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펴면 인생도 쭉 펴진다 
  •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7.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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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건강①] 굽은 등은 거북목·위장장애·허리디스크의 원인
등이 구부정한 사람치고 성공한 사람을 못 봤다. 등이 구부정하면 뭔가 우울해 보이고 자신이 없어 보인다. 성공한 사람은 가슴을 쫙 펴고 등이 곧은 사람이다. 등을 펴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등을 펴도 금세 긴장이 풀리고 구부정한 등이 된다. 바른 자세에는 항상 노력이 필요하다. 등을 펴면 인생도 필 것이다. 우리 몸 질병의 80%가 바르지 않은 등 자세와 관련이 있다. 근골격계 문제는 물론이고 내부 장기의 문제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난치성 질환까지 등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 시사저널 임준선
ⓒ 시사저널 임준선
① 거북목을 고치려면 등을 펴라
 
요즘은 거북목(일자목)이 흔하다. 직장인 64.1%가 거북목이라는 통계가 축소된 건 아닐까 할 정도로 성인이나 아이들 할 것 없이 거북목이다. 거북목은 목이 앞으로 나간 것을 말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거북목이 아니라 ‘거북등’이다. 등은 곧은데 목이 굽어서 앞으로 나간 것이 아니다. 등이 굽어서 앞으로 기울어지니까 목도 할 수 없이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그러니까 거북목을 고치고 싶다면 목을 펼 것이 아니라 등을 펴야 한다.
 
등이 굽으면 목이 앞으로 나가고 어깨도 안쪽으로 말린다. 흔히 라운드 숄더(굽은 어깨)라고 부르는데 이것도 굽은 등과 관련이 있다. 라운드 숄더의 가장 큰 문제는 어깨 충돌증후군의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어깨가 안쪽으로 말리면 어깨뼈와 견봉(어깨 관절을 덮고 있는 뼈) 사이의 공간이 좁아져 팔을 움직일 때 회전근개가 뼈와 충돌을 일으킨다. 라운드 숄더는 미용상으로도 좋지 않다. 여성이 어깨선이 드러나는 옷을 입을 때 튀어나온 승모근(목·어깨 부위의 삼각형 모양의 근육)을 신경 쓰는데 승모근이 솟는 이유도 등 때문이다. 등이 굽으면 가슴이 처지고 팔뚝 살도 생긴다.
 
② 만성 위장장애가 있으면 등을 펴라
 
등이 굽으면 소화도 안 된다. 등이 굽을수록 갈비뼈의 움직임이 제한되는데, 갈비뼈가 잘 안 움직이니까 횡격막의 움직임도 줄어든다. 그래서 깊은 호흡보다 짧고 잦은 호흡을 하게 된다. 횡격막의 움직임과 위장의 움직임은 밀접하다. 횡격막은 호흡할 때 위아래로 오르내리면서 아래쪽에 있는 위장을 자극해 위장이 잘 움직이는 것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횡격막의 움직임이 적어지면 위장의 움직임도 줄어들어 소화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등을 펴고 복식호흡을 해 보자. 숨을 들이마실 때 배가 불룩 나오면서 횡격막이 아래로 최대한 내려가도록 한다. 반대로 내쉴 때는 배가 쑥 들어가면서 횡격막이 위로 올라가서 폐에 있는 공기를 밖으로 밀어낸다. 그러면 횡격막이 위장을 잘 마사지해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위에 보면 생각보다 숨도 제대로 못 쉬는 사람이 많다. 즉 숨을 들이마실 때 가슴을 들어올리면서 횡격막이 올라가고 내쉴 때 가슴을 내리면서 횡격막이 함께 내려가게 숨을 쉰다. 이런 호흡을 ‘역설적 호흡’이라고 부른다. 호흡의 위아래가 뒤바뀌면 소화 장애뿐만 아니라 전신의 흐름에 악영향을 주어 건강을 해친다.
 
③ 허리디스크도 등부터 풀어라
 
허리디스크도 어찌 보면 등에서 온다고 볼 수 있다. 요추(허리뼈)는 원래 구조적으로 앞뒤로 굽히게 설계돼 회전하는 데는 취약하다. 몸통의 회전은 흉추(등뼈)가 담당하는 기능이다. 실제로 요추의 척추관절은 3~18도 정도만 회전할 수 있다. 반면 흉추는 35~50도까지 회전할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의 흉추는 굳어서 회전 기능을 담당하지 못하고 요추가 대신 회전한다. 손가락으로 배꼽을 누르고 몸통을 돌려보면 몸통만 돌아가고 배꼽은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배꼽이 따라 돌아가는 것을 알 수 있다. 허리가 무리하게 회전을 반복하면 척추관절에 무리가 가서 ‘후관절증후군(척추관절의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오랜 기간 등뼈가 굳고 허리뼈를 회전시키면 척추관절이 두꺼워져서 척추관협착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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