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동물모형LED 조명, 3년도 채 안돼 ‘창고 신세’
  • 부산경남취재본부 황최현주 기자 (sisa520@sisajournal.com)
  • 승인 2019.08.26 16: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계약서 대신 지출결의서로 갈음… 어떤 조명 설치 했는지 알지도 못 해 '깜깜이 행정' 비난 자초

김해시와 김해가야테마파크가 거액을 들여 설치한 동물모형 LED 조명이 3년도 지나지 않아 창고 신세로 전락해 관리 소흘과 예산 낭비 지적에 직면했다. 또한 어떤 동물 모형을 얼마에 구입했는지에 대한 관련 서류에서 기린과 펭귄의 가격이 동일한 것으로 나타나 구입 과정에 허점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동물 조명은 2015년 12월 가야테마파크에서 먼저 시작했고, 김해시는 6개월이 지난 2016년 6월 별도로 동물모형 LED 조명을 구입해 설치했다.

테마파크는 13개의 동물모형 조명을 자체예산 998만원에 구입했고, 김해시는 6개의 동물모형조명을 시비 2046만원에 구입·설치했다. 하지만 19개 가운데 기린과 이글루를 제외한 17개는 변색, 파손 등의 이유로 작년 3월부터 창고에 방치돼 있다.

김해가야테마파크 가야무사 어드벤처 입구 잔디밭에 설치됐던 동물모형 LED 조명 17개가 파손과 변색 등 이유로 작년 3월부터 현재까지 창고에 방치돼 있다. 이것들이 원래 있었던 잔디밭에는 김해시에서 설치한 기린 한 개와 이글루 한 개만이 자리하고 있을 뿐이다. ⓒ시사저널
김해가야테마파크 잔디밭에 설치됐던 동물모형 LED 조명 17개가 파손과 변색 등 이유로 작년 3월부터 현재까지 창고에 방치돼 있다.  ⓒ시사저널

김해가야테마파크는 지난 2015년 5월 개관된 곳으로 김해문화재단 산하기관이다. 김해시를 대표하는 문화관광 명소 중 한 곳인 이곳은 금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많아 매년 가족단위 관광객이 자주 찾고 있다.

테마파크는 2015년 12월 M사와 998만원에 수의계약을 통해 조명을 구입했다. 당시 직접 전기 배선 작업을 수행한 직원 A씨는 구입한 조명의 종류가 사슴, 곰, 토끼, 오리 등 총 4종 13개로 기억했다. 

그런데 계약체결 현황을 살펴보면 ‘LED 동물조형물 구입’이라는 계약명이 명시돼 있을 뿐, 어떤 모형의 조명을 구입했는지, 각 단가가 얼마인지, 재질은 무엇인지 등 제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기재돼 있지 않다. 게다가 2015년도에 계약했다고 하지만, 계약년(연)은 빠져 있고, 12월 13일~12월 29일 날짜만 표기돼 있다. 테마파크 측은 이에 대한 별도의 계약서를 가지고 있지 않다.

A씨는 “2000만원 이하 수의계약이기 때문에 계약서 대신 지출결의서로 갈음해서 법적으로 문제없고, 계약서는 중요하지 않다”며 “지출결의서에 일반적인 계약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고 해명했다.

동물모형 조명이 인기를 끌자 김해시는 2016년 6월 빛축제 공사를 하면서 D사를 통해기린 한 개와 펭귄 네 개, 이글루 한 개 이렇게 여섯 개의 조명을 추가 설치했다.

김해시는 공사가 시작된 6월 조명 네 개를 1236만원에 구입했고, 8월 초 공사가 설계 변경되면서 추가로 조명 두 개를 810만원에 구입, 총 2046만원을 지출했다.

그런데 시가 구입한 조명들은 크기와 암수 등 차등을 두지 않고 일괄적으로 개당 341만원이 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D사가 8월 11일 작성한 납품서 산출내역에는 동물모형조형물, LED 동물모형/DC24/300W, 수량 6개, 단가 341만원, 금액 2046만원으로만 표기돼 있을 뿐 자세한 모형에 대한 내역이나 각 단가는 기재돼 있지 않았다.

하지만 김해시는 기린과 펭귄의 가격이 동일하게 341만원이냐는 질문에 “D사와 납품계약에는 자재비와 설치비, 노무비 등이 포함되어 있어 단가만 따지면 곤란하다. 납품된 조명의 종류가 무엇인지 등 자세한 내역은 설계도를 봐야 알 수 있으니 정보 공개를 청구하면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동종업계 종사자들은 "동물 모형에 따라 투입되는 전선이나 전구의 숫자가 달라지고 설치비도 차이가 난다"며 "동물의 크기와 무관하게 일괄적인 단가책정은 보기 힘든 장면"이라고 말했다.  

한편, 테마파크와 김해시는 창고 속 조명의 재활용 여부를 두고도 엇갈린 의견을 드러냈다. 테마파크는 “재활용 목적으로 창고에 임시 보관 중”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렇지만 시는 “수리비용이나 새로 구입하는 비용이나 동일하기 때문에 폐기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