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역풍 맞나…D램 품귀현상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8.1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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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하바라 매장 D램 가격 10~20% 상승…“수요 느는 상황에서 수출규제 여파 닥쳤다”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D램 가격이 최근 일본에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매장에선 품귀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D램 시장 점유율 70%가 넘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해 수급 전망이 불안해진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2010년 1월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의 한 매장 ⓒ 연합뉴스
2010년 1월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의 한 매장 ⓒ 연합뉴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8월13일 “도쿄 아키하바라(秋葉原) 상점에서 PC용 DDR4 8GB(기가바이트) D램이 2매 1세트에 8000~9000엔(약 9만3000~10만5000원)에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달 전보다 10~20% 높은 가격이다. 아키하바라는 일본 내 전자제품 유통이 가장 활발한 ‘IT 메카’로 통한다. 

D램 가격을 좌우하는 스팟(수시계약) 가격은 최근 1개월 새 20% 정도 올랐다. D램은 컴퓨터에서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한 메모리의 부품으로 쓰인다. 고화질 게임을 무리 없이 즐기기 위해선 D램 확장이 필수적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한·일 간 출동이 게이머들에게 예기치 않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표현했다. 

신문에 따르면, 7월 초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을 규제하면서 한국의 D램 공급이 막힐 것이란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컴퓨터 전문매장 ‘도스파라(ドスパラ)’ 아키하바라 본점에선 7월 중순부터 처리성능이 높은 D램을 중심으로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점포 관계자는 “값이 더 오르기 전에 물건을 사두려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1인당 판매개수를 제한하는 가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 전 세계 D램 가격은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올 6월 말 그 가격은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9월에 비해 60% 가까이 추락했다. 그러다 7월 중순부터 반등세를 보였다. 로이터는 “(D램 가격 상승은) 일본이 글로벌 메모리 제조사 톱2인 삼성과 SK하이닉스에 대해 수출 규제를 가한 뒤에 발생했다”고 썼다. 

두 회사가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올 2분기 74.4%에 달한다. 일본 노무라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7월12일 “한국 반도체 생산이 2개월여만 중단돼도 지구적 상황이 펼쳐진다”고 전망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BCN의 모리 에이지(森英二) 애널리스트는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게이밍용 D램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여파가 닥쳤다”며 “메모리 부품 품귀현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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