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천 중구청, 인천항미래희망연대 특혜 제공 의혹
  • 인천취재본부 이정용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19.08.1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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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교부 신청 서류 미제출…평가서엔 ‘적합’
공익실적 ‘시민대토론회’ 1건 불구 보조금 지원
사무실 임대 공고절차 아예 빠져…현행법 위반

인천시 중구가 ‘보조금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인천항미래희망연대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시사저널 인터넷 판 8월5일자 ‘[단독]인천항미래희망연대, 보조금 횡령 의혹 불거져’ 참조)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누락됐는데도 보조금을 지급하고, 중구 홈페이지(누리집) 공고 등을 거치지 않고 사무실을 임대해 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인천항미래희망연대의 공익활동 실적도 인천 중구가 예산을 지원해 진행된 토론회 달랑 1건이어서, 보조금 지원 대상으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인천 중구청 전경. ⓒ인천 중구청 제공
인천 중구청사 전경. ⓒ인천 중구청

자기부담금 증빙서류 미제출…공익실적 부실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에 따르면, 보조금을 지원받으려면 보조사업비 대비 10~30%를 보유하고 있다는 현금 잔액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인천항미래희망연대는 2017년 2월 인천시 중구에 ‘항만 및 주변지역 활성화 사업’ 보조금을 신청할 때, 자기자금의 부담 능력(자기부담금)을 증명하는 현금 잔액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인천항미래희망연대의 자기부담금은 보조금 대비 30%에 해당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인천시 중구는 ‘지방보조금 지원사업 검토의견서’에 ‘자부담 능력이 있고, 보조사업 대상자로 적합하다’고 기재하고 5000만원의 보조금을 교부했다.

게다가 인천시 중구는 2018년 2월에도 인천항미래희망연대가 자기부담금을 증명하는 현금잔액증명서를 제출하지도 않았는데 ‘자부담 능력이 있고, 보조금사업 대상자로 적합하다’는 내용이 담긴 ‘지방보조금 지원사업 검토의견서’를 미리 작성해 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항미래희망연대가 보조금을 받기 직전에 제출한 공익활동 실적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인천항미래희망연대는 2015년 12월9일 ‘해양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시민토론회에는 537만원이 들어갔다. 이중 427만원(약 80%)은 인천시 중구가 투입했고, 인천항미래희망연대는 110만원을 부담했다. 이는 사실상 인천시 중구가 개최한 시민토론회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인천시 중구는 이 시민토론회를 공익활동 실적으로 인정하고 2016년 1월에 447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인천항미래희망연대는 인천시 중구가 427만원을 들인 시민토론회를 통해 447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은 셈이다.  

 

사무실 임대 과정서 ‘공유재산물품법’ 위반 의혹

인천시 중구는 2015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인천항미래희망연대에 약 5만원 수준의 월세를 받고 구청 소유의 건물 2층(43.6㎡)을 사무실로 임대해 줬다.

이는 인천시 중구가 공유재산및물품관리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구 소유의 재산을 대부할 경우, 대부지원 조건과 구비서류를 누리집 등에 공고해 누구라도 응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천시 중구는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인천항미래희망연대에 사무실을 임대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2015년 6월~12월까지는 아예 계약서도 없이 사무실을 임대해 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인천시 중구 문화예술과가 관리·운영하는 건물의 사무실을 항만 및 주변지역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는 단체에게 임대해 준 것도 눈총을 사고 있다.

인천시 중구 관계자는 “인천항미래희망연대에게 사무실을 임대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뒤늦게 파악했다”며 “지난해 12월 인천항미래희망연대에 사무실 사용 허가기간 만료를 알리고 사무실을 원상복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인천항미래희망연대 전 관계자는 “당시 보조금 교부에 필요한 서류들을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제가 됐다면 인천 중구청의 보조금 지원이나 사무실 임대 제공도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재정법 위반에 대해서) 단체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법을 어긴 것은 죄송하지만, 그동안 단체의 목표인 내항 재개발을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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