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우리공화당, 부정할 수 없는 ‘박근혜당’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9.08.19 14:00
  • 호수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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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리공화당을 움직이는가…옥중 박근혜 前 대통령 영향력 여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무효’를 외치며 서울 도심에 태극기가 휘날린 지 138주째(8월 셋째 주 기준). 지금도 경찰 추산 매주 1000여 명의 인파가 집결하는 가운데, 이들 중심엔 조원진·홍문종 공동대표가 이끄는 우리공화당이 있다. 현역의원 단 2명, 2% 겨우 넘는 지지율의 군소정당이지만, 최근 우리공화당을 지켜보는 정치권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진영에선 우리공화당발(發) 바람이 어디까지 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 논란과 지지율 하락 등 자유한국당의 위기에 따른 반사효과가 크다. 여기에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연대설이 계속되면서, 한국당 내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 총선 공천에 대한 우려 분위기가 짙어진 것도 우리공화당의 존재감을 높여주고 있다.

우리공화당은 2017년 대선 직후 창당한 전신 대한애국당 시절부터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부정을 주 정체성으로 삼고 있다. 당 지도부는 하루도 빠짐없이 회의·논평·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고 있으며, 조원진 공동대표는 매주 빠짐없이 편지를 통해 박 전 대통령에게 당 안팎 현안을 보고하고 있다(38쪽 기사 참조). 유일한 접견인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전달받는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은 당명 선정부터 인물 영입까지 당의 중요한 결정에 막강한 영향을 주고 있다.

당체제가 당분간 조원진 공동대표의 ‘원맨쇼’로 유지될 거란 예상을 깨고 지난 6월 홍문종 의원이 공동대표로 일찍이 합류한 것 역시 박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에 따른 것으로 알려진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홍 공동대표는 추석이 지나고 우리공화당에 입당할 계획이었지만, 박 전 대통령이 그를 지목해 우리공화당과 뜻을 함께하길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하면서 시점이 앞당겨졌다.

8월15일 광복절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우리공화당 당원들을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연합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시사저널 고성준
8월15일 광복절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우리공화당 당원들을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연합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시사저널 고성준

당 대표진, 매주 편지로 朴에 현안 보고

홍문종 공동대표 합류 이후 우리공화당은 본격적으로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조 공동대표가 당의 강경 투쟁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면, 홍 공동대표는 당의 확장성을 더욱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질적인 당의 실무는 홍 공동대표와 함께 당에 들어온 사무총장 권석창 전 의원과 대표비서실장 오경훈 전 의원이 책임지고 있다. 권 사무총장은 “고민이 많았지만 탄핵 반대라는 입장에 우선 공감했고, 이대로 가다가는 총선 전 한국당이 무너질 거란 생각에 우리공화당에 합류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 외에 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았던 서석구 변호사, 4선을 지낸 이규택 전 의원, 20대인 한근형 당 청년대표 등 6명의 최고위원이 당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대한애국당 서울시장 후보이자 인터넷 언론 뉴데일리 인보길 회장의 딸인 인지연 변호사가 수석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공화당은 일찍이 당내 조직국, 총무국, 법률행정국 등 전국 정당에 준하는 거대한 당 조직도를 꾸려놓은 상태다. 아직은 대개가 공석이지만, 머지않아 인사 영입을 통해 당 규모가 확대될 거라는 게 관계자들의 자신감이다.

태극기 집회 현장에서 탄생하고 성장한 ‘아스팔트 정당’이니만큼, 우리공화당은 ‘천만인무죄석방본부’라는 별도의 집단을 조직해 매주 집회를 주최·진행하고 있다. 허평환 전 기무사령관과 당 최고위원인 서석구 변호사, 이규택 전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매주 토요일 서울역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같은 날 시청 앞, 광화문광장 등지에서 집회를 하는 ‘일파만파’,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국본)’ 등 다른 태극기 단체들과 비교해 집회 규모가 가장 크다. 우리공화당은 8·15 대규모 연합집회를 분기점으로, 이들 집회단체와 연대해 외연을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금’ 누가 우리공화당을 움직이고 있는지보다 중요한 건, 앞으로 누가 입당해 총선까지 당을 움직일 것인가가 아니겠나”. 우리공화당 한 관계자는 “새로운 인물 발굴도 중요하지만, 현역의원들을 얼마나 더 끌어오느냐가 향후 당 입지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원진 공동대표 역시 한국당 내 의원들을 포함해 20여 명의 친박 인사들과 지속적으로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시사저널

서청원, 비례대표로 출마할 가능성 커

대표적으로는 ‘친박계 좌장’ 서청원 무소속 의원이 거론된다. 서 의원의 경우, 일찍이 우리공화당 입당을 결단한 후 시기와 모양새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 조원진 공동대표 역시 시사저널에 “서 의원은 이미 우리와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의원은 “서 의원은 건강 문제 등 여러 사정상 기존 지역구인 경기 화성에 출마하는 대신, 우리공화당 비례대표를 받는 쪽으로 결심을 굳힌 것 같다”며 “이미 우리공화당에 자금 등 다방면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 가운데엔 김진태 의원의 고민이 가장 깊은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 초 당 대표 전당대회를 치르며 김 의원 지지자들이 다수 한국당으로 입당하긴 했지만, 여전히 당 바깥 태극기 세력과 더욱 두터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복수의 우리공화당 관계자들은 황교안 지도부에 대한 비토 분위기가 커지고 지지자들의 요구가 계속되면 김 의원의 입당 가능성이 더욱 커질 거라고 말한다.

그 밖에도 당 대표진은 박순자·정갑윤·이주영·이장우 의원 등 한국당 중진들을 중심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과거 대표적인 친박계 의원으로 꼽혔던 윤상현·김재원·김태흠 의원 등은 우리공화당 합류를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변인으로 통했던 이정현 무소속 의원 역시 호남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우리공화당 입당 가능성은 희박하다. 원외 인사들 중에는 유정복 전 인천시장과 서병수 전 부산시장 등의 합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우리공화당 영입 인사들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당 지도부는 이러한 리스트 존재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향후 특정 친박계 의원들을 명시한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추가로 나와 우리공화당에 유리한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심 기대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우리공화당 입당 의사가 없더라도 자신의 이름이 담긴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오고 지지자들의 요구가 쏟아지면 거취를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석창 사무총장 역시 “적어도 과거 친박의 이름을 달고 박근혜 측근이라고 마케팅을 했던 사람들은 한국당에 남더라도 찜찜함을 떨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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