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독립 선언' 당·정·청 , 일본 경제보복 대비 1조원대 예산 편성 결정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9.08.0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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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이틀 만에 협의회 개최
자유한국당 "정부엔 소원 들어주는 '지니'라도 있나" 비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8월4일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해 내년 본예산에 최소 1조원 플러스 α(알파) 규모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이날 당정청은 국회에서 제7차 고위당정청협의회를 열고, 일본의 백색 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을 결의했다. 예산·세제·입법 등 종합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 그간 대일의존도가 높았던 우리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당·정·청 고위 관계자들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 배제 조치에 따른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당·정·청 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당·정·청 고위 관계자들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 배제 조치에 따른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당·정·청 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총리가 직접 맡는 위원회 신설키로

이날 당정청은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5년간 글로벌 전문기업 100개사를 지정·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도 본예산에 1조 원 이상을 반영하기로 했다. 또한 당정청 간 지속적인 소통와 협력을 위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범정부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를 신설키로 결정했다.

이날 당정청이 모인 자리는 시작부터 그 어느 때보다 굳은 결의와 비장함이 엿보였다. 당대표 회의실 벽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다릅니다. 다시는 지지 않습니다‘라는 문구 앞에 앉은 이들은 일본의 조치에 대한 강한 대응 의지를 다지는 목소리를 모았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는 일본의 경제공격에 대한 상세한 산업대책을 착실히 이행해 전화위복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우리의 잠재적 능력을 확인하고 장기적으로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고, 항구적으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일본 정부가 결국 선을 넘었다”며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경제전쟁’을 선포한 명백한 도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왼쪽부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지소미아 논의는 추후 검토…한국당 “기대했으나 절망”

한편, 이날 논의가 이뤄질 거라 예상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재연장 검토 건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회의가 끝난 후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을 통해 "(지소미아는) 추후 정부에서 종합적인 검토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조치는 한일 관계를 파괴하고 우리나라를 우방국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외교안보 협력의 의미가 있겠냐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당정청협의회 결과에 대해 “단기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즉각 지적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일본의 경제보복이라는 초대형 악재가 터진 만큼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이 나오리라 기대했으나 나오는 것은 한숨이고, 커지는 것은 절망감”이라며 “24개 노벨상을 받은 일본과의 기초과학 기술격차가 50년이나 되는데 어떻게 짧은 시간 안에 기술 개발을 한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정부에는 말만 하면 소원을 들어주는 마술사 지니라도 갖고 있는 것인가”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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