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주일 한국대사 불러 맹비난…“매우 유감”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7.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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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외무상, 주일대사 말 끊으며 거친 말 쏟아내

일본 정부가 7월19일 주일 한국대사를 불러다 거칠게 항의하며 도중에 말을 끊고 반박하는 결례를 저질렀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이날 오전 10시10분쯤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해, 강제 징용 손해 배상 판결과 관련해 자신들이 정한 제3국 중재위원회 설치 요구 시한까지 한국 정부가 답변을 주지 않은 것에 대해 항의했다.

일본 정부가 자국이 한국에 제안한 '제3국 중재위원회'의 설치 시한(7월18일)까지 한국이 답변하지 않았다며 7월19일 일본 외무성에 초치된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오른쪽)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자국이 한국에 제안한 '제3국 중재위원회'의 설치 시한(7월18일)까지 한국이 답변하지 않았다며 7월19일 일본 외무성에 초치된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오른쪽)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고노 외무상은 “한국이 중재위 개최에 응하지 않아 매우 유감”이라며 “국제법 위반 상태를 방치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질서를 뒤엎는 일과 다를 바 없다”며 “대사님이 본국에 정확히 보고하고 한시라도 빨리 이 상황을 시정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6월19일 한국 정부에 제3국 의뢰 방식의 중재위 설치안을 제안하고 7월18일 자정까지 답변을 달라며 최후통첩을 한 바 있다. 한국 측은 애초부터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일본 정부는 그동안 ‘회답이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남 대사는 “우리 정부에 잘 전달하겠다”고 답한 뒤 “양국 사이에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일본의 일방적 조치가 한일관계의 근간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화를 통해 조속히 해결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는 양국관계를 해치지 않고 소송이 종결될 수 있도록 여건과 관계를 조성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고노 외무상은 이례적으로 남 대사의 말을 끊은 뒤 “한국의 제안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한국 측의 제안은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는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고 이전에 한국 측에 전달했다”며 “그걸 모르는 척하면서 제안하는 것은 극히 무례”라고 말했다. 이는 양측이 한 차례씩 모두 발언을 하기로 한 합의를 깬 조치다. 

남 대사는 언론에 공개된 모두 발언 후에 고노 외무상과 비공개 대화를 나눈 뒤 오전 10시44분쯤 외무성을 나갔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12일 경제산업성에서 열린 경제 보복 조치와 관련한 한일 과장급 실무회의에서도 대놓고 한국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였다. 당시 회의실은 책상과 의자만 덩그러니 놓인 창고에 가까운 공간이었다. 일본 측은 한국 대표단이 입장하는데도 목례도 하지 않고 정면만 응시했다.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한 양국 과장급 첫 실무회의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오른쪽부터)·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7월12일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별관 1031호실에서 일본 측 대표인 이와마쓰 준(岩松潤) 무역관리과장·이가리 가쓰로(猪狩克郞)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과 마주 앉아 있다. ⓒ 연합뉴스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한 양국 과장급 첫 실무회의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오른쪽부터)·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7월12일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별관 1031호실에서 일본 측 대표인 이와마쓰 준(岩松潤) 무역관리과장·이가리 가쓰로(猪狩克郞)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과 마주 앉아 있다. ⓒ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강제 징용배상 판결과 관련해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한 것은 신일철주금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대법원이 배상 판결을 내린 지난해 10월30일과 11월29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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