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총선 前 보수통합? 안철수·유승민·황교안 결단 필요”
  • 한동희 PD (firstpd@sisajournal.com)
  • 승인 2019.08.13 17:3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끝짱] 정계 개편 흐름 가시화 ‘보수통합론’ 급물살 타나

[시사끝짱]

■ 진행: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
■ 대담: 박형준 동아대학교 교수
■ 제작: 시사저널 한동희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 녹화: 2019년 8월8일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소): 이슈를 쉽고 빠르게 해설하는 시사저널TV의 시사끝짱. 박형준 교수님 모시고 얘기 나눠보고 있습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당을 나가면 유승민 의원과 통합을 논의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이른바 보수통합론에 대해서 갑론을박이 한창인데.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에 굉장히 다양한 시나리오가 이와 관련해서 거론이 되고 있고 또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에서 이미 일정한 폭의 정계 개편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인데. 교수님께서는 그동안에 보수세력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모색도 해 오셨고 또 이론가로서 많은 말씀도 해 오셨고 그렇기 때문에 남다른 생각을 갖고 계실 거 같은데, 어떻게 움직임 좀 보고 계신지요? 

박형준 교수(박): 저도 공녹을 먹었던 사람으로서 또 정치를 했던 사람으로서 지금 제가 현장에서 뛰고 있진 않지만 나름대로 공적인 열정을 갖고 있습니다. 그 공적인 열정은 그 탄핵 이후에 보수세력이 거의 궤멸 직전까지 갔다가.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을 이끌어왔던 주류세력이 사실상 저런 식으로 허무하게 무너지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고, 그걸 어떤 식으로든 혁신하고 재건해서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대안적 세력으로 만드는 일. 보수나 중도 쪽에서 정치를 했던 사람들의 공통 과제라고 생각이 돼요.

 

“現 보수세력, 자기반성과 혁신 실패”

박: 그런데 아쉽게도 그동안 자유한국당을 비롯해서 이 보수의 중심세력이 자기 혁신을 제대로 못해냈죠. 그래서 제 개인적으로는 혁신은 일단 자신이 추구해왔던 가치와 노선, 그리고 그동안의 정치적 행위에 대한 포괄적인 자기반성과 성찰 속에서 어떤 새로운 가치와 노선, 담론을 만들어내야 되는 과제가 있었고. 그것도 제대로 안 됐죠. 그래서 그 부분과 관련해서도 저도 관심이 많아서 최근에 보수의 재구성이라는 새로운 가치와 담론을 좀 이렇게 제시하는 책을 봄에 냈고요. 그래서 그건 나름대로 반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제가 이제 대한민국을 이끌어왔던 중심 가치가 뭐고 또 보수가 뭘 하려고 했고, 보수라는 사람들은 대개 이념을 정리하는 데에 능한 사람들이 아니니까 경험을 통해서 쭉 해왔던 사람인데. 그러나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나 또 대한민국을 이끌어왔던 기본적인 국가전략, 노선이 자유주의와 이 공화주의, 민주주의라고 그 틀 위에서 이루어진 거고. 그걸 여러 가지 얼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고쳐오면서 국민적 에너지와 함께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온 거다. 그리고 그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가져야 되고, 대신 무얼 잘못했는가에 대해서도 그 과정에서 만들어놓은 여러 가지 얼룩들에 대한 반성도 있어야 된다. 그런데 그 반성이 지금 제대로 안 이루어졌죠. 그러면서 지금 특히 젊은 세대들한테 이 자유한국당 같은 경우에는 매력을 잃어버렸잖아요. 

소: 외면받고 있죠. 

박: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혁신해서 통합하기에는 너무 늦었고, 통합을 통해서 혁신을 할 수밖에 없다.

 

“보수의 혁신, 통합만이 살길이다”

박: 통합 과정에서 뭘 바꿔야 되고. 당을 바꿔야 된다든지, 당명 바꿔야 된다든지, 노선을 바꿔야 된다든지, 공천 방법을 바꿔야 된다든지. 또 공천해서 새로운 인물을 교체를 해야 된다든지. 이런 게 다 혁신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통합을 통해서 혁신을 얻는 이런 전략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이제 그런 관점에서 보면 가을 정국에서 그 외교 사정이나 대북 문제나 뭐 이런 그 이슈들을 재끼면 국내 정치적으로는 야권의 정계 개편 이슈가 가장 중심적인 이슈다. 올 8월부터 이미 시작이 됐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며칠 전에 나경원 대표가 얘기한 것도 꼭 이렇게 준비된 방식으로는 되지는 않았지만 그런 거에 이제 예민하게 언론이 반영하고 이러는 것도 그게 굉장히 불씨가 될 수 있고, 상당히 새로운 티핑 포인트를 만들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그런 거거든요. 그런데 이제 그런 면에서 그 통합을 하되, 어떻게 할 거냐. 또 어떤 가치를 중심에 두고 어떤 사람들이 어떤 자기 개혁을 하면서 할 거냐 하는 게 이제 앞으로의 과제가 되겠죠. 

