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 초저금리’ 시대 재테크 3대 전략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19.08.27 10:00
  • 호수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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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부동산 비중 낮추고 ‘인컴 자산’ 늘려야
ⓒ 시사저널 이종현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영화 《인터스텔라》의 명대사다. 숱한 위기를 극복하고 견뎌온 인류의 자세를 대변하는 이 말을 ‘인터스텔라 초저금리 시대’가 된 지금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한다. 초저금리는 재테크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자산 증식의 블랙홀에 빠진 것과 다름없다. 영화에서 중력이 아주 큰 곳에선 시간이 천천히 가듯 초저금리 국면에 접어들면 자산의 증가 속도가 낮아진다. 금리가 1%면 자산이 두 배가 되는 데 70년, 0.1%면 700년이 소요된다. 금리가 워낙 낮다 보니 장기로 두더라도 복리 효과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재테크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골머리를 앓는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주식시장은 활력을 잃어간다. 부동산시장은 정부가 계속 추가 규제를 예고하고 있다. 그렇다고 자산 가격이 잘 오르지도 않는다. 이러다 보니 연 5% 금리 특별판매 정기예금 상품(카카오뱅크)은 단 1초 만에 완판됐다. 소비자들은 0.1%포인트라도 이자를 더 주는 곳을 찾아 옮겨다니는 ‘금리 노마드(nomad·유목민)’를 자처한다.

문제는 금리가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3년1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한국은행이 올 4분기에도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그렇다. 미국이 지난 7월 금융위기 이후 10년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금리인하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에 초저금리 시대가 펼쳐질 것이란 얘기다. 그리고 이는 저금리로 인한 고통은 이제 시작이라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괴로운 건 약자다. 약자일수록 운신의 폭은 더 좁아지고, 실패로 인한 대가는 더 혹독하며, 떨어져야 할 낭떠러지의 깊이는 더 깊어지기 때문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의 시대다. 그럼에도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시사저널이 3대 재테크 전략을 제시한다.

ⓒ 시사저널 이종현
ⓒ 시사저널 이종현

1. 목표 수익률 4%로...‘원금 보전’도 선택지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향후 1년간의 목표 투자수익률은 연 3~5% 수준이다. 이런 수익률로 언제 돈을 모으나 싶을 수 있지만 그만큼 시장 상황이 불확실하다. 오히려 수익을 쫓기보다는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수적인 접근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특히 서민·중산층과 사회 초년생들은 안전성과 절세 등 기본에 충실한 재테크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은 4% 정도 수익률을 얻을 수 있게 자산 구조를 짤 것을 주문했다. 왜 4%대 수익률일까. 김 소장은 “4%라는 수익률은 안전성을 어느 정도 추구하면서 자산 증식의 블랙홀을 탈출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초저금리에서 수익률을 1%포인트 높일 때마다 자산 축적 속도는 가속적으로 빨라진다. 하지만 수익률을 높인다고 자산 축적 속도가 비례적으로 빨라지지 않으므로 적정한 수익률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무슨 말일까. 1%에서 수익률이 1%포인트씩 높아질 때마다 원금이 2배 되는 데 걸리는 기간을 보면 1% 70년, 2% 36년, 3% 24년, 4% 18년, 5% 14년, 6% 12년, 7% 10년, 8% 9년이다. 1% 수익률로는 원금 1억원이 2억원이 되는 데 70년이라는 시간이 걸리지만 4% 수익률에서는 18년으로 기간이 확 줄어든다.

김 소장의 설명이다. “적어도 수익률을 3%대로 올리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목표 수익률을 6% 이상으로 할 필요는 없다. 목표 수익률을 높이는 데 따르는 위험 증가를 고려하면 목표 수익률은 3~5% 수준이 바람직하다.” 그러면서 각자 성향에 따라 4% 수익률에서 상하 1%포인트를 다르게 가져갈 것을 주문했다. 보다 안정 선호 성향이 강하면 목표 수익률을 3%로, 보다 위험 선호 성향이 강하면 5%의 수익률을 노리라는 설명이다.

아예 기본 전략을 ‘원금 보전’에 맞추라는 조언도 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개인들은 기본적으로 ‘잃지 않음’에 주력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가능하다면 현금 보유를 늘리고 적극 투자보다는 원금을 지키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최 위원은 왜 이렇게 말할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온다면 과거와 다른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즉 1997년 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은 짧은 시간 큰 충격을 줬지만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빠른 회복세를 보였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1990년 이후 20년 넘게 진행돼 온 새로운 시장 창출과 유효수요 확대가 한계에 달했다는 진단인 셈이다.

그런데 문제 해결 방법이 뾰족하지 않다. 위기 때마다 빛났던 주요국들의 공조를 지금 기대하긴 쉽지 않다. 오히려 미·중은 계속 으르렁거리고 보호무역 장벽을 세우려는 나라는 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과거 위기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 왔던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데 있다. 위기의 징후는 과거와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데, 지금까지의 문제해결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으니 지금은 ‘보수적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2. 주식보단 채권 투자...BBB+ 등급 회사채 노려볼 만

4%대 수익률을 내기 위해선 어떤 자산 구조를 가져야 할까? 전문가들은 기존의 ‘예금, 부동산, 국내 자산’ 구조에서 예금, 부동산의 비중을 낮추고 ‘인컴 자산’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인컴(income)이란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이 아니라 이자, 임대료, 배당처럼 자산에서 나오는 현금 흐름을 말한다. 인컴 자산으로는 채권, 수익형 부동산, 리츠(REITs), 배당주 등이 있는데, 현금 흐름 변동이 크지 않고 자산 가격도 변동성이 낮은 편이다. 예금과 주식의 중간에 위치한 중위험·중수익 자산이라 보면 된다.

