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재인 특보단’ 횡령에 검찰 부실수사 의혹까지
  • 조해수 기자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9.07.29 14:00
  • 호수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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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권익위, 같은 사건에 전혀 다른 결론 내려....“범죄는 일어났지만 피의자는 없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는 대규모 특보단을 운영했다. 이 특보단 모임인 ‘광화문미래전략포럼’(이하 광화문포럼)에서 횡령 의혹이 불거졌다. 광화문포럼의 일부 지도부가 수억원에 이르는 운영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광화문포럼 회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김아무개 전 운영위원장 등을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에서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나며 불기소 처분됐다. 이 과정에서 비대위는 검찰 수사를 믿을 수 없다며, 그 단적인 예로 진성준 당시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현 전남지사)에게 지급된 강사료 횡령에 대한 검찰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2017년 7월24일 문재인 후보 특보동지회 창립총회 ⓒ 시사저널 사진자료
2017년 7월24일 문재인 후보 특보동지회 창립총회 ⓒ 시사저널 사진자료

광화문포럼 관계자 수억원 횡령 의혹 제기돼

비대위는 지난 7월16일, 광화문포럼 김 전 운영위원장 등 3인을 강사료 횡령 및 사문서 위조 혐의로 서울 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이 사건의 발단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비대위는 2018년 10월, 2억3000여만원의 운영자금을 임의대로 사용하고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며 김 전 운영위원장 등을 의정부지검에 고발했다.

이 사건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비대위는 검찰이 이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자 서울고검에 항고했고, 항고가 기각되자 지난 7월8일 서울고법에 재정신청서를 제출했다. 비대위는 재정신청서를 통해 “더 이상 검찰을 믿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법원에 기대를 해 본다”면서 “이번 사건은 문재인 정부가 청산하고자 하는 ‘적폐’의 또 다른 모습이자 정치인의 오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는 2012년 18대 대선에서 운영했던 ‘문재인 후보 서포터즈’를 특보 체제로 바꿨다. 당시 특보단장은 민병두·김태년·이춘석 의원이 맡았다. 전국 각지에서 여론 주도층 인사들을 특보로 임명했는데, 이렇게 임명된 특보가 5000여 명에 달했다.

특보단은 대선 승리 후인 2017년 7월24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문재인 후보 특보동지회’를 창립했다. 400여 명의 특보들이 참여한 동지회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민주정부의 정권 재창출 △문재인 후보 직속 특보들의 상호교류 △특보들의 국정참여 및 국정홍보를 목적으로 삼았다.

조직 구성은 공동대표 5인·부대표 11인·운영위원 17인 등으로, 창립총회 당일 직선제를 통해 대표단을 선출했다. 동지회는 5대 권역별 지역 대표들도 직선제로 선출하고, 매달 유력 인사 초청강연 세미나 및 분과별 정책포럼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광화문포럼 관계자는 “여권에서 ‘단체 이름에 대통령의 이름을 넣는 것은 곤란하다’는 지적이 나와 광화문미래전략포럼으로 이름을 바꿨다”면서 “다양한 민심을 수렴하고 민주정부의 핵심가치를 홍보하는 역할을 수행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창립 초 민주당은 광화문포럼을 적극 지원했다. 창립총회에는 문재인 캠프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은 송영길 의원과 특보단 총괄단장 김태년·민병두 의원이 참석했다. 2017년 광화문포럼 송년회 행사도 성대히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박영선 의원(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민병두 의원, 박정 의원(문재인 캠프  총괄부본부장) 등이 찾아왔다.

유력 인사 세미나에도 여권 실세들이 참여했다. 2017년 10월에는 진성준 정무비서관이 포럼 멤버들과 등산을 마치고 세미나를 열었고, 11월에는 김태년 의원,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 등이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광화문포럼 관계자는 “처음에는 민주당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었다. 2018년 6월에 열린 지방선거에도 포럼 회원들이 대거 출마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 횡령 등의 문제가 불거지자 민주당은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2017년 11월 김영록 당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광화문포럼에서 개최한 정책간담회 ⓒ 시사저널 사진자료
2017년 11월 김영록 당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광화문포럼에서 개최한 정책간담회 ⓒ 시사저널 사진자료

여권 실세들, 광화문포럼 행사에 대거 참여

2018년 초부터 광화문포럼 내부에서 재정운영 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대선 당시 특보단 실무팀장을 맡았던 김 전 운영위원장이 광화문포럼을 사조직화하면서 운영자금을 마음대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또한 김 전 운영위원장이 광화문포럼 창립 당시에 대선 특보들의 명부를 무단 반출하는 등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의혹도 제기됐다.

