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 발언’조차 왜곡하는 DHC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8.15 13:2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DHC테레비 “불매는 언론봉쇄 아닌가”…한국지사 사과문 나온 날에도 ‘혐한 방송’ 이어가 

‘혐한 방송’으로 퇴출 여론에 휩싸인 일본 화장품 기업 DHC가 여전히 한국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지사는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본사는 “정당한 비평”이라고 주장했다. 

8월13일 서울의 한 화장품 매장의 DHC 제품 ⓒ 연합뉴스
8월13일 서울의 한 화장품 매장의 DHC 제품 ⓒ 연합뉴스

DHC의 자회사 DHC테레비(DHCテレビ)는 8월14일 홈페이지에 야마다 아키라(山田晃) 사장 명의로 ‘한국 언론의 DHC 관련 보도에 대해’란 제목의 공지문을 올렸다. 이를 통해 “우리 프로그램 뉴스 해설의 한·일 관계에 대한 담론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고 정당한 비판”이라며 “모두 자유로운 언론의 범위 내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프로그램 내용의 어디가 어떻게 ‘혐한’이고 ‘역사왜곡’인지 사실로써 구체적으로 지적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DHC 불매 운동에 대해서도 유감을 드러냈다. DHC테레비는 “한국 DHC가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 현지 직원은 DHC테레비 프로그램과 아무 상관이 없다”며 “이러한 상식을 넘어 불매 운동이 전개되는 것은 ‘언론봉쇄’가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는 DHC 한국지사인 DHC코리아의 입장과 배치된다. DHC코리아는 8월13일 사과문을 통해 “DHC테레비의 출연진의 모든 발언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며, 앞으로 DHC테레비와 반대의 입장으로 이 문제에 대처할 것임을 공식적으로 말씀드립니다”라고 밝혔다. 

DHC테레비는 한국지사의 사과문이 공개된 날에도 혐한 방송을 계속 내보냈다. 이날 유튜브 방송 ‘도라노몬(虎ノ門) 뉴스’ 출연자인 사쿠라이 요시코(櫻井よしこ)는 한국의 불매 운동을 두고 “어린애 같다”고 폄하했다. 이어 “한국이 뭘 하든 일본에는 별로 영향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출연자 햐쿠타 나오키(百田尚樹)는 “아사히 맥주를 버리는 게 실제로는 다 먹고 물을 넣어 버리는 것”이라며 “보여주기식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햐쿠타 나오키는 지난 7월30일 같은 방송에서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시켜 지금의 한글이 됐다”는 가짜뉴스를 발설한 장본인이다. 극우 소설가인 그는 2013년 아베 총리의 임명으로 국영방송 NHK의 경영위원을 2년 동안 맡기도 했다. 극우 언론인으로 분류되는 사쿠라이 요시코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반인권적 발언으로 악명 높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8월14일 페이스북에서 DHC테레비를 향해 “역사 공부를 제대로 하라”고 꼬집었다. 그는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못 받은 패널들이 나와 떠들어 대는 이야기들이다 보니 하는 얘기마다 늘 주변국들 뒷담화와 역사왜곡뿐”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동북아의 역사를 파괴하는 일본 DHC를 이젠 아시아에서 추방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