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즈(Mobile Disease)’가 당신을 노린다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8.06 14:00
  • 호수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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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건강 이슈 7가지…뇌종양부터 유령진동울림증후군까지

휴대전화가 세상에 처음 나온 것은 1973년이다. 10년 후인 1983년엔 보편화됐다. 아이폰이 2007년에 출시되면서 스마트폰 시대가 열렸다. 당시 세계적으로 100명당 50건이던 휴대전화 가입 건수는 2018년 100명당 103건으로 뛰었다. 단순한 통화 기능을 넘어 인터넷을 활용한 각종 기능이 추가되면서 스마트폰은 생활필수품이 됐다.

새 기기의 등장은 새로운 건강상의 문제도 발생시켰다. 뇌종양과 같은 기존 질병이 증가했고 유령진동울림증후군처럼 새로운 증세도 생겼다. 의학계는 그동안 스마트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꾸준히 연구했다. 그 결과들을 종합해 볼 때, 스마트폰이 건강에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

그러나 의학계는 스마트폰의 장기적인 사용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경고를 꾸준히 보내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뜨거운 논란거리는 뇌종양이다. 그 외 거북목, 안구건조증, 수면장애, 비만, 중독, 유령진동울림증후군 등이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된 대표적인 건강 문제로 꼽힌다.

©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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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종양

10년 이상 스마트폰 사용으로 뇌종양 발생 가능

KT에서 22년간 일해 온 통신장비 수리기사 이아무개씨는 2016년 뇌종양(교모세포종) 판정을 받았고 이듬해 49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유족은 산재 급여를 신청했고 근로복지공단은 올해 산재로 인정했다. 과도한 휴대전화 사용으로 라디오파와 극저주파 등 유해물질에 노출된 것이 뇌종양 발병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역학조사 결과, 이씨의 휴대전화 누적 사용량은 20년간 최대 1800시간으로 추정됐다.

근로복지공단이 고려한 근거는 스웨덴 연구다. 전자파와 뇌종양의 관계를 오랜 기간 연구해 온 스웨덴 오레브로대학병원의 레나드 하델 교수는 2008년 스마트폰을 10년 이상 사용한 사람은 뇌종양 발생률이 20%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 10년 이상 한쪽 귀로 통화할 경우 그쪽에서 뇌종양이 발병할 소지가 2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 귀를 사용하면 왼쪽 뇌에서, 오른쪽 귀를 사용하면 오른쪽 뇌에서 뇌종양 발병 위험이 커진다는 말이다. 휴대전화의 전자파가 귀와 맞닿은 머리 부분에 직접 침투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교수는 2009년 관련 논문 23편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를 임상종양학저널(JCO)에 발표했다. 1만2000여 명의 뇌종양 환자와 2만5000여 명의 정상인을 비교해 보니 10년 이상 휴대전화를 쓴 환자의 비율이 뇌종양 환자군에서 18%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이다. 명 교수는 “논문 23편을 분석한 결과, 휴대전화 사용과 암 발생은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그런데 10년 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와 질적 수준이 높은 논문만 따로 분석해 보니 휴대전화의 전자파는 암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도 휴대전화 전자파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그동안 휴대전화 전자파와 암의 상관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던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1년 휴대전화 전자파(무선주파수 전자기장)를 발암물질 ‘2B군(인체 발암 가능 물질)’으로 분류했다. 2B군은 ‘발암 가능성이 있으나 근거가 충분치 않은 물질군’을 의미한다. 이 등급에는 자동차 엔진 배기가스, 납, 커피가 포함된다. 휴대전화 전자파가 뇌종양(신경교종과 청신경종)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하라는 의미다.

장시간 휴대전화 사용이 뇌종양과 관련 있다는 연구는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인도의학연구소(AIIMS) 연구진은 50년간 연구를 종합한 결과를 2017년 발표했다. 1966~2016년까지 관련 논문 22편(총 4만8000여 명)을 분석한 결과, 14편은 뇌종양 위험이 크지 않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10년 이상(또는 1640시간 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뇌종양 위험이 1.33배 크다는 결론이 나왔다. 뇌종양 환자군에선 장기간 휴대전화를 쓴 사람의 비율이 33% 더 높았다는 것이다. 명 교수는 “아직 의학적으로 스마트폰 전자파가 뇌종양을 일으킨다는 일관된 증거는 없다. 그러나 전혀 무시할 수 없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는 만큼 예방적 원칙에 따라 스마트폰 전자파 노출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전자파 예방법

• 휴대전화를 귀나 피부에 바짝 붙이지 말고 1~2cm 떨어뜨려 사용한다. 이어폰이나 스피커폰 등을 사용하는 게 좋다.

