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지도부 검증안에 혁신위원 줄사퇴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7.1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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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대환 “당 깨려는 검은 세력에 분노”

바른미래당이 당내 계파 갈등을 재연했다. 당 혁신위원회가 지도부 교체 방안을 담은 혁신안을 의결하자 위원장과 일부 위원이 줄사퇴하면서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가 지난 7월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앞서 위원장으로 임명된 주대환 사회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와 인사하는 모습 ⓒ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가 지난 7월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앞서 위원장으로 임명된 주대환 사회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와 인사하는 모습 ⓒ 연합뉴스

주대환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은 7월11일 오후 2시쯤 기자회견을 열고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주 위원장은 “혁신위 활동 기간 중 제가 본 것은 계파 갈등이 혁신위 안에서 그대로 재연되는 모습이었다”며 “젊은 혁신위원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검은 세력에 대해 크게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이 활동에 들어간 지 10일 만이다.

이어 당권파가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김소연‧김지환‧조용술 혁신위원도 사퇴했다. 김소연 위원은 페이스북에 “최고위에서 나온 이야기를 그대로 재현한 혁신안 의결에 이른 책임을 혁신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통감한다”며 “일정이 너무 빡빡해 좀 더 정성스럽게 토론하고 설득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점에 대해 정말 부끄럽다”고 밝혔다.

위원장 사퇴에도 불구하고 바른미래당 혁신위는 이날 혁신안을 예정대로 발표했다. 혁신안은 △지도부에 대한 공청회 개최 △재신임 포괄한 여론조사 실시를 골자로 한다. 결국 손학규 대표를 검증하겠다는 방안이기 때문에 주 위원장의 사퇴는 이에 대한 반발 성격으로 풀이된다.

이기인 바른미래당 혁신위 대변인은 “주 위원장이야말로 현 지도부 체제에 대해 일방적인 감싸기로 일관했다”며 “전날 회의에서도 여론조사를 통한 손 대표 재신임이라는 안건에서 ‘재신임’이라는 단어가 자극적이라며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더니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자 일방적으로 사퇴해버리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지난 6월 구성된 혁신위는 당 정상화를 위한 사실상 마지막 해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 같은 내홍이 재연되면서, 향후 내부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는 이번에 사퇴한 위원장과 위원들을 대체할 인물을 물색하기보다 해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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