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9개월째 감소세…美·中·日 리스크 ↑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9.0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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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수출, 작년보다 13.6% 감소…미·중 무역갈등과 일본 수출규제 심화될 듯

미·중 무역갈등에 일본의 수출규제가 겹친 가운데 한국 수출이 9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수출을 위협하는 대외 요인은 앞으로도 부정적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여 쉽사리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팬스타그룹 소속 1만1820t급 고속화물 페리선인 '산스타드림호'가 2015년 3월21일 오전 가포신항에 첫 입항해 일본으로 수송할 컨테이너 화물을 싣고 있다. ⓒ 연합뉴스
팬스타그룹 소속 1만1820t급 고속화물 페리선인 '산스타드림호'가 2015년 3월21일 오전 가포신항에 첫 입항해 일본으로 수송할 컨테이너 화물을 싣고 있다. ⓒ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6% 줄어든 442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9월1일 밝혔다. 감소폭은 6월(-13.8%)과 7월(-11.0%)에 이어 3개월째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감소세는 지난해 12월 -1.7%를 기록한 뒤로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수출 감소폭이 가장 크게 두드러진 품목은 반도체다. 8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7% 쪼그라들었다. 한국 수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는 전체 수출 등락에 비교적 큰 영향을 미친다. 반도체 수출 감소 배경으로는 D램의 지속적인 가격 하락과 대외 불확실성이 꼽힌다. 이어 석유화학(-19.2%)과 석유제품(-14.1%) 등 주력 품목도 감소세를 보였다. 

수출 부진 요인으로 지적된 대외 리스크 중 일본의 수출규제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7월 초 수출규제 품목으로 지정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가 실제 생산 차질로 연결된 사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들 소재 3개의 수입액이 대일본 전체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에 불과하다는 점도 작용했다. 일본은 이들 소재 중 포토레지스트와 불화수소에 대한 수출 신청건을 3건 허가하기도 했다. 

단 앞으로가 진짜 문제라는 우려가 나온다. 8월28일부터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본격 시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출 규제를 받는 품목은 일본이 전략물자로 지정한 1194개로 늘어난다. 한국 정부는 이 가운데 159개 품목에 대한 규제가 국내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국 수출을 방해하는 ‘상수’처럼 작용해온 미·중 무역갈등은 더욱 심화될 조짐이다. 미국은 예고한 대로 9월1일(현지시간) 오전 0시1분부터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에 돌입한 상황이다. 당장 1120억 달러(약 135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5% 관세가 매겨지게 됐다. 

이날 중국도 보복의 일환으로 미국산 수입품 750억 달러어치(약 90조원)에 5~10% 추가 관세를 적용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세계 경기 둔화, 세계 교역 위축, 제조업 경기 부진의 악순환이 일어났다”며 “(이로 인해) 수출 상위 10개국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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