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지진 아픔 딛고 의과대학 설립에 속도 낼 것”
  • 대구경북취재본부 심충현 기자 (ckorea21@hanmail.net)
  • 승인 2019.07.28 16:00
  • 호수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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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 “Sea·Steel·Science 기반으로 환동해 중심 도시 도약”

“포항에 의과대학이 설립될 경우 시민 의료복지 개선과 정주 환경 개선으로 도시 발전에 큰 기폭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타당성 용역이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의과대학이 유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은 시사저널과 만난 자리에서 “포항 지역에 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본격 시동을 걸었다”면서 “정계·의료계·학계·종교계·언론계 등 각계각층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구성, 포럼 개최 등 범시민 공감대 확산을 통해 의과대학 설립(유치)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또 포항을 지탱하고 있는 철강산업 침체로 지역경제가 위축됐다고 보고, 철강 도시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바이오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녹색혁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 2년 전 발생한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도시 재건과 시민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는 “시 승격 70년을 맞아 시민이 합심해 새로운 역사, 새로운 포항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면서 “환동해 중심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포항의 도전은 이미 시작됐고,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 포항시
ⓒ 포항시

연구 중심 의과대학·병원 설립 추진으로 방향이 설정됐다.

“포항 지역은 제4세대 방사광 가속기와 포스텍 등 우수 연구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연구 중심 의과대학·병원을 설립하기에 적합하다. 또 다른 지역과 차별화도 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7월11일 ‘포항 지역 의과대학 설립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갖고 설립 타당성 검토에 돌입했다. 조사 용역은 내년 3월에 완료할 방침이다. 시는 타당성 조사를 통해 포항 지역의 의과대학 설립 필요성, 포항 지역의 특성과 의료여건, 제4세대 방사광 가속기 등 지역의 우수한 R&D 기반시설을 활용한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의 기능·규모·설립비용·운영방안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설립 타당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용역 결과를 토대로 정부와 정치권에 의과대학 설립을 적극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다.”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을 지탱하고 있는 게 철강산업인데, 최근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항을 이끌어갈 신성장동력은 발굴하고 있나.

“철강산업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포항만이 가진 장점과 여건을 십분 활용한 관련 산업의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포항의 미래를 책임질 5대 핵심 산업으로 바이오산업과 첨단신소재산업을 비롯해 로봇융합신산업과 해양·에너지산업, ICT융·복합산업을 선정해 새로운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또한 ‘경제·환경·복지’의 지속 가능한 3대 축을 기반으로 지진 피해 극복을 통해 현재를 넘어 미래 세대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환동해 중심 도시 포항’을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 21세기 신해양시대를 맞아 영일만관광특구, 환동해 크루즈 운항, 해양문화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 해양산업과 바이오·신약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최근 유치한 ‘강소연구개발특구’의 활성화를 통해 AI(인공지능)와 스마트시티 거점도시 및 지식기반도시로 도약할 준비를 진행 중이다.”

조금 전 말했듯 포항시가 환동해 해양 중심 수도를 표방해 주목을 받고 있다.

“포항시는 올해 시 승격 70주년과 내년 포항 구룡포항 등 동해안 개항 100주년을 맞아 ‘해양문화산업 클러스터 조성’과 ‘대구·경북 해양컨벤션센터 건립’을 추진해 명실상부한 환동해 해양 중심 수도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여기에다 영일만관광특구에 이어 호미반도관광특구도 추진해 포항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해양문화 중심 도시로 거듭날 전망이다. 특히 대구·경북 해양컨벤션센터 건립은 경북과 대구가 해양으로 향하는 관문으로 포항을 지정해 상생협력을 도모할 계획이어서 포항의 환동해 해양 중심 수도 조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경북 해양컨벤션센터는 경북·대구의 관문항으로, 북방으로 연결되는 환동해 패러다임에 대응하고 지역 산업의 구조 다변화를 위한 핵심 거점으로 새로운 마이스산업 모델을 발굴 추진할 계획이다.”

포항 지진이 발생한 지 2년이 다 돼 가지만, 그 여파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2017년 11월 포항을 강타한 규모 5.4 지진의 원인으로 포항지열발전소를 지목했다. 포항 지진을 유발한 주요 원인이 인재로 결론 나면서 포항 시민들의 지진 트라우마(정신적 고통)는 분노로 변했다. 정부를 상대로 한 피해보상 소송에 동참한 시민은 1만 명을 넘어섰고, 지진 피해 보상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민청원에도 20만 명 넘게 동참했다. 정부 주도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도시 재건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시장으로서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사업 추진을 깊이 고려하지 못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어쨌든 시민들에게 피해가 있었다는 것에 대한 반성과 함께 시민 안전을 더욱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일하고 있다.”(이 시장은 지난 3월 포항 지진의 원인이 밝혀진 뒤 정부의 진정성 있는 피해 보상을 요구하면서 삭발을 했다.)

시민의 안전과 삶의 질을 높이는 혁신적인 도시재생 추진과 녹색환경 조성으로 ‘지속 가능한 환경도시 포항’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 눈에 띈다.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 선정된 중앙동과 송도구항 일원, 신흥동 등을 중심으로 현재의 도시 여건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도시계획의 기틀을 마련하는 한편, 환경부의 오염하천 지원 사업을 통해 ‘형산강 생태복원’사업도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미세먼지와 폭염으로부터 벗어나 건강한 숨을 쉴 수 있도록 ‘미세먼지 저감숲’과 ‘방재형 도시숲’ 등 도심 녹색벨트를 확충해 나가는 한편, 갇혀버린 도심 물길 회복으로 도시재생은 물론 새로운 수변공간으로 자리 잡게 될 ‘도심하천 생태복원’ 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포항시는 시 승격 70년이 되는 올해를 ‘포항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각종 지원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은 호미반도해안둘레길 ⓒ 포항시
포항시는 시 승격 70년이 되는 올해를 ‘포항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각종 지원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은 호미반도해안둘레길 ⓒ 포항시

올해를 ‘포항 방문의 해’로 선포해 관광 수익에 대한 기대가 클 듯하다.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은 ‘포항’이라고 하면 벌건 쇳물이 부글거리는 용광로의 제철공장, 겨울이면 온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는 과메기 정도만 떠올린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도시, 오랜 전통의 고즈넉함과 첨단 기술, 바다와 산 등 천혜 절경의 자연과 풍성한 먹거리가 많은 도시가 바로 포항이란 점이다. 고향이 포항이라서가 아니라 제3자 입장에서 봐도 정말 멋진 곳이다. 어디서 어떻게 사진을 찍어도 작품이 된다. 시 승격 70년이 되는 올해를 ‘포항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각종 지원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까지 500만 명 미만에 머물던 관광객을 올해는 700만 명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204km에 달하는 천혜 절경의 해안선과 다양한 역사문화자원, 그리고 해양관광자원을 비롯해 전국 최대의 전통 어시장인 죽도시장 등 지역 전체를 테마별로 관광자원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재선 시장으로서 포항을 어떤 도시로 만들고 싶은가.

“곳곳의 대규모 산업단지가 활발하게 돌아가고, 그 안에 유수 기업들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도시 포항시를 그려본다. 포스텍을 비롯한 첨단연구단지를 밝히는 불빛으로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밝고 건강하고, 도심이 푸른 녹색도시,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아름다운 포항 등을 꿈꾸며 일할 생각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바로 좋아질 수는 없다. 지금 힘들고 어렵더라도 시민 모두가 하나가 돼 더 노력한다면 반드시 꿈을 이룰 것으로 확신한다. 포항 발전이라는 맛있는 열매를 거두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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