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곤 “금관가야 영광 재현해 세계적 도시 만들겠다”
  • 부산경남취재본부 황최현주 기자 (sisa520@sisajournal.com)
  • 승인 2019.07.28 14:00
  • 호수 155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허성곤 김해시장, 김해신공항·장유소각장·비음산터널 등 지역 현안에 ‘소통’ 강조

“지난 1년간 거둔 성과를 토대로 도시 가치를 높이고 ‘가야건국 2000년, 세계도시 김해’를 실현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또한 향토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잘사는 김해를 만들고 장유소각장 등 시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는 소통과 상생의 바탕 위에서 해법을 도출하겠습니다.”

민선 7기 1주년을 맞이한 허성곤 김해시장은 시정 2년 차 과제로 가야 역사 조명과 글로벌 명품 도시 도약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지난 1년을 “김해시의 새로운 도약을 앞당길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자평했다.

경남 김해는 김수로왕이 서기 42년 건국해 선진 철기문화를 꽃피웠던 금관가야의 도읍지로,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될 만큼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유적을 보유하고 있다. 허성곤 시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금관가야의 옛 영광을 재현해 김해를 세계적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자주 밝혔다. 시의 슬로건도 ‘가야건국 2000년, 세계도시 김해’로 정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만만찮다.

ⓒ 김해시
ⓒ 김해시

“김해 향토기업 육성에 박차 가하겠다”

재선인 허 시장은 “제1기가 김해 발전을 위한 뼈대를 세우고 씨앗을 뿌리는 시기였다면, 2기에는 김해를 명실상부한 국제 명품 도시로 발돋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6년 보궐선거를 통해 김해시 수장이 된 그는 지금까지도 풀지 못하고 있는 장유소각장 이전과 김해신공항, 비음산터널 개통, 코스트코 입점 등 대형 현안에 대해 “엄격한 심의와 상생, 소통을 통해 해법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해시가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 균형발전, 가야사 복원 등 문화관광·복지·교육 분야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위한 시책들에 속도를 내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허성곤 시장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김해 대표 향토기업 육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시는 김해형 강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20개 기업을 선발하고, 이를 지원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우수기업 600개 유치와 일자리 6만 개 창출을 목표로 시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19개 산업단지를 2020년까지 조기 완공하고 식품특화산업단지, 흥동 도시첨단산업단지 등을 추진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시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의생명 특화산업도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됐다. 지난해 10월 하버드 바이오이미징센터를 개소하고 총 사업비 300억원 규모의 메디컬디바이스 실용화센터를 착공한 데 이어, 정부의 의생명·의료기기 ‘강소 연구개발 특구’에도 지정됐다. 이로써 김해시는 원주와 오송, 대구에 이어 전국 의생명 4대 거점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이 마련됐다.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서도 해법을 제시했다. 허 시장은 “지역 청년들을 위해 50개 사업, 450억원을 투입하는 김해형 청년 1·2·3정책을 통해 일자리 지원과 문화소통, 지역기반 등 청년복지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창원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비음산터널 개통 문제도 현안의 중심에 있다. 이 터널은 지난 2006년 대우건설에 의해 민간투자사업으로 제안됐지만, 창원시의회 등의 반대로 10년 이상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는 터널이 개통되면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김해로 옮겨가는 시민이 늘어나 도시 공동화 현상이 빚어질지도 모른다는 창원시의 우려 때문이다. 김경수 경남지사까지 비음산터널을 개통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력히 밝혔지만, 허성무 창원시장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터널 개통에 차질을 빚고 있다.

허성곤 시장은 터널 개통을 촉구하면서도 강경한 태도에서는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진전이 없어 답답하다.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문제”라며 “서울시도 주변 경기도가 에워싸고 있지만 경기도 관내 30개의 크고 작은 도시들에 시내버스가 안 들어가는 곳이 없다”고 당위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불편한 것을 없애고 경제적 경비를 해소하면서 환경적으로 유리한 사업이 돼야 한다. 서로의 입장이 다를 수도 있지만 도시 미래를 보고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2018년 7월 허성곤 김해시장은 안전도시과 관계자들과 함께 주촌면 아파트 공사 현장 안전점검을 진행했다. ⓒ 김해시
2018년 7월 허성곤 김해시장은 안전도시과 관계자들과 함께 주촌면 아파트 공사 현장 안전점검을 진행했다. ⓒ 김해시

코스트코·장유소각장 문제 해결, 시급한 과제로 

김해신공항 문제는 영남권에서 연일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토부가 현재 추진 중인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은 동남권 관문공항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흠결’이 있다는 지적에서 출발했다. 지난해 10월 PK(부산·경남) 지역 단체장이 구성한 부산·울산·경남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은 국토부의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을 검증했다. 그리고 올해 4월 안정성과 공항시설, 활주로 용량, 항공수요, 소음 영향지역 축소 등의 문제로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허 시장도 검증단과 뜻을 같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우리 시민들이 우려했던 사항과 관련해 광역자치단체와 김정호·민홍철 국회의원 등과 함께 5개월간 검증단을 운영했다”며 “검토에 의하면 소음, 안전, 항공법, ICAO 규정 등 여러 문제점이 지적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들은 소음과 안전에 문제가 없고 유사시 인천공항을 대체할 수 있으며,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을 할 수 있는 신공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해신공항을 대신할 제3의 입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코스트코 입점을 놓고도 최근 김해시는 내홍을 겪고 있다. 대형 유통 공룡의 입점 논란은 신세계·이마트에 이어 두 번째다. 김해시외버스터미널과 최대 번화가인 내외동에 각각 신세계와 이마트가 진출할 당시에도 교통영향평가 부실을 비롯한 특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반면 코스트코는 교통영향평가가 3번 반려됐지만, 선천지구 도시개발조합과 내년 9월 입점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입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중소 상공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해시는 지난 6월부터 이어진 코스트코 상륙저지 집회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허 시장은 엄격한 평가 심의를 예고함과 동시에 상생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는 “대중교통, 주차문제, 소음 등을 점검하기 위한 교통영향평가 심의 중에 있다”면서 “지역 상인들이 납품하고 입점할 수 있는 방법 등 여러 가지 상생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장유소각장 이전 문제도 소각로만큼 뜨겁다. 허 시장은 소각장 이전이란 기존 공약 입장을 현대화시설 증설로 선회하면서 건강권, 악취 등의 문제로 인근 주민들과 대립하고 있다. 허 시장은 논란의 핵심인 건강 문제는 소각장과 관련이 없다며, 시민원탁토론회와 다이옥신 검사 측정과정 공개 등을 통해 주민 설득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공약 번복에 대해서는 “2016년 공약이었지만 2017년 선거에서는 공약 이행이 어렵다고 사과하면서 현대화 계획을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일 우려하는 부분이 주민 안전권”이라며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많다는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