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예결위원장, ‘추경 협상’ 음주 논란에 비난 봇물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19.08.0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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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신 채 회의 참석…“예결위원장으로서 자격상실” 등 비판 잇따라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놓고 밀고 당기기를 이어가는 와중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8월1일 술을 마신 채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11시10분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회의를 가진 후 다소 얼굴이 벌게진 모습으로 기자들과 만났다. 김 위원장은 추경안 협의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고 "총액 협의 중 거의 마지막 단계"라며 "국채 발행 등 모든 게 연계돼 있어 (추경안) 목표액을 가지고 (얘기)할 수가 없다. 더불어민주당의 선택만 남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빚내서 추경하는 건데 우리 당에선 빚을 적게 내자, 국채 발행 규모를 줄이자, 민주당에선 적어도 3조 이상의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기자들과 문답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술 냄새를 풍기고 잠시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기자가 '약주를 한 것 같은데, 추경안 논의 와중이라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그냥 서로 편하게 이야기한 자리였다"고 말했다.

특히 《머니투데이》는 '김 의원이 당일(1일) 밤 11시 20분께 국회 본청 6층에서 자신을 촬영하는 기자의 휴대폰을 뺏으려고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재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추가경정예산안을 논의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김재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추가경정예산안을 논의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이번 추경안에는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 예산도 포함된 탓에 김 위원장의 행동은 부적절한 처신으로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특히 8월1일은 당초 추경안 처리 '디데이(D-Day)'였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처신은 더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예결특위의 추경안 심사가 지연되는 바람에 이날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도 8월2일로 밀렸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8월2일 오전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실제 예결위원장이 그 시간에 술까지 마셨다면 국회 본회의를 열겠다는 의지를 갖고 일을 하고 있었을까 되물을 수밖에 없다"며 "예결위원장으로서는 사실 자격상실"이라고 비판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월2일 새벽 1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의 경제 공격으로 국가 전체가 비상사태다. 국회에서는 모든 의원이 예결위 심사 종료만 기다리고 있다. 기획재정부 전 공무원들도 마찬가지"라며 "강원 산불, 포항 지진, 미세먼지 긴급 대책과 산업 고용 위기 지역 지원 등을 위한 추경을 99일간 지연시키다 막판 무리한 감액을 요구하며 몽니를 부리다 혼자 음주, 정말 분노가 치민다"고 지적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도 "기재부 공무원, 국회 직원, 모든 의원들이 대기 중이고 무엇보다 재해 추경, 일본의 경제 침략 등 경제 위기 대처 추경에 국민들이 노심초사 기다리는 이 밤인데, 예결위원장 음주로 모든 게 중단되고 미뤄진 건가"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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