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케어 비즈니스’ 보인다
  • 이형석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장·경영학박사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7.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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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석의 미러링과 모델링] 일본 스타트업 성공 사례에서 해법 얻을 수 있어
비즈니스 기회와 사회문제 해결에 효과

일반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아이디어는 사회문제로부터 시작된다. 지구 환경, 저출산·고령화, 빈부격차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말한다. 다음으로는 바로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목표시장 세분화 과정을 거친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라면 이 가운데 특히 고령화 문제, 더 나아가 독거노인의 고독사 예방처럼 대상 시장을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 이렇게 규정된 잠재고객을 ‘고객 페르소나’라 한다.

2018년 7월 서울 경운동 노인복지센터 앞 이동식 카페에서 어르신들이 기억력 테스트와 치매 상담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2018년 7월 서울 경운동 노인복지센터 앞 이동식 카페에서 어르신들이 기억력 테스트와 치매 상담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일본 치매 환자 수 2025년 700만 명

그다음 단계가 제품 혹은 서비스, 즉 상품 개발이다. 이렇게 개발된 상품을 어떤 채널로 유통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마지막 단계에서 필요하다. 이러한 절차는 비즈니스 모델 설계에서 기본이자 필수 과정이다.

이번 호에서는 고객 페르소나를 ‘치매 노인’으로 규정하고, 이와 관련된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해 보려 한다. 뇌(腦)가 작아져 기억을 점점 잃어가는 치매. 우리나라 치매 인구가 75만 명에 달하는 현 상황에서, 고령화가 선행된 일본의 스타트업 사례는 우리가 대비하고 개발해야 하는 방향을 시사해 줄 수 있다. 따라서 일본의 사례를 참조하면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비즈니스 모델, 더 나아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 후생노동성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자료를 보면, 일본의 치매 환자 수는 2025년 700만 명으로 추계된다.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약 15%가 치매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데이터도 있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 대비한 스타트업계의 노력이 한층 가속화하고 있다.

일례로 치매는 치료보다 예방이 최선이라는 기치로 건강과 다이어트, 뇌 자극 등을 통해 치매를 예방하는 앱이 있다. 치매 예방 효과는 크게 5가지. 운동과 식사, 뇌 자극, 스트레스 완화, 그리고 사회참여 등이다. 날짜만 누르면 식단을 제시해 주고, 익숙한 캐릭터 퍼즐로 그림을 기억하게 하는 회상법을 적용한 뇌자극, 퍼즐과 다른 그림 찾기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등의 기법을 사용한다. 도식화하면 목표통지→보행거리 측정→식사→뇌자극→평가→복약관리 순이다.

사물인터넷(IoT)과 웨어러블 단말기를 통한 고령자의 자립지원 서비스인 ‘모후토레(モフトレ)’도 예방에 초점을 맞췄다. 손목이나 발목에 3D 모션캡처를 탑재한 웨어러블 센서를 부착, 운동 및 레크리에이션 시 몸의 움직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얻는다. 그 움직임을 태블릿에 나타나게 해서 시계열로 성과를 쉽게 비교할 수 있다. 그 성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치료법이 제공된다.

시선을 사용한 의사소통 시스템 리카너스(RICANUS)도 있다. 노인은 음성과 동작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곤란한 경우가 많다. 반대로 간병인도 의사소통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러한 소통의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해 iPad 화면에 표시되는 버튼에 시선을 맞추는 것만으로 손과 목소리를 사용하지 않고도 생각을 전달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치매 환자의 행동 분석이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손목밴드, 가족이나 노인들이 체험을 통해 미리 대비할 수 있는 VR 콘텐츠, 뇌파 측정을 통해 맞춤형 인지훈련을 할 수 있는 두뇌 트레이닝, 생체 리듬을 수치화해 신체 나이를 산출해 내는 건강 채점 시스템 등 다양한 솔루션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특별한 아이디어가 있다. 요실금을 예방하는 웨어러블 장치 ‘디프리(Dfree)’가 그것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방광의 팽창을 초음파로 측정하고 전용 앱이 화장실에 갈 정확한 시간을 미리 알려주는 방식이다. 이 사업은 최근 일본과 미국, 유럽에서 동시에 론칭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때문에 사업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아이디어 개발에서 대상 시장 설계, 유통 전략 등 비즈니스 모델링에서 필수적인 과정을 교과서처럼 잘 진행하고 있어서다.

먼저 아이디어 상용화 과정이다. 지난 2014년,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일본인 나카니시는 외출 중에 소변이 급해졌다. 참지 못하는 체질이라 화장실을 찾다가 그만 ‘실례’를 하고 말았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그는 밖에 나가는 걸 극도로 꺼리게 됐다. 고민 끝에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자고 결심하고 연구해 만든 상품이 바로 ‘디프리’다.

처음엔 자신을 위해 만들었으나 막상 만들고 보니 의외로 필요하다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상품화에 도전했다. 그는 고객 페르소나를 구체화하기 위해 여러 병원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잠재고객은 요실금뿐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 치매 노인, 유아 등이 포함됐다.

 

요실금 예방 장치 전 세계적 관심

더욱 흥미로운 점은 환자 외에 가족이나 간호사들에게도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치매 환자는 존엄을 지킬 수 있었고, 간호사는 업무 부담을 현저하게 줄이면서 위생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서였다. 서로가 힘들어했던 문제를 해결해 줌으로써 병원 환경도 한결 밝아졌다. 확신이 선 그는 상품의 가치를 지지해 줄 핵심 파트너로 미국의 전국요실금협회(National Association for Continence)를 끌어들였다. 참고로 미국의 요실금 환자는 2500만 명에 달한다.

다음 단계는 최적의 유통채널 확보였다. 처음에는 요양시설을 중심으로 판매했다. 다음으로는 일본 가전 양판점(CVS)을 텄고, 최근에는 소고백화점 인터넷몰과 제휴했다. 인터넷몰에서 구입한 상품은 전국 2만여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직접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비즈니스 모델의 안정적 론칭이 가능했던 것이다.

일본은 치매 환자의 치료 및 관리 비용으로 통원 치료의 경우 1인당 월 3만9600엔, 입원 치료는 매월 34만4300엔이 든다. 우리나라도 2018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이 10.16%에 이르고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연간 약 14조원에 이른다. 소셜벤처나 스타트업이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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