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탈 때도 자외선 차단제가 필요하다고?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7.26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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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 비행기 탑승 시 건강팁 5가지…자외선 차단제·복도 좌석 도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비행기 탑승객의 요청으로 이륙 전 비행기에서 내린 사례 중 약 55%는 공황장애나 심장 이상과 같은 건강상의 이유로 나타났다. 미국 항공기 승객이나 승무원이 비행 중 사망하는 사고의 86%는 심장마비였다.  
 
10km 이상의 고도, 밀폐된 공간, 장시간 이동, 기내 압력, 건조한 공기 등 비행 여행은 건강에 좋지 않은 환경에 놓이게 된다. 가장 유념해야 할 건강 관리와 예방법 5가지를 정리했다. 
  
■ 비행기에서도 자외선 차단제가 필요
비행기 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외선은 지상보다 훨씬 강하다.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 시 피부암 등 각종 피부질환이 생길 수 있다. 로션, 보습제, 자외선 차단제 등을 충분히 바르고 비행기 창은 가급적이면 닫고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을 착용하고 인공눈물을 자주 넣는 것이 좋다. 박귀영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낮은 습도와 온도는 피부 장벽 기능을 떨어뜨리고 외부 자극과 알레르기 유발물질인 알러젠에 대해 민감한 피부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습도가 낮은 비행기 내 환경 속에서 장거리 비행을 하는 것은 피부를 건조하고 민감하게 만들며 아토피피부염이나 건성 습진과 같은 각종 피부질환의 발생과 악화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순한 세정제와 보습제를 준비해 사용하는 것이 좋고 지나친 화장은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혈액순환을 위해 다리 근육 스트레칭과 물 자주 마셔야
비행기가 지상에서 공중으로 높이 올라갈수록 산소량이 떨어지면서 피가 산소를 덜 흡수해 탑승객이 졸리고 어지러우며 피로감을 느낀다. 특히 비행기 좌석에 다리를 구부린 채 오랜 시간 앉아 있으면 산소량이 부족한 가운데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피가 다리와 발에만 쏠려 다리가 붓고 저린다.

조익성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습도와 기압 및 산소 농도가 낮은 기내에 장시간 앉아 있으면 골반의 정맥이 눌리는데 하지 정맥 혈관에서 혈액 일부가 굳어 혈전이 생겨 정맥 혈관을 막는 심부정맥 혈전증이 생길 수 있다”며 “이러한 하지 정맥의 혈전이 이동하여 폐동맥을 막을 경우 폐색전증을 일으키며 심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비행기의 좁은 이코노미 클래스석에서 발생한다고 해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으로 불리는 심부정맥 혈전증은 연간 약 200만 명이 앓는 질환이다. 약 60만 명이 폐색전증을 일으켜 그 중 약 10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교수는 “6주 이내의 대퇴골 혹은 무릎 관절 수술 등 최근 큰 수술을 받았거나 이전에 심부정맥 혈전증이 있었던 환자 또는 암 환자, 임산부, 75세 이상의 고령자, 경구피임약 혹은 에스트로젠이 포함된 약제를 복용 중인 경우 및 비만, 유전성 혈전 성향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5시간 이상 장시간 비행기 탑승 시 복도 쪽 좌석에 앉아 1~2시간에 한 번씩 기내에서 일어나 걷거나 다리를 주무르고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스트레칭과 맨손 체조 등을 반복하고, 발목과 종아리 근육을 자극하며 혈액순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행기 탑승 시 느슨하고 편한 옷을 입고 반지나 벨트 등은 제거하고 정맥류 치료를 받았던 환자라면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신는 것이 좋다. 물은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하고 탈수로 인해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자주 마시는 것이 좋지만, 커피나 술은 수분 배출을 촉진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혈전 형성 고위험 환자의 경우 주치의와 상담 및 진료를 통해 필요하면 혈전 형성 예방을 위한 항응고제를 처방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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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착륙 시 아이에게 사탕 먹이기
비행기가 이륙하거나 착륙할 때 기압 차이 때문에 순간적으로 귀가 먹먹해지거나 심한 통증이 생기는 기압성 중이염이 발생할 수 있다. 고도의 차이 때문에 고막 안쪽의 외이도와 중이강의 공기압 조절이 원활하지 않아 점막이 충혈되거나 귀를 찌르는 것 같은 통증과 함께 현기증, 이명, 난청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기압 차가 오래 지속되면 중이 점막에 부종이 생기고 고막 안쪽으로 물이나 고름이 차는 삼출성 중이염이 생길 수도 있다.

