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탄핵’ 주장 전광훈 목사, 교단서 면직…한기총 회장직은?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9.09.0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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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 측 “회장직 사퇴 논의 계획 없어”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해 온 이른바 ‘극우 목사’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이 소속돼 있던 교단에서 면직 처리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대신 총회는 8월30일 잇단 정치 활동과 후원금 횡령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던 전 목사에 대한 면직을 결정, 국민일보 등 언론사에 해당 사실을 공지했다.

백석대신 총회 재판국이 발표한 공고에 따르면, 전 목사는 헌법 권징 제1장 제3조 1항~11항(성경상의 계명에 대한 중대한 위반행위, 예배를 방해한 행위 등이 포함), 책벌 제6조 2항에 의거해 교단으로부터 면직, 제명됐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6월11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 하야 촉구 기자회견 중 기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6월11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 하야 촉구 기자회견 중 기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면권 가진 교단 면직, 목사 자격 어찌 되나

지난 1월 전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출마 당시, 스스로 2015년 예장 백석과 예장 대신 교단이 통합해 이룬 백석대신 총회가 아닌, 예장 대신 소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백석대신 총회는 지난 7월, 교단 소속을 스스로 부인한 전 목사의 회원권을 행정적으로 제명 처리했다. 여기에 더해 이번에 교단 면직이라는 강력한 수위의 책벌까지 전 목사에게 내리게 된 것이다.

전 목사가 교단에서 면직 처리되면서, 지난 1월 당선된 한기총 회장직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계 일부에선 목사 안수의 주체인 교단에서 면직이 되면 자연히 목사로서의 자격 또한 없어지기 때문에, 한기총 회장 역할 또한 수행할 자격이 없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무처장을 역임한 이진오 세나무교회 목사는 “목사 임면권을 갖고 있는 ‘교단’에 소속 돼 있지 않는 사람은 원칙적으로 목사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전씨는 교단에서 면직됐기 때문에 이제 목사가 아니며, 저절로 한기총 회장 자격 또한 없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한기총 “청교도영성훈련원 소속으로 회장 출마해 문제 없다”

반면 한기총 측은 교단의 이번 면직 결정에 따른 전 목사의 회장직 사퇴 여부를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기총 관계자는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전 목사가 지난해 회장 입후보 당시, 교단 소속이 아닌 ‘청교도영성훈련원’이라는 별도 단체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기 때문에 회장직 수행에 있어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청교도영성훈련원은 1998년 전 목사가 직접 창립한 한기총 회원 단체로, ‘문재인 정권 퇴진’과 관련한 집회와 토론회 등을 주최하기도 했다. 이진오 목사는 “청교도영성훈련원이란 단체의 수장도 사실 목사여야만 가능하다. 그러니 당연히 교단에서 면직돼 목사가 아니게 된 전씨는 한기총 회장은 물론, 이 훈련원 원장 자리에서도 물러나야 맞다”면서도 “이 훈련원이 공적조직이라기보다 사실상 전씨의 ‘사조직’에 가깝기 때문에 상식에 따라 처리될 것 같진 않다”고 덧붙였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이 8월30일 예장 백석대신총회에서 면직처리됐다. ⓒ연합뉴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이 8월30일 예장 백석대신총회에서 면직처리됐다. ⓒ연합뉴스

전 목사가 한기총 회장직을 유지할 경우, 한기총 내 일부 개혁파들의 추후 반발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회장 선거 과정에서의 불법성 등과 관련해 전 목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한기총 안팎에 전 목사를 비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향후 전 목사의 거취와 관련한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진오 목사는 “전씨 뿐 아니라 이러한 논란을 일으킨 ‘불법적인’ 목사에 대한 노회나 총회의 비호 분위기가 만연한 게 현실”이라며 “대법원에서 목사가 아니라고 이미 판결을 받은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나, 교회 세습 논란에 휘말렸던 김삼환 명성교회 목사 등도 계속 목사직을 유지하며 자신에게 내려진 법적 결과를 따르지 않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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