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본 전범기업 스미토모, 인천서 ‘야금야금’ 배당금 챙겨
  • 인천취재본부 이정용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19.08.20 16:1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신홀딩스·스미토모전기공업, 자본 합작법인 설립…배당금 190억원 챙겨
‘아시오광산’ 등 144개 사업장에 조선인 강제동원…사죄·보상·배상 ‘모르쇠’

일본의 ‘스미토모 그룹’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불리는 ‘아시아태평양전쟁’ 기간에 전쟁범죄(전범)를 저지른 기업이다. 한반도와 중국, 일본 등 약 120곳의 사업장에 조선인을 강제로 동원해 노동력을 착취했다.

특히 2018년 10월30일 우리나라 대법원으로부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1억원씩 배상하라’는 확정 판결을 받은 ‘신일철주금(구 신일본제철)’은 스미토모 그룹의 ‘스미토모금속’과 신일본제철이 합병된 회사다.

하지만, 스미토모 그룹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강제동원 피해자자들에게 아무런 사죄를 하지 않았고, 어떠한 보상이나 배상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스미토모 그룹의 계열사 2곳이 인천시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서 있는 ‘주식회사 경신’에 50%의 지분을 투자해 놓고 거액의 배당금을 챙겨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신은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다. 2018년에 연매출 1조6000억원을 넘겼다. 김현숙 인천상공회의소 부회장이 경신의 회장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선 경신 본사. ⓒ이정용 기자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선 주식회사 경신의 본사 전경. ⓒ이정용 기자

 

스미토모 그룹과 경신홀딩스의 합작법인 ‘경신’

경신은 2004년 12월에 경신홀딩스와 일본의 스미토모 그룹의 자본 합작으로 태어났다. 경신홀딩스와 스미토모 그룹이 지분을 반반씩 나눠 갖고 있다. 경신홀딩스가 50% 지분을 갖고 있고, ‘스미토모전기공업’이 30%, ‘스미토모와이어링시스템’이 20%를 보유하고 있다.

스미토모전기공업은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대일항쟁기위원회)’가 지정한 전범기업이다. 또 스미토모 그룹의 계열사들 중 스미토모강관과 스미토모고무공업, 스미토모금속광산, 스미토모오사카시멘트, 스미토모화학, 신일철주금 등도 전범기업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대일항쟁기위원회에 따르면, 스미토모 그룹은 대일항쟁기에 한반도 43곳과 미크로네시아 3곳, 중국 2곳, 일본 66곳 등 144곳의 사업장에 조선인을 강제로 동원했다.

특히 스미토모 그룹이 소유했던 아시오 광산은 강제로 동원된 근로자 2421명 중 820명(33.8%)이 탈출할 정도로 노동이 가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스미토모 그룹은 1945년 10월에 연합군총사령부에 의해 해산됐지만, 1949년부터 스미토모 그룹의 직계 12개사 사장들이 조직한 ‘백수회’를 통해 재건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전범기업으로 확정된 스미토모화학과 스미토모금속공업, 스모토모고무공업, 스미토모전기공업에 2015년 6월 기준으로 약 282억원을 투자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전범기업 스미토모 그룹, 경신서 해마다 배당금 챙겨

경신은 김 회장의 아들 이승관 대표이사와 일본인 니시다 마치오 대표이사가 공동으로 경영하고 있다. 자동차의 중추신경에 해당하는 각종 배선 등을 제조하고 있다. 주요 제품은 ‘자동차 와이어링 하네스’와 ‘완속 충전기’, ‘고전압 박스’ 등이다.

경신의 출발점은 1974년 9월에 설립된 경신공업이다. 경신공업은 당시 현대자동차가 만든 국내 최초의 국산자동차 ‘포니’의 ‘와이어링 하네스’를 생산했다.

현재 경신의 주요 거래처는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등이다. 탄탄한 거래처를 바탕으로 매출도 급상승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신의 매출액은 2005년에 4224억원 수준이었지만, 2018년에는 1조6046억원으로 약 3.8배나 뛰었다.  

경신은 2008년부터 해마다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2018년까지 총 379억3000만원을 배당했다. 지분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배당금의 50%는 스미토모전기공업과 스미토모와이어링시스템에 나눠 지급됐다. 189억6500만원을 전범기업과 전범기업의 관계회사가 챙겨간 셈이다.

경신은 특히 2017년에 5억2000만원 상당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도 60억원을 배당했다.

스미토모 그룹의 전범기업 계열사가 인천에 자리를 잡는 과정에 잡음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2011년 3월 경신이 송도국제도시 지식정보산업단지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투자를 결정했을 때, 당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스미토모 그룹 관계자들에게 투자에 대한 감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최근 우리나라 국민들 사이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여세를 감안해, 정부와 인천시도 경제외교를 통해 인천에 들어서 있는 일본의 전범기업들에게 사죄나 보상, 배상을 받아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