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여론조사] 국민 10명 중 7명 “일본이 북한보다 더 위협적”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19.08.0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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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 불매운동 이끈다…정부 ‘강경 대응’ 주문 여론 65.7%, 신중론 대비 2배
정부 대처 ‘긍정평가’ 응답률, ‘부정평가’보다 배 이상 높아

일본의 경제보복이 시작된 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다. 국민들의 자발적 일본 상품 불매운동은 금세 사그라들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을 뒤집고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산발적으로 이뤄지던 과거 불매운동과는 다른 양상이다. 오히려 국민들은 이번 이슈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와 과잉대응들을 ‘격파’하고 ‘계도’해 나가면서 불매운동을 진화시켜 나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불매운동이 과거 촛불운동 때와 유사한 흐름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대체 무엇이 달라진 걸까. 여론의 흐름 기저에는 무엇이 자리하고 있을까. 시사저널은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 인식을 알아봤다.

‘여론’은 뜨거웠다. 국민 10명 중 8명은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민 10명 중 7명은 지금의 불매운동이 일본 정부를 압박해 태도 변화를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인식했다. 상당수 국민들은 지금 일본과의 갈등이 단시간 내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면서도 정부에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불매운동이 ‘뜨거운 이유’의 단초도 찾을 수 있었다. 국민 79.7%는 일본을 위협적인 경쟁국으로 인식했다. 현재 일본이 북한보다 한국에 더 위협적인 국가라고 생각한다는 국민도 10명 중 7명에 달했다. 우리 국민이 현재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시사저널 양선영
ⓒ시사저널 양선영

“일본 제품 불매운동 지지한다” 83.2%

시사저널이 ‘포스트데이터’에 의뢰해 8월5~6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은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의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지지하느냐’란 질문에 “매우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71.4%였다. “그런 편이다”는 응답률(11.7%)까지 합치면 불매운동에 대한 지지 응답은 83.2%에 달했다.

“별로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각각 6.6%, 8.8%에 그쳤다. 눈에 띄는 점은 “잘 모르겠다”는 응답률이 1.5%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불매운동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이 이미 어느 정도 끝났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불매운동을 지지한다’는 응답률은 20대(77.1%)를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80% 이상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40대(87.0%)와 50대(85.6%)가 85% 이상의 응답률을, 30대(83.3%)와 60대 이상(82.4%)에서는 80% 이상의 응답률을 보였다. 성별로는 여성(86.6%)이 남성(79.7%)보다 불매운동을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 지역에서 불매운동 지지율이 유일하게 90% 이상을 기록했다.

국민들 상당수는 이번 불매운동이 일본 정부를 압박해 태도 변화를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70.9%는 “도움이 된다”에, 23.9%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잘 모르겠다”는 5.1%였다.

세대별로 보면 40대(79.4%), 30대(75.3%), 50대(74.3%) 등에서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왔다. 20대와 60대 이상은 모두 63.9%로 상대적으로 낮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역시 광주·전라 지역에서 “도움이 된다”는 대답(86.0%)이 많았다. 이는 서울(66.1%)과는 20%포인트 정도 차이가 나는 응답률이다. 대구·경북의 응답률은 57.6%로 제일 낮았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국민 10명 중 3~4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응답률이 36.4%로 조사됐다. “문제를 극복하고 경제가 더 튼튼해질 것”이라는 응답은 51.1%, “별 영향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8.9%로 나왔다.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응답은 60대 이상에서 43.7%로 가장 높게 조사됐고, 30대(28.9%)와 40대(27.3%)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응답률이 나왔다.

8월3일 저녁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규탄 시민행동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8월3일 저녁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규탄 시민행동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불매운동, 촛불 때처럼 진화하고 있다”

