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도 12년간 ‘가습기 살균제’ 썼다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8.1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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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조위, 군 가습기살균제 사용 실태 조사 결과 공개

국군장병들이 12년간 가습기살균제에 광범위하게 노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8월19일 “지난 7월부터 군의 가습기살균제 사용 실태에 관한 조사에 착수한 결과,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약 12년 동안 육·해·공군 및 국방부 산하 부대기관 12곳에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조위에 따르면, 군병원의 경우에는 국군수도병원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가습기메이트’를 290개 구매·사용했으며 국군양주병원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같은 제품을 112개를 구매·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국군양주병원에서는 실제 피해사례가 드러났다. 군 복무 중이던 이아무개(30)는 지난 2010년 1~3월간 입원 당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됐고 폐섬유화 진단을 받았다. 그는 2017년 폐손상 4단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의 경우 기본군사훈련단에서 ‘가습기메이트’를 2008년 10월에 390개를 구매하고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공군 제8전투비행단에서는 2007년과 2008년에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을 사용한 사실도 밝혀졌다. 

육군에선 제20사단이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중대 생활관 내에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다. 또 해군교육사령부와 해군작전사령부, 해군사관학교, 국방과학연구소에서도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7개의 가습기살균제가 쓰였다.

최예용 특조위 부위원장은 “군은 적어도 지난 2011년에 가습기살균제참사가 알려진 이후에는 군대에서 살균제가 얼마나 사용됐는지 파악하고 피해자를 조사했어야 했다”며 “이제라도 실태를 조사하고 노출군인 중에 피해자가 없는지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지난 2011년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일어난 이후 즉시 사용금지 지시를 내린 바 있다”며 “현재까지 군 피해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전 부대를 대상으로 군의 피해 여부에 대한 실태조사를 확인한 이후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특조위는 군대 내 가습기살균제 구매·사용 목격자와 군 복무 중 가습기살균제로 의심되는 건강피해를 본 사람에 대한 피해 제보를 받는다고 밝혔다. 피해 제보는 특조위(1899-3183, 02-6450-3167)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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