• 한쪽 귀로만 통화하지 않는다. 왼손과 오른손을 번갈아 가면서 양쪽 귀를 사용한다.

• KTX, 고속버스, 엘리베이터, 지하시설 등 신호가 잘 잡히지 않는 곳에서는 휴대전화에서 전자파가 더 많이 발생하므로 가급적이면 사용을 피한다.

• 어린이나 청소년은 되도록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피부나 두개골이 얇고 뇌 신경이 성장하는 시기이므로 전자파 흡수율이 성인보다 높다.

서울의 한 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 시사저널 박정훈
서울의 한 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 시사저널 박정훈

● 거북목

목을 60도 구부리면 약 30kg 압박

스마트폰과 관련돼 널리 알려진 건강 문제는 거북목이다. 작은 화면을 보기 위해 목을 거북이처럼 앞으로 내민 모양새를 말한다. 말레이시아의 퉁쿠 압둘 라만대학의 니자 압둘 마지드 쿠티 교수는 3월 발표한 논문에서 거북목을 ‘현대의 세계적인 유행병’이라고 표현했다.

앉아서도 무릎이나 허리 높이에 스마트폰을 두고 보는 사람이 많다. 자연스럽게 목을 아래로 구부릴 수밖에 없다. 국제외과수술학회에 따르면, 머리를 반듯하게 세울 때 우리 목이 받는 하중은 약 4kg이다. 머리를 앞으로 30도만 숙여도 목이 받는 하중은 18kg으로 늘어난다. 60도까지 숙이면 그 하중은 27kg을 넘어선다. 10kg짜리 쌀포대 3개에 해당하는 압력이 목에 가해지는 셈이다.

과도한 하중은 목뼈뿐만 아니라 척추도 S자에서 직선으로 변형시킨다. 척추의 퇴행이 빨리 진행되고 디스크라고 부르는 질환(요추간판탈출증)에 걸리기도 쉽다. 근육 손상, 폐활량 감소, 신경 손상, 위장 장애 등 다양한 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 흔히 어깨가 뭉친다는 것도 스마트폰 사용과 무관하지 않다. 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휴대전화보다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고개를 숙이는 행동이 늘었다. 이때 목디스크에 하중이 가해진다. 이는 목디스크의 퇴행을 초래해 목 통증을 유발한다. 또 자세가 좋지 않으므로 신경을 타고 목 주변 근육도 긴장하고 통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 눈을 고정하면 시야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 보통 때의 시야각이 60~130도라면 스마트폰을 볼 때는 3도로 좁아진다. 이런 이유로 안전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WHO에 따르면, 2017년 홍콩에서 보행 중 사고를 당한 3190명 가운데 232명은 스마트폰으로 인한 보행 중 전방 주시 태만이 이유로 꼽힌다.

거북목 예방법

• 스마트폰을 되도록 고개를 숙이지 말고 정면에서 보도록 노력해야 한다.

• 숙여서 보는 습관이 있다면 20분에 한 번은 고개를 들어 천천히 뒤로 젖히고 좌우 옆으로 돌리는 동작이 필요하다. 30초에서 1분만 이렇게 해도 근육 긴장이 완화된다. 또 목디스크에 영양 공급도 잘돼 목 건강 유지에 이롭다.

● 안구건조증

눈 깜빡임 1분 20회에서 8회로 줄어

우리가 접하는 정보의 90%를 담당하는 눈은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더 쉴 틈이 없게 됐다. 과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가장 흔하게 생기는 안과 질환은 안구건조증이다. 안구건조증은 눈물 부족 등으로 눈이 건조해지는 증상이다. 대한안과학회에 따르면 안구건조증 환자가 2004년 97만 명에서 2014년 214만 명으로 10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평소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1분에 20회 정도인데 스마트폰을 볼 때는 그 횟수가 1분당 8회 정도로 급격히 줄어든다. 눈을 자주 깜빡이지 않으면 눈물이 빨리 말라서 안구건조증의 원인이 된다. 화면을 볼 때 10초까지는 눈물층이 보호막 역할을 하며 견뎌주지만 그 이상 지속하면 두통을 동반하며 눈의 건조감과 피로감이 더해진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눈의 초점 조절 기능도 떨어뜨릴 수 있다. 스마트폰의 작은 글씨나 사진을 보기 위해 눈의 근육은 초점을 맞추려고 상당한 긴장 상태를 유지한다. 90분 동안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작업을 하면 30분 이상 휴식을 취해야 눈의 조절 기능이 평소 상태로 회복된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피로한 눈은 두통, 어지럼, 근육통 같은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심하면 근시 혹은 굴절 이상 같은 안과 질환도 생긴다. 오세열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는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으로 안구건조증이 나타나면 심한 이물감뿐만 아니라 시야도 뿌옇게 보일 수 있다. 눈물의 주요 기능인 윤활 작용이 안 돼 각막에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안구건조증 예방법

• 의도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일 필요가 있다.

