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천항미래희망연대, 보조금 횡령 의혹 불거져
  • 인천취재본부 이정용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19.08.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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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 경찰에 수사 의뢰…임원급 간부 2명 ‘피의자’ 조사
중구청, 2년간 1억원 지원…특혜성 ‘원 포인트 조례’ 제정 의혹

사단법인 인천항미래희망연대가 인천 중구청이 지원한 보조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해당 의혹에 대한 신고를 접수받고 현장조사를 벌인 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인천항미래희망연대는 김홍섭 전 중구청장이 발의한 조례가 제정된 후 2년간 약 1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공교롭게도 이 조례를 통해 보조금을 받은 주민단체는 인천항미래희망연대가 유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인천 중구청은 인천항미래희망연대가 사단법인으로 설립되기 전에 구청 소유의 건물을 싼 값에 임대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인천 중구청이 특정 주민단체에게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인천 내항 전경. ⓒ인천항만공사
인천 내항 전경. ⓒ인천항만공사

“보조금 1600만원 횡령, 지방재정법 위반”

5일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따르면, 올해 6월에 인천항미래희망연대 임원 A씨와 B씨가 인천 중구청이 지원한 보조금을 횡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들은 판촉업체와 미리 짜고 1개당 1만원짜리 팸플릿의 납품단가를 1만6000원으로 부풀린 후 나머지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1600만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들이 팸플릿 제작 명목으로 지급된 보조금의 일부를 빼돌려 본래의 취지에 어긋나게 사용한 것은 지방재정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의 의견 등을 토대로 A씨와 B씨를 소환해 보조금을 빼돌린 경위와 용처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을 지방재정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조만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인천항미래희망연대는 인천 중구청으로부터 2016년에 4470만원, 2018년에 5000만원을 지원받는 등 2차례에 걸쳐 9470만원의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중구청 관계자는 “인천항미래희망연대에 지급된 보조금은 조례와 심의위원회 등을 거쳐 정상적으로 교부했다”며 “보조금 연말 결산 과정에서도 서류상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인천항미래희망연대는 2015년 6월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60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인천 중구청 소유의 이 건물 2층을 사무실로 사용했다.  ⓒ이정용 기자
인천항미래희망연대는 2015년 6월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60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인천 중구청 소유의 이 건물 2층을 사무실로 사용했다. ⓒ이정용 기자

특혜성 ‘원 포인트 조례 제정’ 의혹

인천항미래희망연대는 2015년 7월10일 인천시로부터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2015년 6월15일부터 개항장 문화지구에 있는 인천 중구청 소유의 건물 2층의 43㎡를 임대해 사무실로 사용했다.

월 임대료는 약 5만1500원 수준으로 저렴했다. 실제로 인천항미래희망연대가 2018년에 납부한 임대료는 61만7000원에 불과했다.

인천 중구청 관계자는 “인천항미래희망연대가 먼저 사무실 임대를 요청했다”며 “임대료는 공유재산 임대료 산정 기준에 따라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인천항미래희망연대는 인천시로부터 사단법인으로 설립 허가를 받기도 전에 인천 중구청으로부터 사단법인 대접을 받은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인천 중구청은 2015년 11월23일 ‘인천 중구 항만 및 주변지역 활성화 사업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이 조례는 김홍섭 전 중구청장이 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중구청은 이 조례가 의결된 후 지원 대상 사업자를 공모했다. 이 공모에 지원한 주민단체는 인천항미래희망연대 뿐이었다. 특히 현재까지 인천 중구청으로부터 이 조례를 통해 보조금을 지원받은 단체도 인천항미래희망연대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천 중구청이 사단법인 인천항미래희망연대를 지원하기 위해 ‘인천 중구 항만 및 주변지역 활성화 사업 지원 조례’를 발의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당시 구의원을 지낸 C씨는 “인천 중구 항만 및 주변지역 활성화 사업 지원 조례를 심의할 때, 인천항미래희망연대에 보조금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졌었다”며 “구의회에서 인천항미래희망연대의 사무실 임대료도 사실상 무상 임대나 다름없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고 소회했다. 

한편 인천항미래희망연대는 인천항의 내항 재개발과 내항 주변의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조직된 주민단체다. 내항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시작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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