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조국 “비판 겸허히 받아들인다”
  • 김재태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8.2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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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부정 입학’ 의혹에는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정면돌파 의지 피력

딸의 외국어고 재학 시절 이공계 대학 논문 작성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자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정당한 비판과 검증을 달게 받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딸이 논문 덕분에 대학과 대학원에 부정 입학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 시사저널 최준필
ⓒ 시사저널 최준필

조 후보자는 8월21일 오전 인사청문회 사무실이 꾸려진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하면서 "더 많이 질책해 달라"며 "정당한 비판과 검증은 혹독해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조국 후보자는 딸의 의학 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 등 각종 의혹에 대해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국회 청문회에서 정확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교생이었던 딸의 의학 논문 제1 저자 등재와 관련해 '부정 입학' 논란까지 이는 것에 대해서는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절차적 하자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선친의 묘소까지 찾아가서 사진을 찍고 손자손녀 이름까지 공개한 것도 개탄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와 제 가족의 부족한 점을 꼼꼼히 들여다보지 못한 채 대한민국 법과 제도 개혁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며 "성찰의 계기로 삼아 긍정적인 사회 개혁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8월21일에도 조국 후보자의 딸과 관련한 의혹을 두고 공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8월21일 서울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하며 조 후보자의 딸이 2014년 2월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졸업 후 같은 해 3월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환경관리한 전공으로 입학하면서 장학금 401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은 8월에도 2학기 장학금 401만원을 받았다. 같은 해 6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 입시원서를 낸 지 두 달 만이다. 조 후보자의 딸은 의학교육입문검사(MEET) 점수가 반영되지 않는 자연계 학사학위 전형으로 부산대 의전원에 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의전원에 합격한 조 후보자의 딸은 합격한 다음날인 10월1일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질병 휴학계를 냈고, 1년 뒤 재등록하지 않아 제적 처리됐다.

곽 의원 측은 당시 조 후보자의 딸이 서울대 총동창회가 운영하는 장학재단 '관악회'에서 장학금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관악회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다. 조 후보자의 딸은 서울대의 추천을 받아 장학금 수혜 대상자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곽 의원은 조 후보자가 신고한 일가의 재산은 56억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였던 아버지의 음덕이 작용해 공짜로 대학원을 다닌 것 아니냐"며 "서울대 학적을 의전원 입시용 징검다리로 이용하면서 다른 학생들의 입학·장학금 기회를 빼앗는 것이 조 후보자가 말한 정의, 공정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조 후보자의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은 '강대강'의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사모펀드 투자 논란과 위장매매·위장이혼 의혹에 이어 제기된 딸 입시 특혜·아들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야당의 사퇴 공세에 "지독한 신상털기·인격살인"이라면서 역공을 취하고 있다. 이에 ㄷ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은 민감한 이슈인 딸 입시 문제를 파고들면서 사퇴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 과정에서 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 책임론까지 거론하면서 확전을 시도하자 민주당은 "탄핵 무력화 시도·정권 흔들기"라고 반발했다.

여야가 '문(文)의 남자'로 불리는 조 후보자 인사 검증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 임기 반환점(11월)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면충돌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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