• 가습기 등으로 습한 환경을 만들면 눈물의 증발이 줄어들기 때문에 안구건조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 그래도 눈이 충혈되거나 건조할 때는 인공눈물액을 사용한다.

• 스마트폰 화면과 눈의 거리를 30cm 이상 유지해야 눈 피로와 두통, 목과 어깨 부위의 통증도 줄일 수 있다.

• 1시간마다 최소 10분 쉬면서 가급적 창밖으로 먼 곳을 본다.

• 눕거나 엎드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다. 몸에 힘을 빼고 등을 수직으로 한 편안한 자세를 유지한다.

• 흔들리는 지하철이나 차 안에서는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다.

스마트폰의 청색광은 숙면을 방해한다. © 시사저널 이종현
스마트폰의 청색광은 숙면을 방해한다. © 시사저널 이종현

● 수면장애

스마트폰의 청색광이 수면 방해

스마트폰 사용은 수면에도 영향을 미친다. 잠들기 전까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스마트폰 화면에서 나오는 청색광(블루라이트)이 불면증을 유발한다. 청색광은 형광등이나 TV에서도 나오는 파란색 계열의 광원이다.

뇌에서 수면을 유도하는 물질(멜라토닌)이 분비될 때 우리는 잠에 빠진다. 그런데 스마트폰의 청색광에 오래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해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각성 효과가 커져 잠을 자더라도 깊은 잠이 들기 어렵다. 수면 시간이 줄거나 자다가 자주 깨거나 깊게 잠들지 못해 수면의 질이 낮아진다.

청색광이 수면을 방해한다는 연구 결과는 수없이 많다. 그 가운데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는 청색광이 커피보다 2배 각성 효과가 크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보통 잠자리에 누우면 15분 이내에 멜라토닌이 분비되면서 잠에 든다. 잠들기 3시간 전 커피 2잔 분량의 카페인을 섭취했더니 잠자리에 누운 지 55분 만에 멜라토닌이 분비됐다. 스마트폰을 볼 때 멜라토닌 분비 시간은 1시간40분이 걸렸다. 스마트폰의 수면 방해 작용은 커피보다 2배 이상 강력한 셈이다.

스마트폰을 보는 동안 두뇌 활동이 멈추지 않는 것도 문제다. 잠들기 전에는 두뇌 활동을 최소화해야 숙면할 수 있는데 스마트폰 사용은 뇌를 계속 움직이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이 오래되면 뇌가 쉬지 못하기 때문에 공황장애, 불안장애, 우울증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향운 이대목동병원 수면센터 교수는 “숙면을 위해 취침 2시간 전부터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전자기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꼭 사용해야 한다면 스마트폰의 청색광을 막는 애플리케이션이나 보호필름 등을 사용해 빛 노출을 최소화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수면장애 예방법

• 잠들기 2시간 전부터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전자기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 스마트폰의 청색광을 막아주는 애플리케이션이나 보호필름 등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 침대 근처에 스마트폰을 두지 않는다.

● 비만

스마트폰 5시간 이상 사용하면 비만 위험 43% 증가

1990년대와 2000년대의 생활상을 비교한 한 컷짜리 삽화가 있다. 1990년에는 홀쭉한 사람이 ‘배불뚝이’ 브라운관 TV를 시청했는데, 2013년에는 뚱뚱한 사람이 날씬한 LED TV를 보는 장면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TV는 점점 얇아지는데 그 TV를 보는 사람은 운동을 하지 않아 비만해졌다는 풍자다.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비만은 더 가속화되고 있다. 콜롬비아의 시몬 볼리바르대 연구팀은 2018년 학생 106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과 비만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하루 5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비만 위험이 43% 높게 나타났다. 과체중 그룹의 26%, 비만 그룹의 4.6%는 하루 5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5시간 이상 사용자는 단 음료, 패스트푸드, 간식을 2배 이상 먹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스마트폰을 과하게 사용하는 사람은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많고 신체활동 시간은 줄어든다. 이런 것이 조기 사망, 당뇨, 심장병, 암, 골관절 장애, 근골격 이상 위험을 높인다.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은 비만과 연관돼 있다는 게 연구의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365mc병원 비만클리닉은 2015년 스마트폰 사용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운동량이 부족하고 비만도가 높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30대 124명을 스마트폰 사용량이 하루 1~3시간인 그룹, 3~5시간인 그룹, 5~7시간인 그룹으로 나눠 비만율을 살폈다. 비만율은 각각 19%, 29%, 38%로 나타났다. 또 각 그룹에서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하루 30분 미만) 비율은 각각 22%, 44%, 57%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사용량이 많을수록 비만하고 뚱뚱할수록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 악순환에 빠진다는 결론이다.

