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허홍 밀양시의원, 같은 당 박일호 시장 ‘저격수’ 자처 눈길
  • 부산경남취재본부 김완식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19.07.2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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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탄’ 발언 이어가…모바일‧유튜브 실시간 생중계 파급력 상당
제8대 시의회서만도 7번째 소신 발언…4선‧7대 전반기 의장 ‘관록’

“의회의 기능인 집행기관 견제·감시에 충실해야 하는데, 시장 ‘졸병’처럼 행동하는 의장단을 보면서 참으로 부끄럽고 한심하기 그지없다” 경남 밀양시의회 허홍 의원(56‧자유한국당‧라 선거구)이 시의회와 집행부를 향해 또 한번 직격탄을 날렸다. 

허 의원은 지난 7월 17일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11회 밀양시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요청해 같은 당 소속인 김상득 의장과 박일호 시장을 싸잡아 비난했다.

허홍 밀양시의원. ©밀양시의회
허홍 밀양시의원. ©밀양시의회

그는 지난달 행정사무감사 때 일어났던 공무원의 불미스러운 행위를 언급하며 “당시 시장이 본회의장에 나와 사과하겠다는 약속을 했는데도, 의장단이 다시 논의해 (시장이) 본회의장에서 사과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몇몇 의원들을 앞장세워 의회를 집행부 입맛에 맞추는 것이 과연 시민, 의회와의 소통을 강조하는 시정 활동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장단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허의원은 “의장, 부의장이 시장을 위한 의장단인지 시의회를 위한 의장단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의회가 잘못된 것은 잘못 됐다고 말해야 하는데도, 시장의 불편한 심기를 읽고 맞춰주려는 언행을 보니 심히 유감스럽다”고 의회 운영 개선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행정사무감사에서 농업기술센터 소속 농업지원과 담당 계장이 의원 질의 도중에 웃음을 보이면서 설전이 벌어졌고, 시의회는 시장의 사과와 해당 계장 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허 의원은 제8대 시의회에 들어서만 7번째 소신발언을 하며 집행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 허 의원이 자당 소속인 박일호 밀양시장이 이끄는 집행부를 향해 ‘저격수’를 자처하는 모습에 지역 정가와 시의회 안팎에선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오면서도 그의 입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7월 17일부터 밀양시의회의 모든 의정활동이 모바일과 유튜브로 실시간 생중계되고 있어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시의원 기본적인 역할인 집행부 감시‧견제 충실해야”

허 의원은 지난 4월 19일 열린 제209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도 ‘시청 공무원의 갑질 행정’을 문제 삼았다. 그는 “밀양시에서 기간제 일용직으로 근무하다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 당해 지방노동위원회에 제소한 여성 노동자가 찾아와 잘못된 행정 남용 사례를 호소했다”며 ‘갑질행정'을 지적했다.

그가 집행부를 향해 쓴소리를 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8일 열린 제203회 밀양시의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선 “시의 직원이 시의원의 의정 활동을 위축시키는 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데도 시장은 방관하고 있다”며 집행부를 질타했다.

밀양시의회 의정간담회 모습. ©밀양시의회
밀양시의회 의정간담회 모습. ©밀양시의회

허 의원의 초당적(?) 발언과 관련해 지역정가에서는 “같은 당 시장이 이끄는 집행부를 향해 거침 없는 목소리를 내는 모습은 견제 기능을 가진 시의원의 바람직한 자세”라며 “하지만 자칫 ‘자기정치 프레임’에 빠질 경우 시의회 전체 기능에 혼돈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허홍 시의원은 5대부터 시의회에 입성한 4선 시의원으로 7대 전반기 의장을 역임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는 한국당 밀양시장 후보에도 출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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