확보해 영업활동에 활용했다”며 공정거래법과 영업비밀 보호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두 기업은 공정위에 사건 조정을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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