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밥그릇 싸움’ 점입가경…박순자 “문제는 나경원”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9.07.2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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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자 ‘국토위원장 버티기’ → 당 윤리위 ‘당원권 6개월 정지’ → 박순자 반발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이 "해당 행위를 해 징계받아야 할 사람은 박순자가 아닌 나경원”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사퇴를 거부해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을 받은 박 의원은 7월2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경원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가식적 리더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원내대표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손에 피를 묻히지 않기 위해서 황교안 대표에게 떠넘기고 박맹우 사무총장에게 떠넘기는 있을 수 없는 행위를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이 7월2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당 징계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이 7월2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당 징계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박 의원은 40분가량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7월 국토교통위원장으로 선임된 과정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나 원내대표가 경선 후보시절 제 방에 인사하러 왔을 때 '국토위원장은 임기를 나눠먹기 하지 않았다. 분명히 2년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더니 나 원내대표가 '알겠다'고 했다"며 "이후에 나 원내대표는 제 말을 듣지 않고 무시했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 국토위원장을 사퇴하라고 겁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 정치인에게는 있을 수 없는 가혹한 행위를 당 지도부와 홍문표 의원이 했다. 30% 여성 공천 강제 조항으로 의무조항으로 하겠다던데 왜 그렇게 겉과 속이 다르냐"고 지도부를 향해 거듭 날을 세웠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저의 결백을 주장하겠다. 우리 지역, 저를 3선 의원으로 지켜주신 지역분들이 당선시켜주신 것을 배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자들이 '탈당을 고려하고 있느냐'고 묻자 "아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한국당 지도부는 한국당 몫의 상임위원장 직을 정리하며 박 의원에게 국토교통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박 의원이 지난해 7월 임기 2년인 국토교통위원장을 1년만 맡고 같은당 홍문표 의원에게 넘기기로 합의했다는 이유였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합의한 적 없다"며 위원장직을 내놓지 않았다. 당 지도부는 '심각한 해당 행위'라고 판단해 박 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했고, 윤리위는 7월23일 전체회의를 열어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박 의원은 윤리위에 재심을 청구할 예정이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른바 '알짜배기' 상임위로 꼽힌다. 지역에 도로를 깔거나 철도를 유지하는 등 사회기반시설(SOC) 예산을 다수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개발 공약을 실현해 차기 총선을 노리려는 의원들이 다수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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