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억류됐던 김동철 박사 “체포 직전 美 CIA에 첩보 제공”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7.3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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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한전문매체 NK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혀
2017년 5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씨(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오른쪽) ⓒ 연합뉴스
2017년 5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박사(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오른쪽) ⓒ 연합뉴스

북한 당국에 붙잡혔다 지난해 5월10일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박사가 미 중앙정보국(CIA)에 대북 첩보를 제공했었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이달 미국 NK뉴스와 서울에서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 매체가 7월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K뉴스는 미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다. 2010년 설립 이후 북한 관련 의미 있는 보도를 쏟아내며 주목받고 있다. 

김 박사는 2015년 10월 북한 함경북도 나선에서 체포돼 2년 반 가까이 붙잡혀 있었다. 서울에서 태어난 김 박사는 1980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신학박사 학위를 땄다. 미국 시민권은 1987년 취득했고 2001년부터 중국에서 북한을 오가며 사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그에게 간첩과 체제 전복 혐의를 적용해 2016년 4월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했다. 김 박사는 2016년 3월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남조선 정보 모략꾼들의 지령을 받고 공화국의 당, 국가, 군사 비밀을 체계적으로 수집해 그들에게 넘겨주는 간첩 행위를 감행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당시 보도했다. 

김 박사는 NK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기자회견 진술이 대체로 사실이며, 미국의 이익과 관련된 이슈에 대한 '매우 중요한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CIA와도 협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CIA로부터 북한에서 '안테나'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카메라가 장착된 시계로 장면들을 촬영했으며, 전자파 도청 장비들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CIA가 구체적으로 원한 정보는 북한의 군사 및 핵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이었다고 김 박사는 밝혔다. 그는 "CIA는 위성사진을 통해 나진항에서 의심스러운 선박을 감지하던 중 나에게 초근접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청했으며, 그 선박이 무슨 용도로 쓰이고 있는지 파악해 냈다"며 "나는 (체포) 바로 전에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고 했다. 

한편, 김 박사는 2017년 6월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전 이뤄진 CIA 국장 출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다른 한국계 미국인 김상덕(미국명 토니 김)씨, 김학송씨와 함께 미국으로 귀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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