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공사 현장서 승강기 추락…근로자 3명 사망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19.08.1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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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은 중경상…공사용 엘리베이터 해체 작업 중 ‘참변’

8월14일 오전 8시28분께 강원도 속초시 속초시 조양동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승강기가 추락해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속초경찰서와 현장 근로자 등에 따르면 이들은 자재를 실어나르는 공사용 승강기를 해체하는 작업을 하던 중 건물 15층 높이에서 추락했다. 이 아파트는 모두 31층 높이였다.

사고 당시 4명의 근로자가 공사용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해체 작업을 하고 있었으며, 그들 중 A씨(38), B씨(35), C씨(35) 등 3명은 사망하고, D씨(23)는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다.

지상에서 작업 중이던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 2명도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현재 이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지상에서 공사 자재 하역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목격한 한 동료 근로자는 "갑자기 위에서 '악' 하는 소리가 들려서 쳐다보니 승강기가 추락하고 있었고, 몇 초 지나지 않아 '쿵' 하고 떨어졌다"고 사고 상황을 증언했다.

이 근로자는 "불과 몇 초 사이 추락사고가 일어났고, 사고 장소로 달려가 보니 승강기는 박살이 나고 한 사람은 승강기 밖으로 튕겨 나와 있었다"며 "한눈에도 부상 정도가 심각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서 다른 작업을 하던 동료 2명도 구조물에 타박상을 입었다"며 "이런 사고가 일어나면 안 되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또 다른 근로자도 "'쿵' 소리에 놀라 살펴보니 승강기가 추락해 있었다"며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고 전했다.

동료 근로자들에 따르면 승강기 안에 있던 근로자 4명은 공사용 승강기 구조물을 철거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공사 현장에는 총 4기의 승강기가 설치돼 있었으며 최근 해체 작업이 실시됨에 따라 2기는 철거된 상태였다.

사상자들은 승강기를 타고 한 층씩 차례로 내려오며 승강기를 지탱하는 구조물을 해체하고 있었는데 15층 높이에서 떨어졌다.

사고 현장은 공사용 호이스트를 지탱하기 위해 아파트 공사 현장 외벽에 설치된 레일 형태의 마스트가 뜯어져 나가면서 바닥으로 추락, 종잇장처럼 파손돼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한 주민은 "30층 높이의 아파트 공사 현장 외벽에 설치된 공사용 호이스트 2기가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봤는데, 사고 직후 살펴보니 이 중 1기가 중간쯤에서 절단된 것처럼 외벽에서 뜯겨 있었다"고 전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소방 구조대 30명과 장비 10대가 동원돼 구조 작업을 벌여 50여 분 만에 구조를 완료했다.

경찰은 호이스트 해체 과정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현장 감식을 거친 뒤 공사 현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부실시공이나 안전 의무 소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감식 요원들이 8월14일 강원도 속초시 조양동 공사용 승강기 추락사고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식 요원들이 8월14일 강원도 속초시 조양동 공사용 승강기 추락사고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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