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기업이 ‘넘지 말아야 할 선’만 법에 담아라”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7.1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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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포럼에서 ‘규제 혁신’ 강조…日 수출 규제 관해선 “밥그릇 가지고 싸우는 모양”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정부 규제에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젊은 기업인이 규제로 애로를 호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성세대가 잘못해 놓인 덫이 발목을 옭아매는 것 같아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7월17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9 대한상의 제주포럼 개막식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7월17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9 대한상의 제주포럼 개막식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 회장은 7월17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관문식 규제 심의를 넘기 위해 젊은이들이 낭비하는 에너지가 너무 크다”며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접근법을 찾아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박 회장은 규제에 있어 기업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발언을 이어나갔다. 그는 “법의 테두리는 넓어진 반면, 자율 규범이 들어 설 자리는 줄고, 각종 규제가 사라지면 토탈 케이오스(total chaos·총체적 난국)가 올 것 같은 공포가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기업들이 솔선해서 페어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당국에서도 기업이 ‘절대 넘지 말아야 할 선’만 법에 담는 선순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이러한 접근 방식을 ‘선진국형 규범’으로 간주했다. 

이날 박 회장은 선진국형 규범 공론화를 포함해 ‘규제 플랫폼 점검’ ‘수출 규제 대응’ 등 3가지를 한국 경제의 당면 과제로 제시했다.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에 관해선 “모두가 힘을 모아 대통령이 대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할 때”라고 했다. 

다만 정치권의 대응에 아쉬움을 드러낸 적도 있다. 앞서 박 회장은 7월3일 페이스북에 “일본은 치밀하게 정부 부처 간 공동작업까지 해가며 선택한 작전으로 보복을 해오는 데 우리는 서로 비난하기 바쁘다”고 비판했다. 또 “여야정 모두 경제위기라는 말을 입에 담지 말아줬으면 좋겠다”며 “이제 제발 정치가 경제를 좀 놓아주어야 할 때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날 제주포럼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발언을 했다. 박 회장은 한국 정치권을 두고 “밥 짓는 데 집중해야 하는데 밥그릇 가지고 싸우는 모양”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입장차를 드러낼 때마다 양국 언론에 민낯이 등장하니 지금은 차분하고 침착하게 뜻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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