비만 예방법

• 전화나 메시지가 왔을 때만 스마트폰을 본다.

• 운동 시간을 확보하고 꾸준히 몸을 움직인다.

• 스마트폰을 볼 때 간식이나 음료를 먹지 않는다.

• 잠시 외출할 때는 스마트폰을 휴대하지 않는다.

● 중독

인구 5명 중 1명은 스마트폰 중독

스마트폰 중독도 건강을 위협한다. 스마트폰 중독은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몰입해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과의존 상태를 말한다. WHO는 스마트폰 중독을 의존증후군으로 정의했다. 이는 향정신성 의약품, 술, 담배에 사용하는 용어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연구팀이 16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70%는 기상 후 1시간 내에 스마트폰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56%는 잠자리에 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44%는 폰을 잃어버리거나 가지고 있지 않으면 상당한 불안을 경험한다고 답했다. 국내에서도 인구 5명 중 1명은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2018년 스마트폰 과의존위험군 수는 827만8000명이다. 2013년 188만 명, 2015년 400만 명이었다.

뇌는 스마트폰에서 자극을 받아 쾌감 물질(도파민)을 분비한다. 도박이 재미있고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그 쾌감 물질을 뇌가 기억하기 때문이다. 쾌락을 다시 맛보기 위해 도박에 손을 대는 것처럼 뇌는 스마트폰을 찾게 된다. 전문가들이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은 인터넷 중독, 판단 장애, 치매, 정신 장애 등 다양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는 이유다.

스트레스·우울·불안 증세가 있으면 스마트폰 중독에 빠지기 쉽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로 확인됐다. 즉 정신건강이 스마트폰 중독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민경복 서울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와 서울대보건환경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2016년 대학생 60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우울·불안 증세가 있는 사람은 정상인보다 스마트폰을 약 2배 과다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신의 건강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스마트폰 과다 사용 위험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중독 예방법

•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스마트쉼센터(www.iapc.or.kr)에서 스마트폰 중독 자가 진단을 한다.

• 스마트폰 과의존 상담콜(1599-0075)을 이용한다.

• 스마트폰 ‘문자 다이어트’를 한다. 필요할 때만 문자를 이용하고 평소엔 알림 끄기 기능을 사용한다.

• 직접 만나 대화하며 소통하는 즐거움을 찾는다.

• 산책, 운동, 음악 감상 등 취미활동을 만든다.

● 유령진동울림증후군

스마트폰을 신체 일부로 인식한 탓

스마트폰이 울리지 않았는데 진동하거나 울리는 착각을 경험해 본 사람이 있다. 이런 증상을 유령진동울림증후군이라고 한다. 2010년 영국의학저널(BMJ)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한 병원에 근무하는 169명의 의료진 가운데 68%가 무선호출기나 스마트폰의 착각 진동을 경험했다. 미국 조지아공대의 로버트 로젠버거 교수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유령진동울림증후군을 경험한 비율은 90%로 나타났다. 유령진동울림증후군은 학습된 신체 습관이 원인이다. 안경을 착용하는 사람에게 안경은 신체의 일부인 것처럼, 스마트폰을 자신의 일부로 인식하면서 스마트폰의 진동이나 울림을 감지하도록 학습됐다”고 주장했다.

미국 미시간대학 연구에서는 스마트폰에 대한 애착불안 증세를 보이는 사람일수록 유령진동울림증후군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스마트폰에 도청 앱이나 위치 추적기가 붙어 있다고 느끼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전문가가 검사한 후 그런 것들이 없다고 해도 자신은 도청당하거나 위치가 노출됐다는 망상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새것으로 바꾸고도 의심병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이쯤 되면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증후군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령진동울림증후군 예방법

• 이따금 스마트폰을 다른 곳에 휴대한다. 평소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면 가방에 두는 식이다.

• 2~3시간마다 10분 정도 스마트폰을 끈다.

• 진동 모드를 끈다.

• 수시로 벨소리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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