소: 이 형태를 보면 결국은 1차적으로 어제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을 보면. 바른미래당 쪽과의 통합을 자유한국당이 1차적으로 보고 있는 건 아닌가. 이런 분석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또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일부는 아니라고 또 목소리도 나와요. 그러니까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또 우리 공화당 그리고 외부에 있는 세력까지, 일종의 이제 4자 연대를 통해서 보수의 통합, 보수의 단일화되는 전선. 이것을 구축하는 작업이 과연 총선 전까지 가능하겠는가. 

 

“통합해야 취약 지지층 노릴 수 있어”

박: 저는 왜 통합을 하느냐, 이거를 조금 분명히 하면 그 문제에 대한 이 답안을 쓸수 있을 것 같아요. 통합을 하는 이유는 그야말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대안세력을 만들자는 거고. 그 대안세력을 만들자는 것은 단순히 그 60대 이상의, 또는 영남에 치우친 이 기존 보수정당의 응집력을 강화하는 게 아니라 정말 3~40대도, 20대도 돌아볼 수 있는. 그리고 보수, 특히 자유한국당 같은 경우에 취약계층이 3~40대, 2, 3~40대 여성이거든요. 거기서는 거의 궤멸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웃음) 

소: 여기 딱 스태프들 지금 나이네요. (웃음)

박: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웃음) 그런데 그런 쪽에 설득력을 갖고 매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는 정당인 거예요. 이유는 뻔하잖아요? 다들 알고 있는 굉장히 무슨 말 하면 다 똑같은 얘기죠. 예를 들어서 너무 마초 같다, 꼰대 같다, 또는 영남 기득권 같다, 또 국회의원들이 전부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고 그런다. 이게 이런 그동안의 비판. 그러니까 웰빙 정당이다, 대안이 없다, 등등 그동안 혁신이 부족해서 나온 문제들이잖아요. 그래서 이런 그거를 갖고서는. 특히 지금 문재인 정부에 이런 실정이라든지, 굉장히 위험한 국정 운영을 견제하려면 결국 건강한 보수세력이 다수의 의석을 가지고 견제를 해야 되는 거거든요. 문제는 건강한 보수세력이 지금 안 되고 있다는 게 문제고, 건강한 보수세력이 안 되면 대안, 그러니까 다수세력도 만들 수 없다는 거죠. 그러니까 우선은 이 건강한 보수세력을 만드는 일을 했어야 되는데. 그게 혁신인데 그걸 제대로 못했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이게 다수세력을 만드는 과정에서 건강한 보수세력을 만들도록 노력을 해야 되는 거예요. 이제 그런 점에서 보면 통합의 지점은, 예를 들어서 저는 한국의 정치 지형 가운데 중간의 한 30~40%의 유권자층은 스윙보트층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선거를 쭉 분석해 봐도 그래요. 그러니까 그 30~40%에서 스윙보트층이.

소: 경우에 따라 지지를 바꾸는. 

박: 그렇죠. 그 결집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면 바꾸죠. 그리고 또 그런 세력을 만들면 지금 오른쪽 끝에 있는 세력들이 있죠. 소위 우리공화당도 일부 그걸 하고 있고, 태극기 부대로 지칭되는 그분들도 있고. 그분들 가운데는 정말 애국자들도 많아요. 그리고 뚜렷한 신념을 가진 분들도 많이 있고 좋은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그런 분들이 전략적 선택을 마지막에 한다면 승리 가능한 세력, 그리고 앞으로 미래에 대안이 될 수 있는 세력 쪽으로 저는 전략적 선택을 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우선은 우리공화당하고 합류하는 게 아니고요. 우리공화당은 분열한 세력 아니에요. 그리고 그건 우리공화당이 지금 대변하고 있는 지지층이나 세력은 사실 어떤 면에서 보면 퇴행적인 부분들이 상당히 있는 거죠. 이게 보수의 미래가 되기는 어려운 거죠.

 

“황교안·안철수·유승민, 차이 극복하고 단일대오 만들어야”

그러니까 거기에 초점이 있는 게 아니고 결국 저는 바른미래당, 그것도 좀 넓은 의미에서 보면 바른미래당이라는 게 안철수계와 유승민계가 결합이 된 건데 이상하게 지금 바지사장을 앉혔는데 바지사장이 지금 주인 노릇을 하는 이런 경우가 돼 있는데. 그런 면에서의 어떤 기존의 안철수계와 유승민계까지도 대상으로 하는 그런 통합의 전략이 기본적으로 맞다고 생각합니다. 

