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 출신 하태경, ‘사노맹 해명’ 조국 정면비판 “위선 너무 심해”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8.1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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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후보자 “경제민주화 추구했던 활동” 발언에 하 의원 “어떻게 새빨간 거짓말을”
“사노맹 좇던 사회주의, 헌법 부정…나처럼 반성하는 줄 알았더니”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 시사저널 박은숙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 시사저널 박은숙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활동 전력에 관한 해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하 의원은 8월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 후보자가 오늘 기자들에게 1991년 당시 사노맹은 '경제민주화를 추구'했다고 말했다. 그 당시 함께 활동했던 사람들 모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새빨간 거짓말을 할 수 있는가"라며 "위선이 너무 심하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서울대 물리학과 '86학번'으로 조 후보자의 대학 4년 후배다. 그는 20대 때 민족해방(NL)계 학생청년운동에 투신해 당시 운동권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인물로 통한다. 

하 의원이 조 후보자를 저격하고 나선 것은 조 후보자의 사노맹 관련 언급 때문이다. 사노맹은 1980년대 후반 사회주의를 내건 노동자 계급의 전위 정당 건설과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목표로 출범한 조직이다. 조 후보자는 사노맹 산하 조직인 '남한사회주의과학원(사과원)' 강령연구실장으로 활동 혐의로 울산대 전임강사이던 1993년 수사를 받았다. 6개월간 구속 수감된 이후 대법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이날 앞서 조 후보자는 사노맹 활동으로 처벌받은 사실을 두고 "자랑스러워하지도 않고,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과거 독재정권에 맞서고 경제민주화를 추구했던 저의 1991년 활동" "미흡한 20대 청년이었으나 뜨거운 심장이 있었기 때문에 국민의 아픔과 같이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하 의원은 "(조 후보자가) 사노맹, 즉 사회주의노동자동맹이라는 이름에 있는 사회주의가 마치 경제민주화였던 것처럼 거짓말을 한다. 당시 사노맹이 추구했던 사회주의는 우리 헌법 109조의 경제민주화가 아니다. 자본주의를 전제하고 이를 보완한 사회민주주의 또는 경제민주주의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는 사회주의"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노맹의 사회주의는 구(舊)소련이나 북한과 유사한 것으로 자본주의를 폐지한 일당독재하의 사회주의다. 그래서 사노맹은 자본주의를 타도하기 위한 계급투쟁과 무장봉기를 선동했다"며 조 후보자가 속했던 사과원도 모기관인 사노맹과 똑같은 목표를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의 국보법 위반 혐의를 적시한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26세이던 1991년 7월 사노맹 산하 사과원에 가입해 1992년 3월 탈퇴했다. 아울러 조 후보자는 재판을 받을 당시 '사과원 활동을 후회했다'고 판결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 하 의원은 "(최근에 판결문 내용을 듣고) 조 후보자도 나처럼 1980~1990년대 반(反)체제 활동을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는 줄 알았다"면서 "그런데 오늘 보니 거짓말을 해가며 미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되지 말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과거에 반체제 활동을 했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가장 중요한 결격 사유는 위선의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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