문석균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기압성 중이염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비행기 이착륙 시 물이나 침을 삼키거나 사탕을 먹거나 껌을 씹고 하품을 하며 코와 입을 막고 숨을 내쉬고 귀마개를 쓰는 방법 등이 있다. 무언가를 먹거나 삼키면 평소 닫혀 있던 이관이 자연스럽게 열리면서 기압 차를 줄인다. 귀마개를 하면 외이와 내이의 압력을 조절해 귀통증을 감소시키고 외부의 소음을 차단해 귀 자극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비행기를 타는 경우 이관의 길이가 짧아 중이염이 쉽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병원을 방문해 중이염이나 감기 등 검사를 받고 아이의 상태를 정확히 확인한 뒤 이착륙 시 사탕을 빨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 비행공포증, 공황장애 환자는 비행기 복도 쪽 좌석 
최근 비행기를 탔다가 갑작스럽게 공포감과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승객 이야기를 뉴스를 통해 간혹 접하게 된다. 폐소공포증, 공황장애, 비행공포증으로 비행기 같은 좁은 공간에서 갇혀서 탈출할 수 없다는 공포감에 따른 불안과 호흡곤란이나 공황발작 증상이 나타난다.

김선미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비행공포증, 공황장애, 폐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비행기 탑승권을 발권할 때 복도 석이나 탑승구 좌석을 확보하고 공항 도착, 체크인, 탑승 등 모든 과정에 시간적 여유를 두고 마음을 가다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행기 내 환경은 약 2000m 높이의 산 정상과 비슷해 기압과 산소 분압이 지상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심근경색, 협심증, 심부전 등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커진다. 심장 수술을 받은 사람, 호흡기계 질환자, 뇌졸중 환자, 뇌수술을 받은 사람은 여행 전 병원을 찾아 필요한 약품 등을 소지하고 '항공 여행을 위한 의사소견서'를 주치의로부터 받아둘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비행기 탑승 시에는 가급적 카페인이나 알코올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평상시 복식 호흡법을 익히고 수시로 비행기 복도를 걸으며 스트레칭을 하는 한편, 편안하고 행복했던 순간이나 장소 등을 떠올리는 것이 좋다”며 “여행 전에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의사와의 상담 후 필요하다면 비상약을 처방받아 비행기 탑승 30분 전에 미리 복용하거나 불안이 발생하는 경우 바로 복용할 수 있도록 소지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자는 휴대용 산소발생기 준비
비행기 내부는 5~15%의 낮은 습도로 인해 코와 후두의 보호 점막이 건조해져 세균의 침투에 취약해지고 밀폐된 공간에서의 전염성이 높아져 감기나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다.
고도 1만 미터의 기내에는 기압 감소로 인해 혈중 산소농도의 지표가 되는 산소분압이 비행 중에는 53~64mmHg까지 낮아져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자의 경우 호흡곤란, 가슴 통증 등을 겪을 수 있다.

신종욱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비행기 내에서의 호흡기질환 예방을 위해 충분한 수분 섭취와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비행 전후 손을 씻고 기내에서 물이나 주스를 자주 마시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며 “장거리 비행은 고도가 더욱 높아지고 필요 산소량이 많기 때문에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자가 비행기 탑승 시에는 휴대용 산소발생기(POC)를 준비하고 필요할 경우 항공기 내 산소공급 장치를 사전에 신청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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