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조국 딸만 유일하게’ 의혹들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8.23 16:5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학금, 수상·인턴십 경력 등 도마에
曺, 정면돌파 의지 내비치면서도 청년층 박탈감엔 “마음 아파”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 시사저널 고성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 시사저널 고성준

'조국 딸만 유일하게'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관련 논란을 둘러싸고 언론 등에서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는 표현이다. 제기되고 주장된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조 후보자 딸은 여러 대학, 단체 등을 움직여가며 이례적인 특혜를 누린 게 된다. 조 후보자는 딸의 '금수저 스펙' 지적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근거 없고 무차별적인 지적에 적극 대응하는 등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8월23일 입장문을 통해 조 후보자 딸 조아무개(28)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만든 장학회에서 장학금을 받은 대상자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 추천 방식이 아닌 장학회 '지정' 방식으로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총학생회는 "논란이 있는 장학금은 소천장학회에서 지급한 '의과대학 발전재단 외부 장학금'으로 교외 인사나 단체의 기부금을 재원으로 하는 교외 장학금에 해당한다"면서 "소천장학회는 당시 해당 학생(조 후보자 딸) 지도 교수였던 노환중 부산대 의대 교수가 만든 장학회로 2014년부터 지급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학생회는 "장학금 지급 방식은 추천 혹은 지정 방식으로 나눠져 있다"며 "추천 방식은 장학 재단에서 정한 일정 기준에 따라 의과대학 행정실에서 추천받아 해당 재단에서 승인하는 방식이며, 지정 방식은 재단에서 특정 학생을 지정해 지급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14년과 2015년 그리고 2019년에는 장학 재단의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학생들을 의과대학으로부터 추천받아 장학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해당 학생이 장학금을 지급받기 시작한 2016년 1학기부터 2018년 2학기까지 6학기 동안 해당 학생만 유일하게 장학생으로 지정돼 장학금을 지정받았다"고 했다. 총학생회는 부산대 대학본부와 의학전문대학원에 철저한 조사를 통해 정확한 진실을 밝혀줄 것을 촉구했다. 

조 후보자 딸 조씨에 대한 '유일 특혜' 의혹은 그간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조씨 실적 중 하나인 '여고생 물리캠프'에서는 조씨가 출전한 해에만 전원이 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는 한영외고 3학년이던 2009년 7~8월 한국물리학회 여성위원회가 숙명여대에서 연 여고생 물리캠프에서 장려상을 받았고 수상 실적을 고려대 입시 때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적었다. 

2009년 여고생 물리캠프에서 본선에 진출한 8개팀이 모두 상을 받았다. 금상과 동상을 각각 2개팀, 은상을 1개팀이 받았고 조씨가 속한 한영외고팀을 포함한 나머지 3개팀은 장려상을 수상했다. 대회가 시작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모든 팀에게 상이 돌아간 해는 2009년이 유일하다. 2008년에는 10개팀 중 5팀, 2010년에는 11개팀 중 5팀이 수상했다. 장려상 수상도 2009년에만 이뤄졌다. 한국물리학회는 2009년에만 유일하게 본선 참가자 전원에게 시상한 경위를 확인 중이다.

ⓒ 조국 후보자 페이스북
ⓒ 조국 후보자 페이스북

조씨는 2008년 12월 단국대 의대 연구소가 대한병리학회에 제출했던 소아병리학 관련 SCIE급 영어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조씨는 당시 한영외고 2학년 유학반 재학 중이었다. 유학반 친구 1명과 함께 2주가량 인턴으로 활동한 뒤 국제학술지에 실릴 만한 전문 논문의 1저자가 된 셈이다. 논문의 다른 공동 저자는 5명은 단국대 의대 교수이거나 박사·석사 과정생들이었다. 당시 연구 책임자인 단국대 장아무개 교수는 조 후보자와 같은 반 학부형 관계였다. 조씨와 친구가 인턴을 한 이후 11년간 단국대 의대에선 더 이상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를 고등학교 3학년 때 가르친 서울 강남 입시학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르쳤던 학생 중 논문을 쓴 경험이 있는 사람은 조씨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씨는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08년 12월 사단법인 유엔인권정책센터가 모집한 '2009 제네바 유엔인권 인턴십 프로그램'에 합격했다. 조 후보자는 당시 국가인권위 국제인권전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있었다. 인턴 참가자를 선발하는 과정에는 유엔인권정책센터 공동대표를 맡고 있던 서울대 사회학과 정아무개 교수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당시 인권위 국제인권전문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당시 인턴 모집 공고는 대학생과 대학원생, 일반인이 대상에 정원은 10명이었다. 그런데 최초 선발자 명단에는 정원보다 늘어난 13명이 기재됐다. 고등학생은 조씨가 유일했다. 이후 인원이 조정되면서 고등학생 1명이 더 들어왔는데, 정 교수와 같은 학과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의 딸이었다. 현재 정 교수는 해외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 후보자는 딸 등 가족을 둘러싸고 연일 쏟아지는 의혹에 중도 사퇴 없이 인사청문회까지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 제기나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도 많다고 강조했다. 다만 딸의 스펙쌓기에 부모의 배경이 작용했고, 이것이 청년층의 박탈감을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에는 "당시 제도가 그랬다거나, 적법했다거나 하는 말로 변명하지 않겠다"며 "저 역시 그 점을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