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논란’ 향한 20대의 특징 “우린 여론 눈치 안 본다”
  • 김동성 서던포스트 부사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9.02 10:00
  • 호수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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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에 나타난 20대의 특징…자기 나름대로 판단하려는 의지 강해

2007년 박권일·우석훈의 《88만원 세대》 출간 이후 세대론 관련 서적만 30여 권이 나왔다. 젊은이들의 관심 속에 해마다 베스트셀러에 오른다. 미디어에서도 앞다퉈 20대의 특징을 다룬다. 그 바탕에는 ‘청년 보수화’ ‘극단적 페미니즘과 안티페미니즘’ ‘자기밖에 모르는’ 등등의 이른바 ‘싸가지론’이 있다. 반면 동정론도 적지 않다. ‘비정규직과 단기알바’ ‘학비 부채에 시달리는 불쌍한 세대’ 등이다.

찬반 여론이 비등한 특정 사안에 20대가 자기 목소리를 높이는 현상은 매우 드물다. 최근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는 이른바 ‘조국 논란’에 대해 20대가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20대는 기성세대들에 비해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 거의 모든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세대론으로 특정 세대를 규정하는 건 매우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할 순 있다. 특히 20대들이 정치·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선 더욱 그렇다.  

20대가 오히려 더 이성적이고 냉철해

지난 8월초 ‘포스트데이터’가 시사저널의 의뢰를 받아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는 응답이 71.4%로 나타났다. ‘그런 편이다’(11.7%)와 합치면 국민 10명 중 무려 8명 이상이 불매운동에 대한 지지 입장을 나타낸 셈이다. 이 정도면 압도적 여론이다. 그런데 20대의 반응에서는 뚜렷하게 온도 차이가 난다. 30대(73.4%), 40대(76.3%), 50대(75.2%), 60대 이상(72.0%) 등에서 ‘매우 그렇다’는 응답이 골고루 70% 이상 나왔지만, 유독 20대는 58.7%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최근 KBS의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진행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장관 적합도 웹 조사에서도 20대의 독특한 특징이 잘 드러난다. 이에 따르면 조 후보자에 대한 ‘부적합’ 응답 비율은 전 연령에 걸쳐 ‘적합’보다 높았다. 부적합 응답이 48%, 적합 응답이 18%였다. 판단 유보는 34%로 나타났다. 다만 20대와 30대는 ‘판단 유보’라는 답변이 ‘부적합’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20대는 전 연령 평균 34%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57%가 판단 유보라고 답했다. 30대(44%), 40대(36%), 50대(28%), 60대 이상(16%)에 비해 확연한 차이가 난다.

8월29일자 기준으로 조국 후보자 관련 기사만 3만8000여 건이 쏟아졌다. 거의 대부분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기사들이다. 대개 이런 경우 여론은 언론이 안내하는 경로를 따라간다. 이런 상황에서  20대의 경우 과반이 넘는 57%가 판단을 유보한 건 놀라운 결과다. 직접 청문회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앞에서 소개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 조사 역시 ‘반일 감정’이 대세를 이룬 압도적 여론 속에서도 유독 20대만은 좀 더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 언론을 따라가지 않고, 여론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나름대로 판단하려는 주체 의지가 강한 20대의 특성이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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