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 마을 식수에 정체불명 하얀 빛깔
  • 부산경남취재본부 허동정 기자 (sisa511@sisajournal.com)
  • 승인 2019.08.1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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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간 이용한 진교면 마을상수도에서 발생
하동군 “건강에 이상 없는 백수현상”
주민 “군이 나서서 수질 검사와 문제 해결 필요”
경남 하동군 진교면 양포리 한 가정에서 나온 정상적인 물과 비정상적인 하얀 물(오른쪽).
경남 하동군 진교면 양포리 한 가정에서 나온 정상적인 물과 비정상적인 하얀 물(오른쪽). ⓒ 시사저널 허동정 기자
경남 하동군 진교면 양포리 한 주민이 마을상수도 물을 받고 있다. 이 마을 다수의 가정에서 이런 하얀물이 나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경남 하동군 진교면 양포리 한 주민이 마을상수도 물을 받고 있다. 이 마을 다수의 가정에서 이런 하얀물이 나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 시사저널 허동정 기자

경남 하동군 주민 수 백 명이 우유 빛깔처럼 하얀 정체불명의 마을물을 마시고 있다. 주민 걱정은 태산인데, 이 하얀 물을 두고 하동군은 짐작만으로 건강에 문제없는 ‘백수현상’이란 견해다.

백수현상이란 수도관 속에서 물과 공기가 섞여 기포와 함께 밖으로 나올 때 물 색깔이 하얗게 변하는 것을 말한다. 해당 지역은 200여세대 400여명이 거주하는 경남 하동군 진교면 양포리 일원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인근 금오산에서 나오는 물을 1980년 즈음 시설을 만들어 40년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

시설을 통해 하얀 물이 나오고 더러는 부유물, 황토 침전물 등이 합쳐진 구정물 등도 나온다. 수질이 이렇자 주민들은 생수를 쓰거나 우물을 이용했고 아예 지하수를 판 예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하동군은 2008년께 지리산 물을 공급하는 광역상수도를 지역에 설치했다. 하동군은 당시 광역상수도 권장을 알리고 마을에 공문을 보내 마을상수도를 폐지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1년 관리비 4만원을 지불하고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마을물을 계속 사용했다. 금오산 물이 흘러넘쳤기 때문에 주민들은 비싼 광역상수도보다 아무리 써도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마을물을 선호했던 것이다.

이런 사정 등으로 광역상수도는 보조 수도로 전락하거나 사용률이 떨어졌고, 마을물은 수질이 나빠도 주민 대부분이 사용하는 상수도가 됐다.

지역 한 주민은 “광역상수도를 사용하려고 하면 마을물 밸브를 잠그고 광역상수도 밸브를 열어야 하는데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며 “그냥 싼 마을물을 켜 놓고 마음껏 사용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주민은 하얀 물이 소독 때문에 나오는 정상적인 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이사 온 몇몇 주민들은 수질 문제를 그냥 넘기지 않았다.

이들은 자치단체가 정확한 수질 검사 결과를 제시해 주민 걱정을 덜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주민은 “수십 년간 계속됐다는 물 문제에 대해 민원을 제기했다”며 “공무원이 방문했지만 백수현상이란 말을 하고 갔다. 찾아와준 건 고맙지만 짐작만으로 백수현상이라고만 하고 떠나 불안감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수도를 강하게 켜면 맑은 물인데, 약하게 하면 하얀 물이 끝없이 나온다. 어떤 때는 하얀 물과 황톳물이 섞이고 찌꺼기가 쌓인다. 하얀색은 1분정도 지나면 없어지지만 물이 없어지고 나서도 물 전체 색깔은 지저분할때가 많다. 아연이 녹아서 이럴 수 있다는 말도 들었다. 양치를 하고 밥을 할 때는 병에 걸릴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동군 관계자는 “2008년 양포리 지역 등 5개소가 광역상수도로 전환하면서 마을상수도를 폐지했고 하동군은 이 지역 마을상수도를 관리하지 않게 됐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마을 상수도물을 사용하고 있다. 관리는 마을 주민이 해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물이 이상하다는 연락을 받고 현장을 찾았다. 하얀물은 바로 맑은 빛깔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보아 백수현상으로 보였다. 못 믿겠다면 수질검사를 하겠다. 성적서가 나오면 마을 이장을 통해 연락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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