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부정입학’ 5대 의혹, 그리고 해명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8.2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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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시작도 전에 하루 수차례 [단독] 쏟아져
조국 후보자 SNS 통해 해명하기 바빠…“청문회에서 자세히 소명할 기회 달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딸을 둘러싼 부정입학 의혹에 대해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인사청문회 일정이 잡히지 않은 조 후보자 측은 SNS를 통해 직접 해명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하루에도 수차례씩 부정입학 의혹 관련 보도가 쏟아지는 터라, 조 후보자의 해명에도 의혹은 눈덩이처럼 부풀고 있다. 조 후보자는 어떤 해명을 내놓았을까.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8월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1. 다 차려진 논문 상에 숟가락만 얹었다?

의혹 : 조 후보자의 딸 조아무개씨(28)는 2008년 서울 한영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재학 시절,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을 한 뒤 대한병리학회에 제출한 영어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됐다. 그러나 의학계를 비롯한 다수 전문가들은 의학 교육을 받지 않은 고등학생이 단 2주간 경험으로 제1저자 수준의 기여를 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명 :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정당한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한 결과”라며 절차상의 문제와 특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8월20일 “조씨는 당시 학교와 전문가인 학부형이 협력하여 학생들의 전문성 함양을 도와준다는 취지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이 과정에서 실험에 적극 동참하고 영어로 완성하는 데 기여해 해당 교수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논문에 대한 모든 것은 지도교수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후보자나 후보자의 배우자가 관여한 바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2. 논문 스펙이 실제 고려대 입시에 활용됐나?

의혹 : 조씨는 2010년 ‘세계선도인재전형’으로 고려대 생명과학대학에 입학했다. 문제는 조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이 대학 입시에 실제 반영됐는가 여부로 번졌다. 고려대 측은 논문 작성 과정 등에 하자가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절차를 거쳐 입학 취소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단국대학교와 대한의사협회 등에서 해당 논문의 윤리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해명 :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조씨가 고려대학교 입시 당시 자기소개서에 “단국대학교 의료원 의과학 연구소에서의 인턴십 성과로 나의 이름이 논문에 오르게 되었으며…”라고 언급은 했지만, ‘1저자’라는 내용은 없고 논문 원문도 제출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려대 내부 규정에 따라 5년이 지난 자료는 모두 폐기됐기 때문에, 고려대 측은 “현재로서는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각종 의혹과 관련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8월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각종 의혹과 관련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3. 조 후보자 딸은 시험 한 번 안 보고 의전원에 입학했다?

의혹 : 조씨는 현재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그런데 조씨가 한영외고 때부터 고려대와 부산대에 입학하면서 필기시험을 본 적이 없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외고는 유학전형 정원 외, 대학은 논문으로 수시 전형, 의전원은 면접전형으로 입학해 시험을 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해명 :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더 이상 후보자의 자녀가 부정입학 했다는 허위 사실이 유포되지 않기를 바라며 추후 관련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7학년도 한영외고 입시전형에 외국 거주사실만으로 정원회 입학할 수 있는 전형은 없고, 조씨는 영어 논술과 말하기 및 면접의 실기시험을 거쳐 합격했다” “2015학년도에 실시한 의학교육입문검사(MEET) 응시 성적 제출은 지원자격의 공통사항이므로 이를 부산대에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조씨가 응시한 수시 전형은 MEET 점수가 반영되지 않는 전형이었다. 해당 전형은 ▶국내 4년제 정규대학에서 자연계 학사학위 취득(예정)자 중 ▶학점(GPA)이 환산점수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이며 ▶ 영어공인인증시험 성적(당시 TEPS 651점, TOEFL 79점)을 만족하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다. 

 

4. 학부형끼리 알음알음 그들만의 리그…‘조국 캐슬’ 논란

의혹 : 조씨는 고교 3년간 12차례나 인턴을 하며 스펙 쌓기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그 중 일부는 조 후보자나 후보자 부인의 지인이 운영하는 인턴십 과정이어서, 불공정 논란이 일었다.

조씨는 2008년 12월 사단법인 유엔인권정책센터가 공모한 제네바 유엔인권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해 합격했는데, 당시 면접관과 조 후보자가 아는 사이였다고 알려졌다. 담당자가 소속된 위원회에 조 후보자가 위원장으로 있었던 데다, 서로 같은 서울대 교수였다는 것. 

또 조씨는 2009년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에서 3주간 인턴십에 참여하고 국제학술대회까지 동행했는데, 담당 교수가 조씨 어머니인 정아무개 동양대 교수와 친분이 있었다고 밝혀졌다. 게다가 면접장에 정씨와 조씨가 함께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명 :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조 후보자와 해당 교수는 당연히 아는 사이지만, 그것과 인턴 선발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다만 공주대 인턴 면접에 정씨가 동행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직 해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5. ‘황제 장학금’ 논란에 ‘먹튀’ 의혹까지

의혹 : 조씨는 부산대 의전원 입학 후, 성적 미달로 두 차례 유급했지만 지도교수가 설립한 장학회에서 6학기 동안 1200만원의 장학금을 수령했다. 그런데 해당 교수가 올해 부산의료원장에 취임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던 조 후보자가 임명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에 서울대학교 대학원 장학금 ‘먹튀’ 논란도 번졌다. 조씨는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입학해 서울대 총동창회 장학 재단인 ‘관악회’로부터 2학기 동안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조씨는 고려대 졸업생이었지만 서울대 추천을 받아 해당 장학금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조 후보자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그러나 조씨는 같은해 10월 부산대 의전원 합격 통보를 받고 서울대에 질병 휴학원을 제출해 미등록 제적됐다.

해명 :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조 후보자는 8월22일 “저와 저의 가족들이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이 컸던 만큼 가족 모두가 더 조심스럽게 처신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며 “집안의 가장으로, 아이의 아버지로서 더 세심히 살폈어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제도가 그랬다’ ‘법적으로 문제없다’며 내 몰라라하지 않겠다”며 “모든 것은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힐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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