구체적으로 김경록 소장은 “3% 수익률은 글로벌 채권과 대체투자 등 인컴 자산을 적절하게 섞으면 가능하다”며 “글로벌 채권은 3%대 수익률이 가능하며 여기에 리츠와 같은 대체자산 수익률이 4~5%가 되면 수익 변동성을 감안하더라도 3%대 수익률은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주식 자산을 20% 정도, 안전자산을 10% 정도 포함시키면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채권 투자에 주목하라고 입을 모은다. 이유가 있다. 채권 수익률이 결코 낮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 금융시장에서 채권 수익률은 주식보다 월등히 높았다. 2011년 2050으로 시작한 종합주가지수가 여전히 2000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식에 투자한 사람의 경우 9년 동안 손해를 봤다는 얘기가 된다. 반면 A등급 회사채에 투자한 사람은 이자만으로도 30% 넘는 수익을 올렸다. 금리가 떨어져 채권 가격이 오른 것까지 생각하면 수익률 차이는 더 벌어진다. 기간을 더 넓혀 봐도 결과는 같다. 코스피 상승률을 가지고 계산할 경우 1990년에 투자한 1000만원은 현재 2403만원이 돼 있을 것이다. 서울 지역 아파트에 투자했다면 4061만원, 채권은 8161만원이다.

사실 일반인들에게 채권 투자는 낯설다. 하지만 최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다양한 채권을 기반으로 하는 펀드나 ETF 등 간접투자 상품들이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채권 중 BBB+ 등급 회사채와 금융지주회사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채권은 발행한 회사가 부도만 나지 않으면 기대했던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라며 “BBB+ 등급에 속해 있는 기업 중 대한항공 등 몇몇 회사는 주식시장에서 우량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부도가 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유망하다. 그리고 현재 금리가 4% 부근에 있다”고 설명했다.

신종자본증권은 금리가 높은 대신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금융회사로 지정되면 채권 이자 지급이 중단되는 채권이다. 청산 때 원리금 상환 순위도 밀린다. 일반 은행채보다 위험도가 높지만 은행이 부실해지지 않을 경우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없다. 이 전 센터장은 “외환위기처럼 특수한 경우가 아닌 한 은행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데 현재 해당 채권의 금리는 3%대 후반에서 4%대 초반 정도”라고 했다.

주식 투자를 해야겠다면 배당주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 금리보다 훨씬 높은 배당을 주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는데 이들은 주가 상승 시 투자수익까지 얻을 수 있어 매력적이다. 우리 주식시장에서는 전통적으로 통신, 유틸리티 기업들의 배당률이 높았다. 개념을 달리해 삼성전자처럼 분기 배당을 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매 분기 배당을 주는 회사는 일 년에 한 번 배당을 주는 회사보다 많은 돈을 나눠줄 가능성이 크다.

3. '절세'가 고수익 투자...‘4·3법칙’으로 연금을 산타처럼

이런 때일수록 ‘세(稅)테크’의 중요성이 커진다. 특히 연말정산의 각종 공제가 줄어들고 있지만 연금에 대한 세액공제는 여전히 짭짤하다.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해 정부가 연금 납입을 독려하며 세액공제를 비교적 많이(13.2%, 연봉 5500만원 이하 직장인은 16.5%) 해 주고 있다.

세액공제를 최대치로 받으려면 연금을 700만원까지 넣으면 된다. 세액공제를 최대한으로 받기 위한 700만원엔 IRP(개인형 퇴직연금) 같은 퇴직연금이 최소한 300만원(연소득 1억2000만원 초과는 400만원) 포함돼야 한다. IRP 계좌에 넣어야 할 돈이 ‘최소한 300만원’이므로 700만원 전부를 IRP에 넣어도 세액공제는 최대치로 받을 수 있다. 다만 개인연금이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더 다양하고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기도 더 수월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즉 직장인(연봉 1억2000만원 이하)이 세액공제를 받는 최적의 공식은 개인연금 400만원, IRP 300만원이란 결론이 나온다. 이렇게 연금을 부었을 경우 연말정산으로 92만4000원(연봉 5500만원 이하는 115만5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는 8000만원을 연 1.7%짜리 정기예금에 넣고 이자소득세(15.4%)를 뗀 뒤 받는 이자(115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미 두 상품에 가입해 연 700만원을 채워넣고 있다면 이제 수익률을 확인하고 운용 펀드를 재조정할 때다. 한번 연금을 넣고 나면 내버려두는 이들이 대다수(퇴직연금 가입자의 90.1%)인데, 수익률이 좋지 않은 연금은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좋다. 개인연금은 옮겨 타고 싶은 상품을 파는 금융회사가 일괄적으로 ‘이사’를 처리해 줘 편리하다.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비과세 금융상품인 상호금융권 출자금과 예탁금도 고려해 볼 만하다. 농협·신협·수협·새마을금고 출자금은 1인당 1000만원까지, 예탁금은 1인당 3000만원까지 이자·배당소득세 비과세 혜택(농특세 1.4%만 부과)을 준다. 비과세 예탁금 금리가 연 1.9%라면 연 2.2%짜리 일반 은행권 예금보다 오히려 세후에 받는 이자액이 더 많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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