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7월25일 아시아나항공 지분 31%에 해당하는 6868만여 주를 매각하겠다는 공고를 냈다. 단숨에 항공 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하지만 9조원이 넘는 빚을 떠안아야 하는 부담도 있다.
이날 매각공고에 따르면, 인수예상자는 주식을 사들임으로써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을 가져가게 된다. 매각주간사로 지정된 크레디트스위스는 9월 내에 인수협상 후보군을 추리게 된다. 본 입찰은 10월 쯤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노선 70여개를 거느린 아시아나항공은 매출 면에서 대한항공에 이어 국내 2위 항공사다. 서비스를 기준으로 한 글로벌 순위에선 아시아나항공이 28위로 대한항공(35위)보다 높다. 외형상 매력적인 매물이지만 너무 비싼 몸값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올 1분기 부채 규모는 약 9조7000억원. 세자릿수이던 영업이익은 해마다 줄어들어 지난해 282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는 신용등급을 ‘BBB-(부정적)’로 평가했다. 이 경우 자금 조달이 힘들뿐더러 부채 상환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시장에선 아시아나항공의 매각가가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사이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규모가 거대한 만큼 인수 예상 후보군에는 대기업이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SK, CJ, 롯데, 한화 등은 언론을 통해 인수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은 상태다. 대신 저비용항공사(LCC) 1위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이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계 기업의 등장 가능성은 낮다. 현행 항공법은 국가 기간망인 항공 산업에 해외 자본이 들어오는 걸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