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환율조작국’ 지정…G2 환율전쟁의 서막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8.0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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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위안 환율 7위안 돌파하자 25년 만에 결정…미국 정부 차원에서 제재 가할 듯

미국 재무부가 8월6일(현지 시각)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위안화 가치가 심리적 마지노선을 뚫고 하락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7월15일 미국 백악관에서 기자회견 중인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 연합뉴스
7월15일 미국 백악관에서 기자회견 중인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 연합뉴스

이날 미국 재무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 하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재무부는 중국의 최근 행동으로 불거진 불공정한 경쟁적 이득을 제거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손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이 언급한 ‘중국의 최근 행동’은 환율 조작이다. 하루 전인 8월5일 오전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7.0361위안을 기록했다. 금융권에선 이를 ‘포치(破七)’라고 부른다. 직역하면 ‘7이 무너진다’는 뜻으로,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포치가 현실화된 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5월 이후 11년 여만이다. 

포치가 나타나면 달러 가치가 시장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곧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절하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렇게 되면 미국으로 들어가는 중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미국 입장에선 중국에 대한 관세 보복 조치의 효력이 상쇄되는 것이다. 

재무부는 “중국이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다”면서 “중국은 외환시장에서 지속적이고 큰 규모의 개입을 통해 통화가치 절하를 유도한 오랜 역사가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통화 가치를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며 환율조작국 지정 배경을 밝혔다.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중국에 투자하는 미국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중단 △중국기업의 미국 정부 조달시장 진입 금지 △IMF을 통한 환율 압박 등 정부 차원의 제재가 뒤따른다. 미국이 중국에 환율조작국 딱지를 붙인 건 1994년 빌 클린턴 행정부 이후 처음이다. 그간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 전 단계인 ‘환율관찰대상국’으로 분류하고 동향을 감시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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