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 반려동물’ 맞춤형 건강관리법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8.29 15:00
  • 호수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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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한 동물사전] 10살 이후 신체기능 저하…영양 관리, 자세 교정 등 필요

마냥 활발하던 반려동물이 어느 순간 구석에 웅크려 있거나 낮잠 자는 시간이 늘어난다면? 갑자기 배변 실수를 하고 항상 앞장서서 잘 찾아다니던 길을 헤매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런 변화된 모습에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겠지만, 앞서 언급한 증상들은 노령 반려동물에게 흔히 나타날 수 있다. 노령 동물로 접어드는 시기는 동물·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10살 이후로 본다. 

반려동물은 노령 시기가 찾아오면 체내에 많은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기존과 똑같이 관리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만들 수 있다. 노령 시기의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에 맞게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노령 시기가 되면 전반적인 장기 기능이 저하된다. 음식물을 소화해 흡수하는 기능이나 외부 질병에 대항하는 면역력, 혈액을 순환시키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심장과 신장의 기능 등이 점점 떨어진다. 기초대사량은 감소해 체지방이 늘어나고 체내 수분 함량이 감소하면서 피부가 늘어지고 주름지는 모습이 눈에 띈다. 골밀도가 감소하고 관절연골의 마모로 인한 근골격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전반적인 활력이 저하된다. 

노령기의 부족한 장기 기능을 보완해 주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영양학적 관리가 요구된다. 활동량이 적어지고 기초대사량도 적어지는 시기이기에 동일한 열량, 동일한 지방이 함유된 사료를 지속적으로 먹인다면 자칫 비만으로 이어져 병을 키우는 꼴이 된다. 지방 함량은 적고 소화 흡수가 용이한 양질의 단백질로 만들어진 사료를 선택하는 게 좋다. 단백질의 경우 가공이 덜 된 원료를 사용할수록 소화 흡수율이 좋다. 가령 생 닭고기를 원료로 한 사료가 건조 닭고기를 원료로 사용한 닭고기에 비해 소화 흡수율이 높다. 부족한 면역력을 보완해 주기 위해 항산화 성분이 함유된 사료를 먹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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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사료 고를 땐 수의사와 상담해야 

영양학적 요구의 차이가 분명하기 때문에 노령견 전용 사료가 시중에 나와 있다. 이런 사료를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노령견 전용 사료는 단백질 함량이 높다. 신장 질환을 앓는 반려견이 섭취하면 자칫 체내 질소 함량을 높여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사료를 바꾸기 전에 건강검진과 수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또한 노령 시기에는 심혈관·근골격계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이에 맞는 자세 교정과 운동이 요구된다. 공놀이처럼 흥분을 유발하거나 관절을 순간적으로 무리하게 움직이는 운동보다는 주변 냄새를 맡으며 안정감을 찾을 수 있는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관절에 좋지 않은 여러 가지 자세를 교정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앞발을 들거나 점프하는 행동, 미끄러운 바닥에서 뛰거나 방향을 전환하는 동작은 관절의 정상적인 운동 범위를 넘어서는 힘이 작용해 고관절, 무릎관절에 악영향을 주므로 반드시 교정해야 한다. 

반려동물을 안는 자세도 중요하다. 허리가 일직선으로 선 형태로 오래 안게 되면 척추관절에 무리가 되기 때문에 허리는 수평하게 그리고 네 다리를 모두 받쳐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려동물 노령기에는 보호자의 주의 깊은 관찰이 요구된다. 그리고 1년에 최소 한 번 이상 건강검진을 통해 아프기 전에 미리 예방해야 한다. 질병에 걸리더라도 노령 시기에는 무리한 치료가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고 생명을 잃게 할 수 있다. 담당 수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반려동물의 정확한 상태를 평가하고 행복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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