이런 민심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어떨까.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는 “국민들은 지금을 전쟁, 임진왜란 때와 같은 전쟁 상황으로 인식하고 스스로 의병 활동을 하겠다고 들불처럼 일어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과거 한·일 합병 때처럼 지금 일본이 경제적으로 겁박하고 있는 상황을 국민들이 너무 잘 알고 있다.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이 이런 상황을 가만히 두고 보겠나. 다들 알아서 각자의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감정적이고 과도한 대응’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경제 주권이 침탈 당할 위기에서 불매운동은 가장 온전한 방식의 저항”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 교수는 지금의 불매운동이 촛불혁명 때와 유사한 성격으로 진화하면서 진행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지금의 불매운동은 관(官) 주도가 아니라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일으켜 진화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경제 주권을 침탈하려는 아베 정부의 의도에 분노하면서도 지금의 위기를 가장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게 운동을 펼쳐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국민들은 불매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자고 서로를 독려하면서도 정치권 일각의 과잉 대응에는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서울 중구청이 명동을 비롯한 주요 거리에 ‘반일(反日)·일제 불매’를 주장하는 깃발 1100개를 걸다가 여론의 반발에 밀려 4시간여 만에 중단한 일이 대표 사례다. 당초 많이 사용되던 ‘No Japan’이라는 구호도 ‘Yes Japan, No Abe’로 바꿔 지금의 불매운동이 일본 국민이 아닌 아베 정부를 향한 것임을 분명히 하자는 운동도 계속 펼쳐지고 있다. 대다수 일본 국민들과의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면서 지속 가능한 내부 결속을 꾀하는 아주 효율적인 방식을 국민들 스스로가 택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대응 놓고 ‘강경론’이 ‘신중론’ 압도

향후 일본에 대한 정부 대응을 놓고 ‘강경론’과 ‘신중론’이 맞서는 가운데 시사저널 조사에서는 강경론이 65.7%의 응답률로 신중론(33.3%) 여론보다 2배 가까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세대별로는 40대(73.8%)와 30대(72.1%)가 강경론을 주도했으며, 60대 이상에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40.4%)이 높았다.

일본과의 갈등 국면에서 정부가 가장 주력해야 하는 부분으로는 ‘내부 단합 등 국민 통합’이라는 의견이 40.3%로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피해 기업 지원 등 영향 최소화(22.0%), 미국과의 협의 등 외교적인 노력(18.9%), 일본과의 협상 노력(16.2%), 잘 모름(2.7%) 등이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부분은 20대는 ‘피해 기업 지원 등 영향 최소화’를 정부가 가장 주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대답했다는 점이다. 20대를 제외한 다른 세대는 ‘내부 단합 등 국민 통합’을 정부의 1순위 과제로 꼽았다. 이 응답에 대해 20대는 상대적으로 낮은 응답률인 20%대를 보였다.

일본과의 경제 갈등 국면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올해 안에 해결될 것’이라는 응답은 21.4%를 기록했다. ‘내년 상반기’와 ‘내년 하반기’로 예상한 응답은 각각 26.9%와 10.3%를 나타냈다. 반면 ‘그 이후까지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은 31.6%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9.8%로 조사됐다.

 

“일본은 위협적인 경쟁국” 79.7%

우리 국민 10명 중 8명 가량은 일본을 ‘위협적인 국가’로 인식하고 있었다. 일본이 ‘우호적인 동맹국’이라는 응답률은 13.8%에 그친 반면 ‘위협적인 경쟁국’이라는 응답률은 79.7%를 기록했다. 두 응답률의 차이는 65.9%에 달했다.

세대별로는 30~50대가 상대적으로 일본이 위협적인 경쟁국이라는 데 80%대 이상의 높은 응답률을, 20대와 60대 이상은 70%대의 응답률을 보였다. 20대(71.3%)와 40대(84.6%)의 응답률 격차는 13.3%로 적지 않은 차이를 나타냈다.

특히 상당수 국민들은 지금 일본은 한국에 북한보다 더 위협적인 국가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일본이 북한보다 한국에 더 위협적인 국가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와 “그런 편이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38.3%와 31.1%로 70%에 육박했다. 반면 “별로 그렇지 않다”(17.1%)와 “전혀 그렇지 않다”(9.0%)고 응답한 비율은 26.2%에 그쳤다. 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은 현재 북한보다 일본을 더 위협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세대별로 응답률은 차이를 보였다. 40~60대는 상대적으로 일본이 북한보다 더 위협적인 국가라는 데 높은 응답률을, 20대는 낮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40대(77.0%)가 현재 일본에 대해 가장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50대(75.8%)와 60대 이상(73.4%)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30대는 63.3%, 20대는 52.8%로 상대적으로 낮은 응답률을 보였다.

성별로는 여성(71.8%)이 남성(66.9%)보다 상대적으로 일본을 북한보다 더 위협적인 국가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무선 RDD(무작위 임의걸기) 방식에 의한 ARS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6.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통계보정은 2019년 5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에 따른 성·연령·지역별 림가중 방식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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