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메카’ 남이섬 지켜주세요”
  • 경기 가평/김지영 기자 (young@sisajournal.com)
  • 승인 2019.08.0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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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제2경춘국도 교량 남이섬 관통 계획에 지역 주민 강하게 반발
7월10일 전명준 (주)남이섬 대표가 제2경춘국도 교량 모형을 가리키며 교량 건설로 인한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시사저널
7월10일 전명준 (주)남이섬 대표가 제2경춘국도 교량 모형을 가리키며 교량 건설로 인한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시사저널

‘추억의 엠티(MT)’ 장소, ‘한류(韓流) 메카’인 강원도 춘천 남이섬과 자라섬을 관통하는 제2경춘국도 교량 신설을 놓고 관계당국과 지역주민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원주국토관리청은 금남JCT와 남이섬·자라섬을 관통하는 노선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인 이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되면서 후속절차가 고속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남이섬을 오가며 연간 300만 명의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선박 운항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남이섬 일대 주민들은 “제2경축국도가 기존안대로 추진되면 남이섬을 오가는 선박 안전이 크게 위협받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 엔 최대 138톤 규모의 여객선(선박 길이 26.4m)을 비롯해 도선 8척이 연중무휴 왕복 운항하고 있다.

수면에서 교각까지 물 높이는 댐의 수위 조절에 따라 변한다. 이 때문에 지난 2월28일 부산 광안대교 러시아 선박 충돌과 같은 사고가 재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지역주민들 주장. 교각 위에서 떨어지는 고드름이나 쓰레기, 투척물 등으로 유람선에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북한강은 짙은 물안개로 배 안에서 시야확보가 어려운 수역이기도 하다.

 

교량 건설 시 선박 운항 안전 위협

김철승 목포해양대학교 교수는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 수역은 우리나라에서 수상 혼잡도가 높은 지역”이라며 “교량이 설치될 경우 항로설계기준, 관계기관과 이용자 의견수렴, 선박 조종시뮬레이션을 통한 선박의 통항안전성 평가 등 해상교통안전진단 선행이 필수”라고 주문했다.

선박 전문가들은 홍수기엔 선박 운행이 더 위험해 진다고 지적한다. 북한강 상류에서 떠내려 온 쓰레기와 부유물이 교각에 걸려 물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정체시켜 선박의 냉각수 계통과 스크류 등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부유물과 모래퇴적층이 쌓임으로써 지속적인 준설을 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선박 운항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김진만 한국관광유람선협회 회장은 “지난 5월 발생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참사는 교량이 없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였다. 내·해수면 가릴 것 없이 교량은 지장물일 수밖에 없어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면서 “국토부에서 계획한 제2경춘국도 남이섬 부근 교량 위치는 연간 10만 회 이상 운항하며 국내외 관광객 300만 명을 실어 나르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또 “지역균형발전도 중요하지만 국민 안전과 직결된 만큼 관련부처에서 심도 있게 고민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남이섬 일대 자연생태계 파괴 우려

지역주민들은 남이섬 관광객뿐 아니라 남이섬 일대 레저수상시설 연간 이용객 수백만 명의 안전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한다. 남이섬 선착장 인근의 한 주민은 “남이섬과 자라섬을 관통하는 다리를 세우더라도 인명사고가 나지 않을 안전한 다른 곳에 세워야 한다. 만약 여기에 세우면 반드시 대형사고가 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우 배용준과 최지우가 출연했던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로 유명해진 남이섬. 최근 5년간 연간 120여 개국 100만 명 이상 외국인이 찾고 있다. 여기에 우리 국민까지 합치면 연간 300만 명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되기도 했다.

교량이 세워지면 경기관광공사와 가평군, 남이섬 등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무동력 하강 레저시설인 짚와이어도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 짚와이어는 연간 10만 명 정도가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2경춘국도가 완공되면 이 지역 관광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데도 관계당국이 이에 대해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가 지난 6월21일부터 24일까지 경기도 가평군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포인트)에서 가평군 주민 10명 가운데 8명이 ‘(교량이 건설되면) 선박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지역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7월10일 강원도 춘천 남이섬에 온 관광객들이 관광버스 등에서 내리고 있다. ⓒ시사저널
7월10일 강원도 춘천 남이섬에 온 관광객들이 관광버스 등에서 내리고 있다. ⓒ시사저널

교량이 만들어지면 이 지역 자연생태계도 파괴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남이섬 일대는 천연기념물인 올빼미과 4종을 포함해 다양한 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이 일대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곤충과 나무열매 등 새들의 먹잇감이 풍부하다. 고목(古木)도 많아 야생조류 번식이 가능하다. 크고 작은 나무구멍들도 150개 이상 뚫려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면적 대비 가장 많은 종(種)과 개체수가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남이섬에선 저녁 10시 이후 소등하는 등 생태계 보존에 신경 쓰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전용도로인 제2경춘국도 교량이 건설되면 자연환경이 180도 바뀐다. 자동차 소음과 가로등 불빛 등으로 동식물 생태계가 교란되거나 파괴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명준 (주)남이섬 대표는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를 관통하는 교량이 세워질 경우 자연환경이 파괴될 뿐 아니라 선박운행이 힘들고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관광사업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현재 기획재정부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사업계획적정성 검토를 의뢰해 수행중”이라며 “해당 사업의 적정성이 확인돼 설계과업이 착수되면 (주)남이섬과 지역주민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세부적인 노선 계획 등에 대한 검토를 수행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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