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간에 영아 유기한 40대女 검거…“출산 하루 만에”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7.2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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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검사 결과 일치, 허위자백한 여성은 '혐의없음' 송치 예정
밀양 영아 유기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품 ⓒ 경남경찰청 제공
밀양 영아 유기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품 ⓒ 경남경찰청 제공

경남 밀양의 한 헛간에 신생아를 유기한 40대 친모가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7월26일 영아 유기 혐의로 40대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10일 오전 밀양 시내 한 주택 헛간에 갓 태어난 여자 아기를 버린 혐의를 받는다. 

분홍색 담요에 싸인 아기는 7월11일 오전 7시쯤 해당 주택에 사는 할머니에게 발견됐다. 몸 곳곳에 벌레 물린 자국이 있는 상태였다. 할머니는 다른 주민들과 함께 아기를 씻기고 탯줄을 자른 뒤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병원 등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벌여 7월25일 오전 A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행적 조사에서 A씨가 탄 차량이 범행 현장 주변을 출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곧바로 DNA 긴급 검사를 의뢰했다. 당일 오후 A씨가 아기의 친모가 맞다는 회신을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유기 하루 전인 7월9일 오후 6시쯤 본인 집 화장실에서 홀로 출산했다. 아기를 데리고 하룻밤을 잔 뒤 다음 날 아기를 유기했다. 

A씨는 "몸이 좋지 않은 데다 여러 사정상 아기를 양육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아기를 발견한 사람이 다른 누군가에게 맡겨서 키워줄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도 했다"면서 "유기 이후 뉴스를 보고 죄책감에 마음이 아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기는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6일 동안 입원한 뒤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했다. 현재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한 양육시설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다. 

한편, A씨가 검거되기 전 엉뚱한 여성이 허위로 자백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여성을 피의자로 입건했던 경찰은 DNA 검사 결과 7월18일 해당 여성이 친모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전면 재수사에 착수했다. 여성은 우울증 등에 허위 자백한 것으로 경찰은 결론 내렸다. 경찰은 그를 혐의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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