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분양’ 논란 휩싸인 부산 명지 삼정그린코아 상가
  • 부산경남취재본부 서진석 기자 (sisa526@sisajournal.com)
  • 승인 2019.08.2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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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자들 “부실 시공, 사전 분양, 무단 설계 변경...총체적 불법”
시행사 “법 테두리 안에서 책임 감내...억측, 허위사실 주장은 곤란”
인허가 기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원만한 합의” 종용 반복...속수무책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에 위치한 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 상가가 ‘사기 분양’ 논란에 휩싸였다. 

8월 28일 명지 삼정그린코아 상가 비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사업자는 지난 3월 분양 홍보를 하면서 종합쇼핑몰로 1층부터 3층까지 총 4개동 규모 145개 호실에 모든 업종이 가능한 것으로 소개했다. 또 법조타운 불패신화를 현수막에 내걸고 인근에 백화점과 경전철이 들어와 좋은 상권이 형성될 것으로 청사진을 제시했다.

삼정그린코아 상가 수분양자들이 '부실 시공'을 주장하며 거리로 나왔다 ⓒ 시사저널
삼정그린코아 상가 수분양자들이 '부실 시공'을 주장하며 거리로 나왔다 ⓒ 시사저널

그러나 해당 상가는 지난 달 준공을 앞둔 입주 사전점검에서 상가로서는 현저히 낮은 천정 높이, 상가 내부에 빼곡히 솟은 기둥, 배기시설 미비, 냉난방 실외기 설치 공간 부족, 분양 면적 축소 등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상가 수분양자들은 인허가권자인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을 비롯해 강서구청, 부산시청 등에서 ‘사기 분양’을 성토하는 집회까지 열었다.

 

상가로서의 기능 어려워…계약 해제 요구 잇따라
 
상가 분양자들이 주장하는 핵심은 근린생활시설로 분양받은 상가가 음식점 등 상가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분양자들이 계약해제를 요구하자 시행사가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천정이 낮아 내부에 추가로 환풍 및 환기 시설을 설치할 수 없고, 외부에 환기 '덕트'를 설치할 경우, 음식점 등의 냄새가 아파트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입주자와의 분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상가 내부에 우뚝 솟은 기둥도 수분양자들의 불만 대상이다. 명지 삼정그린코아 상가는 대부분의 상가에 기둥이 빼곡히 서있다. 상가를 분양받은 A씨는 "상가를 떠나서 어떤 용도로도 사용이 불가능하다. 기둥을 3.3㎡당 5000~7000만원을 주고 구입한 셈"이라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불법 설계 변경을 불법 사전분양으로 우회?

허위 과장 광고에 이어 부실 시공, 무단 설계 변경 논란이 속속 불거지는 가운데 명지 삼정그린코아의 시행사는 현재 ‘불법 사전 분양’ 혐의로 경찰에 수사가 의뢰된 상태다. 허가권자인 부산 경자청이 분양을 승인한 5월10일 보다 앞선 3월부터 분양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테미스코리아 측은 “불법분양이 아닌 청약 계약이었고 청약을 철회할 수 있는 기회도 충분히 줬다”고 맞서고 있다.  

계약자들이 상가를 바보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기둥'들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 상가 비대위
계약자들이 상가를 바보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기둥'들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 상가 비대위

하지만 계약서에는 층과 호수가 지정돼 있고, 분양금액도 명시돼 있다. 분양금액은 청약이라고 주장하는 때와 동일한 금액이 입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담당관청인 경자청도 불법 사전분양에 무게를 두고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설계변경이다. 처음 홍보 당시 145개 였던 상가가 167개로 변경됐고, 또 다시 176개로 늘어났다. 분양자들의 재산이 축소되는데도 시행사는 분양자들의 동의를 얻거나 고지하지 않고 늘어난 세대수로 경자청으로부터 분양승인을 받았다.

설계변경으로 전용면적이나 공유면적이 줄어들 경우 수분양자들의 계약해제 요구 가능성이 있고, 이를 피해가는 방편으로 불법 사전분양을 선택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경자청 관계자는 “두 차례에 걸쳐 설계변경이 있었지만 정식으로 분양 승인이 나기 전에 발생했다”면서 “따라서 불법 사전 분양에 대한 다툼은 있을 수 있지만 무단 설계 변경에 따른 피해를 주장할  ‘계약자’ 신분은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분양자 일부 “계약 해제, 소송 불사” 강경론도 대두

현재 사업자는 “원하는 상가 계약자들에게 개별 환기시설을 무상으로 설치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수분양자들은 “아래층에서 음식 냄새가 올라오면 위층에서 가만히 있겠느냐”며 “임시 땜빵 수준에 그쳐 민원과 영업정지를 반복할 것”이라며 원천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관련 소송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음식점 개업을 염두에 두고 상가를 계약했다는 수분양자 B씨는 “음식점이 아니면 사무실로 임대를 줘야 하는데 이자 등 금융비용과 임대 수익을 비교해 보니 월 300만원 정도 마이너스가 발생한다”면서 “재판에서 계약해제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경론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한 법조 관계자는 "시행사나 분양대행사는 상가 내 기둥, 환풍구 등 주요 시설물의 존재와 위치 등에 대해 명백히 고지해야 된다"며 "이를 위반하거나 모호하게 설명한다면 계약해지 사유"라고 설명했다.

건축관련 공무원 또한 “공유 면적과 전용 면적이 계약 당시보다 줄어들었거나 설계도서와 다르게 시공해 입주자들에게 피해를 줬을 경우 벌금이 문제가 아니라 민사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면서 “청구 취지에 따라 계약 해제, 재산 가치 하락에 따른 손해 배상, 정신적 피해 등을 각각 또는 전부 주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실시공, 사기 분양 등 수분양자들의 주장과 관련 시행사인 테미스코리아 C대표는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억측이나 허위로 사실을 왜곡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법적 테두리 안에서 모든 책임을 감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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