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공영방송] ‘최승호 체제’ MBC 2년…과거 청산 ‘미흡’
  •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7.22 08: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교양은 나름 자리 잡아

최승호 PD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에 찍혀 해고당한 지 1997일 만인 지난 2017년 12월7일 MBC 신임 사장에 임명됐다. 지난 1986년 MBC에 PD로 입사한 그는 MBC의 대표 시사고발 프로그램 《PD수첩》을 이끌었다. 황우석 박사 논문조작 사건, 스폰서 검사 사건 등 우리 사회 굵직한 이슈들에 대해 숨겨진 진실들을 파헤쳐 고발하는 프로그램들을 제작·방송해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시절이었던 지난 2010년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4대강 사업 관련 비리를 고발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하려다 김재철 당시 MBC 사장에게 제지당했다. 그리고 2012년 이명박 정부의 방송 장악에 저항해 방송사들이 연대해 벌인 파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동료 5명과 함께 MBC에서 해고됐다. 

이런 경력과 이미지 때문에 그는 MBC 개혁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기대를 모으며 MBC 사장에 취임했다. MBC의 신뢰도와 경쟁력이 바닥인 상태에서 취임한 최승호 사장에게는 방송제작 자율성 확립과 방송 장악의 어두웠던 과거 청산, 그리고 무너진 보도·시사교양·예능·드라마 등 각 부문을 재건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최승호 MBC 사장 ⓒ 연합뉴스
최승호 MBC 사장 ⓒ 연합뉴스

드라마와 예능 부문은 아직 고전 중

그렇다면 최승호 사장은 과연 이러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일까? 먼저 방송의 제작 자율성 확립을 위한 노력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최 사장은 취임 이후 그동안 제작 자율성을 제한하는 역할을 해 왔던 ‘본부장 책임제’를 없애고, 실무 국장들에게 방송 제작의 권한과 책임을 돌려주는 등 방송의 제작 자율성 향상에 기여해 왔다. 반면 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 동안 짓밟혔던 공영방송 MBC의 어두웠던 과거를 청산하는 작업은 아직까지 미흡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있다. 최 사장 취임 이후 시작된 과거 청산 작업은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으로 과거 청산의 속도와 폭에서 아직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MBC에서 방송을 진행하는 진행자나 패널로 출연하는 인사들 중에는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친정부적 성향을 노골적으로 표명하고, 심지어 박근혜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던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현재 방송 중인 한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는 정치 현안에 대한 대담을 진행하면서 모두 야당 성향 패널들만 출연시켜 최소한의 정치적 중립성마저도 지키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과연 최승호 사장의 과거 청산 의지가 실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제작진에까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최 사장의 리더십에 의문이 들게 만든다.

한편, 지난 보수정권 시절 무너져버린 보도·시사교양·예능·드라마 등 콘텐츠 경쟁력을 회복하는 노력은 일부에서 성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 시작한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이슈를 이끈 데 이어, 《PD수첩》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 경쟁력 회복을 목표로 적자 편성을 감행했던 드라마와 예능 부문은 아직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이명박·박근혜 정권하에서 정권 지향적인 경영진이 조장하고 방치했던 MBC 내부의 적폐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따라서 최 사장은 아직까지 MBC 내부에 남아 있는 적폐를 청산하고, 단기적 경영 실적 회복보다는 한국 사회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공영방송 MBC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노력에 초점을 맞춘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