비대위 관계자는 “김 전 운영위원장은 오랫동안 당직자 생활을 해 왔다”면서 “당시 정책위 부의장을 맡고 있었고, 한국석유공사 비상임 이사에 임명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광화문포럼 측은 이를 해결하고자 민주당에 도움을 요청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내부 문제이기 때문에 당의 중재를 통해 조용히 해결하고자 했다. 당시 중앙당 총무국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춘석 당시 사무총장(문재인 캠프 특보단장)에게까지 보고가 올라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특히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사건은 당의 책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광화문포럼이 당과는 전혀 상관없는 조직이기 때문에 알아서 처리하라는 식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광화문포럼 측은 비대위를 발족하고 김 운영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비대위 측은 외압에 의해 부실수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진성준 전 정무비서관, 김태년 의원, 김영록 전남지사 등에 대한 강사료 부분 수사를 들었다.

김 전 운영위원장은 정책 세미나 비용으로 진성준, 김태년, 김영록 등에게 각각 100만원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비대위 측은 이들 3명의 신분을 고려했을 때 강사료가 지불됐을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 즉, 김 전 운영위원장이 강사료를 허위로 기록해 놓고 이를 착복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김 전 운영위원장의 횡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며 “3명 모두 강사료를 지급받았다”고 결론 내렸다. 

2017년 10월 진성준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이 개최한 세미나 ⓒ 시사저널 사진자료
2017년 10월 진성준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이 개최한 세미나 ⓒ 시사저널 사진자료

檢 “강사료 지급”-권익위 “강사료 지급 안 돼”

의정부지검의 불기소 통지서에 따르면, 진 전 비서관의 경우 “강의 전날인 2017년 10월20일 김○○이 수령해 현금으로 진성준 비서관에 지급돼 영수증 처리가 된 것이라는 김○○의 확인서가 제출됐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광화문포럼의 강사료 영수증에는 진 전 비서관 본인이 육필 서명을 하고 2017년 10월23일 수령한 것으로 돼 있다.

또한 김태년 의원의 경우, 불기소이유 통지서에는 “김○○이 2017년 11월22일 수령해 김태년 의원에게 현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영수증 처리가 된 것”이라고 나와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광화문포럼의 영수증을 보면, 강사료 전달자가 김○○이 아닌 김 전 운영위원장으로 기록돼 있다. 즉, 검찰 수사 결과가 명확한 물증이라고 할 수 있는 영수증과도 배치되고 있는 것이다.

김 지사의 경우에는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비대위 측은 3명에게 강사료를 받았는지에 대한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 중 김 지사는 ‘강사료를 받은 적이 없다’는 공식 답변을 보내왔다. 그러나 검찰의 불기소이유 통지서에는 “2017년 11월14일 황○○가 수령해 김영록 지사에게 현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적시돼 있다. 검찰은 김 지사의 증언과도 배치되는 결론을 낸 것이다. 그러자 비대위 측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나섰다.

비대위는 검찰의 불기소 통지서에 의거해 진성준, 김태년 등 2명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 위반 혐의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소했다. 문제는 검찰과 권익위가 동일한 사안에 대해 전혀 다른 결론을 내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권익위는 2명 모두에게 강사료가 지급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권익위는 “강사료가 지급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사건을 종료했다. 권익위가 검찰 수사 결과를 180도 뒤집은 것이다. 즉, 검찰 수사로 김 전 운영위원장은 횡령 혐의를 벗었고, 권익위 조사로 진 전 정무비서관·김 의원 등의 김영란법 위반 혐의가 벗겨진 것이다.

이에 대해 비대위 관계자는 “검찰과 권익위의 수사 결과를 종합하자면, 범죄는 일어났지만 피의자는 없는 셈이 된다. 이런 수사 결과를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가”라면서 “이 외에도 검찰은 김 전 운영위원장 측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우리의 요구는 철저히 무시했다. 검찰은 사건이 송치된 지 단 3일 만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외압이 작용하지 않고서는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이 때문에 재정신청을 하고 남부지검에 다시 고발을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 측은 검찰 수사에 대한 의심과 함께 민주당에도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횡령 논란을 알면서도 수수방관했다. 심지어 검찰 수사와 권익위의 조사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면서 “대선 당시 수천 명의 특보들이 문재인 후보의 승리를 위해 뛰었으나 민주당은 정권 창출 후 우리를 버렸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측의 주장에 대해 민주당은 “포럼 자체가 사모임이기 때문에 당 차원의 개입이 어렵다”며 선을 긋고 있다.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당사자인 김 전 운영위원장은 기자에게 “검찰이 이미 무혐의로 결론 낸 사건”이라면서 “특보단 내에서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일부 세력들이 음해를 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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