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인재 육성 방아쇠 당긴 정부
  • 변소인 시사저널e 기자 (byline@sisajournal-e.com)
  • 승인 2019.08.23 14:00
  • 호수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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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원 3곳에서 8곳으로 확대…비전공자 대상 교육과정도 개설

정부가 인공지능(AI) 인재 육성의 방아쇠를 당겼다. AI 육성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특히 대학을 위주로 막대한 투자를 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AI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한 것이다. 우선 AI 전문대학원을 현재 3곳에서 8곳으로 확대해 2023년까지 관련 인력 배출 규모를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에서만 이뤄지는 비전공자 대상 AI 교육과정을 내년에는 4개 지방 거점도시로 확대한다. AI 온라인 교육 콘텐츠도 개발해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23년까지 AI 인재 등 20만 명 이상의 혁신인재를 육성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20년 DNA+BIG3 분야에 총 4조7000억원의 대규모 재정을 투자해 혁신성장을 확산시키고 가속화할 것”이라며 “핵심분야에 자원을 집중해 혁신성장을 타 분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한 도미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DNA는 데이터, 네트워크(5G), AI를 뜻한다. BIG3는 정부가 중점 육성 사업으로 발표한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자동차다.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19’에서 박일평 LG전자 CTO(사장)가 ‘더 나은 삶을 위한 인공지능’을 주제로 개막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19’에서 박일평 LG전자 CTO(사장)가 ‘더 나은 삶을 위한 인공지능’을 주제로 개막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23년까지 AI 인재 20만 명 육성

홍 부총리는 우선 2020년 DNA 분야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보다 47% 늘어난 수준이다. 또 AI 연구의 중요한 재료인 공공 데이터도 개방한다. 개인정보가 민감한 보건 분야 일부를 제외하고 공공행정·보건의료·금융 등에서 데이터를 개방해 민간 기업이나 연구소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공공 데이터 개방 분야를 2만8400개에서 14만2600개로 늘린다.

다음 달부터 국내에서 처음으로 대학원에 인공지능학과가 생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우선 고려대, 카이스트, 성균관대 등 3개 대학원에 인공지능학과가 개설된다. 추가경정예산을 토대로 하반기에는 추가로 2개 대학원도 선정해 내년 봄학기에 인공지능학과를 개설할 예정이다.

사단법인 한국인공지능학회 초대 회장인 이상환 고려대 인공지능학과 주임교수는 학과 운영을 앞두고 AI 인력난을 조만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 교수는 “현재 겪고 있는 AI 인재 인력난은 2년만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 같다”며 “지금 국내외에서 인공지능 박사 학위를 받고 나오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이다. 나중에는 연구원들이 기업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고려대 인공지능대학원이 주요 학술논문 수 기준으로 10년 안에 글로벌 20위권 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5년 안에는 40위권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국내 AI 수준은 아직 100위권에도 안착하지 못한 것으로 이 교수는 평가했다.

깊이 있는 연구를 위해 고려대 인공지능학과는 석사 과정을 배제했다. 기존에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이와 학부를 졸업하고 석·박사 통합 과정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한 이들 위주로 인원을 선발했다. 석사는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그 짧은 시간 안에는 인공지능을 다 연구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교수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몇 년만 하고 말면 안 된다. 꾸준하게 10년 정도는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며 “기술은 퀀텀점프가 어렵다. 그 이전에 수많은 노력과 에너지, 관심이 쌓여야 가능하다. 특히 인공지능 분야는 세상의 문제를 한두 사람이 푸는 것이 아니라 수백, 수천, 수만 명이 모여서 연구해야 하는 분야다. 그만큼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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