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운명, 이거 터지면 정말로 끝난다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jongseop1@naver.com)
  • 승인 2019.08.26 10:00
  • 호수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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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자녀.지역에 대한 여론 흐름에 따라 결정될 듯

특히 문재인 정부는 촛불 민심의 지원을 받아 탄생한 정권이라 지난 정부와 대비되는 도덕성은 필수조건이다. 후보자와 후보자 가족의 문제는 결코 별개가 아니다. 대통령선거에 3번이나 도전했지만 권좌에 오르지 못했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본인의 능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아들의 병역 문제로 낙마했다. 한 나라의 대통령 자리에 오를 인물이 자녀 관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은 치명적이었다.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는 누구라도 선망하게 되는 개인적 배경을 만들어왔다. 국내 최고 학벌에 모교의 교수가 되는 기회는 아무나 누리는 게 아니다. 그래서 민심은 더 높은 기준의 잣대를 들이대도 그 이상을 충족시키는 후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각종 의혹이 불거짐에 따라 조 후보자의 청문회는 더 이상 통과의례가 아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3가지 위협 요인이 드러난다. 돈, 자녀, 지역이다.

조 후보자의 운명은 우선 ‘돈’에 달렸다. 지금 제기되고 있는 의혹은 모두 가짜뉴스라고 조 후보자 측에서 해명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꽤 많은 재산 규모에다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좀 복잡한 부동산 거래는 적어도 조 후보자 같은 인물에 대해 제기되는 의혹으로는 믿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재벌 기업 중 하나인 현대그룹 집안인 정몽준 전 의원이 대선후보로 출마했을 때도 재산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당연히 재산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이겠지만 그렇지가 않았다. 고 정주영 회장으로부터 재산 승계를 받은 내용부터 시작해 기업 운영과 관련된 세금 납부 관련까지 탈탈 털리는 수준이었다. 금전 관련 이슈가 치명적인 이유는 조 후보자의 가장 강력한 우군인 화이트칼라층(사무직)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화이트칼라층은 소위 근로소득자다. 모든 소득은 유리지갑처럼 세무기관에 노출되어 있고 박봉의 급여로 수십억원대 투자를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018년 12월3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018년 12월3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사모펀드 투자에 화이트칼라층 반감

조 후보자가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매우 큰 액수의 사모펀드 투자를 했다는 것도 평균적인 삶을 사는 화이트칼라층이 받아들이긴 힘겹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8월13일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한 것에 대한 평가’를 물어본 결과 화이트칼라층에서는 10명 중 7명 정도가 지명 찬성으로 나타났다. 전체 찬성 평균보다 무려 20%포인트나 더 높다. 압도적인 지지다. 그런데 이 조사 결과는 각종 의혹들이 불거지기 전의 이야기다. 의혹이 본격화되기 전임에도 가정주부층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지명 반대 의견이 54.4%로 절반을 넘겼다. 화이트칼라층은 더욱이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다. 즉 문 대통령 지지층이 조 후보자를 지원하는 격인데 관련 의혹이 화이트칼라층에 주는 영향에 따라 문 대통령도 그 후폭풍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당장 8월19~20일 실시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2주 연속 하락한 46.7%를 기록했다. 조국 후보자 임명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자녀’ 문제다. 공직자들 중 일부는 자신들이 가진 정보력과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가족들이 특혜를 받는 사회적 물의를 저질러왔다. 제대로 반듯하게 잘 산 것이 아니라 각종 재테크를 통해 잘살아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적인 지위를 이용해 자기 가족들끼리 호의호식한 ‘나쁜 공직 후보자’를 가려내야 하는 역할이 민정수석에게 놓여 있었다. 그런데 현 정부 들어 각종 인사 참사가 뒤따랐지만 그것은 후보자의 개인적 비리 문제일 뿐 인사 담당자의 책임과는 거리가 멀다고 보았다. 그러나 조 후보자의 각종 의혹이 부각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인사 문제에 민정수석의 책임이 없었다는 해명이 더 이상 설득력을 얻기 어렵게 되었다. 더구나 법무장관 후보자를 철저하게 검증했어야 할 후임 민정수석까지 그 역할이 미흡했음을 역설적으로 인정하는 꼴이다.

PK 총선 구도에도 영향 미칠 듯

자녀 문제는 고위 공직자의 검증에 있어 필수적인 항목이다. 특히 학생운동권 중심에서 활동하며 당대 학우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현재는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며 많은 20대 대학생들의 롤모델이 되어왔던 조 후보자다. 자신으로부터 배움을 받는 젊은이들에겐 정의를 이야기하면서 자신은 그렇지 못했다면 표리부동하다. 조국 전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임명에 가장 적극적인 찬성 여론을 보인 계층이 40대다. 90년대 학번들이다. SNS를 통해 사회적 규범을 강조해 온 조 후보자였기 때문에 40대의 지지를 꾸준히 받았다. 오마이뉴스 여론조사 결과 40대의 조국 후보자 지명 찬성 여론은 응답자 10명 중 6명이 넘는다. 반대보다 2배 이상 찬성 의견이 많을 정도다. 그러나 이것 또한 자녀 의혹이 부상하기 전이다. 화이트칼라층과 마찬가지로 40대는 우리 사회의 중간 지대에 있다. 특히 자녀 교육은 가장 큰 관심사다. 정시와 수시로 나뉜 대입 수험생이 있는 집은 온 가족의 신경이 곤두서 있다. 그런데 조 후보자 딸의 진학이 40대 계층들의 일반적인 이해 범주를 벗어난다면 이것이야말로 큰 위기다. 자신의 일보다 자녀 관련 문제에 더 예민한 것이 일반적인 부모의 태도다. 조 후보자에 대해 20대는 오차범위 내 지명 반대 의견이 조금 더 높을 정도로 연령별 반응이 엇갈린다.

셋째로 조 후보자의 운명은 ‘지역’에 달렸다. 조 후보자의 법무장관 지명은 1차적으로 강도 높은 검찰 개혁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적인 이미지와 호감도를 가지고 있는 조 후보자가 법무장관으로서 성공적 검찰 개혁을 해냈을 경우 총선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분리해 설명하기 어렵다. 특별히 조국 후보자의 고향인 부산은 내년 총선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조 후보자가 PK(부산·경남)에서 더 많은 호감도를 쌓는 경우 내년 총선에서 여당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안 봐도 비디오다. 그렇지만 의혹이 본격화되기 전에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PK 지역은 찬반이 비슷했다. 지역 출신이 법무장관에다 대선 후보로까지 거론되지만 다수의 호응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주로 더불어민주당의 강세가 점쳐지는 수도권조차 지명 찬성이 48.3%, 지명 반대가 43.3%로 큰 차이가 없다. 부산은 연고지이고 이번 논란의 중심 무대가 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조 후보자 관련 논란이 어떻게 각인되느냐에 따라 내년 총선의 여당 도우미에서 여당의 부담이 되는 널뛰기 상황이 예상된다.

아직 의혹은 의혹일 뿐이다. 그렇지만 조국 후보자의 해명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방식보다는 국민들로 하여금 진실이 무엇인지를 믿도록 제대로 소명하는 일이 더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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