소: 교수님께서는 안철수 전 대표나 유승민 전 대표도 결국 보수라는 큰 틀 속에서 총선 전에 같이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박: 저는 보수라는 말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그래서 야권 재편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 야권 재편 속에서 소위 자기가 중도라고, 보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어떤 가치면 동의할 수 있다고 하는 게 분명해지면 제가 보기에는 중도와 보수의 차이라는 건 그렇게 크지가 않아요. 자유주의나 민주주의나 공화주의 원칙을 제대로 지켜가면서 그 속에서 어떤 시장경제의 자율성과 유능한 정부에 대한 그 구상만 원칙적으로 동의를 할 수 있다면 가치와 노선에서의 차이는 크지 않을 수 있다. 이게 사실 중도라는 게 중간에 있는 게 중도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올 수 있는 길목을 지키는 이 노선을 가질 때 소위 동양철학에서는 그걸 적중이라고 합니다마는, 이 과녁에서 적중을 시키는 게 중도지, 진보와 보수 중간에 있는 게 중도가 아니에요. 그래서 그런 걸 인식을 새로 한다면 보수든 중도든 그들이 다 따라올 수 있는 길목의 비전을 누가 제시하느냐, 누가 더 설득력 있게. 그리고 그걸 통해서 심지어 진보 쪽도 ‘지금 국정 운영하는 세력보다는 이게 더 훨씬 망치는 노선이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을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저는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수통합’ 해법과 전망

소: 교수님, 결국은 그것도 주체세력의 문제가 중요하게 대두가 될 것 같은데. 그렇다면 현재의 자유한국당과 말씀하신 안철수, 유승민계, 우리공화당까지 포괄하는 일종의 다, 외부에서 흩어져서 하나로 새로 만드는 빅텐트적인 그런 쪽을 예를 들면 교수님께서는 보고 계신지, 아니면 어차피 지금 현재의 지형 속에서는 보수의 중심은 자유한국당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계신 건지요?

박: 어떤 경우에든 저는 흡수 통합하는 형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흡수 통합을 하면 통합 자체도 잘 안될 거예요. 그냥 전부 알아서 들어와라 이러면 누가 하겠어요. 그래도 가진 쪽에서 기득권도 내려놓고, 변화의 모습을 보이면서 통합이 돼야 작은 세력하고 통합이 되더라도 그게 시너지가 있는 거지. 그러니까 어려운 일이죠. 사실은 기존의 보수가 제일 욕먹는 게 기득권에 안주하려고 하는 것. 그리고 가진 건 절대 안 내놓으려고 하는 것. 특히 현역 국회의원들 같은 경우에 영남 의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영남 의원들 같은 경우에는 지금 자유한국당 걸 가지고도 내년 총선에 공천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을 하니까. 그런데 그들이 국회의원을 하는 이유가 뭐예요? 국정을 운영하라는 거고, 그거는 사익을 넘어서 공적인 영역에서 봉사를 하라는 거고, 그거는 자기의 신념윤리와 책임윤리를 갖고 하라는 건데, 막스 베버의 말을 말에 의하면. 그런 것들을 자기 그냥 밥그릇 챙기기 위한 걸로 이렇게 다 전환을 한다면 그건 사실 심판받아 마땅하죠. 그러니까 지도력의 문제죠. 저는 한국의 유권자들이 보수든 진보든 할 거 없이 상당히 공통점이 있습니다. 어떤 공통점이냐면 리더가 될 사람, 또는 이 정당에 대해서도 그런 요구가 많습니다마는,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게 변화와 결단이에요. 그러니까 변하지 않고 막 눌러앉아서 침대축구하듯이 하면 다 싫어해요. 보수도 싫어해요. 우리 대한민국이 굉장히 역동적인 나라였기 때문에. 에너지틱한 거를 좋아하지. 그냥 뭐 눌러앉아가지고 ‘어떻게든 지키겠다’하면 수비축구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황교안, 침대 축구하듯 당 운영해선 안 돼”

소: 황교안 대표가 역동적인 에너지틱한 스타일은 아닌 것 같은데요? 

박: 현재까지는 에너지틱한 거를 충분히 못 보여줬죠. 그러나 저는 그게 황교안 대표도 사는 길이라고 생각을 해요. 

소: 결국은 그쪽으로 갈 거라고 보십니까? 

박: 그렇게 설득력을 해야 되고, 또 가리라고 저는 봅니다. 본인이, 황교안 대표 입장에서 내년 총선에서 지면, 야권이 지리멸렬하고 분열된 상태에서 총선 치러서 만약에 졌다 그러면 그 책임은 어마어마하게 커지는 거예요. 또 황교안 대표 입장에서는 과거, 어쨌든 지난 탄핵당했던 정권에서 총리를 한 그늘이 있기 때문에 그것도 이번에 한번 크게 벗어던져야 되고. 

소: 진보든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 예전에 이런 말을 많이 했었는데 지금 상황은 보수의 분열 속에서 어떻게 하면 통합을 할 수 있느냐 문제가 또 현 정치권의 주요 핫이슈로 대두되는 상황입니다. 박형준 교수님 모시고 보수통합과 관련된 여러 가지 얘기 들어봤습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