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2030년…창원 GRDP 4.83% 감소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19.09.0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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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소희 창원시정연구원 연구원 "원전 감소로 창원 지역 경제 충격 받아"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2030년까지 경남 창원의 지역내총생산이 4.83% 줄고, 원전 업체들의 '이탈'로 역외 청년의 유입도 줄어들 것이란 발표가 나왔다. 원전 제작 업체인 두산중공업 본사와 280여 협력 업체가 밀집한 창원지역에 신규 원전(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계획이 백지화되면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 에너지 정책 변화와 지역경제' 토론회가 창원시정연구원 주최로 9월3일 경남 창원 성산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에너지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9월3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부 에너지 정책 변화와 지역경제' 토론회에서 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 노조원이 플랭카드를 펼치며 고용안정을 요구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상욱 기자
9월3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부 에너지 정책 변화와 지역경제' 토론회에서 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 노조원이 플랭카드를 펼치며 고용안정을 요구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상욱 기자

주제 발표에 나선 곽소희 창원시정연구원 연구원은 "원전 감소에 따른 파급 효과가 지역 경제에 수요·공급의 형태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 선언 이후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탈원전 로드맵을 확정한 뒤 제8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신규 원전 6기 건설 백지화, 노후 원전 10기 수명 연장 중단 조치를 밝혔다. 이에 따라 기본설계가 끝난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중단됐다.

곽 연구원은 원전 감소로 창원 지역 경제가 매출 감소, 고용 감소, 소비 급감, 투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곽 연구원은 "원전 업체 신규 채용 감소로 연간 192명의 역외 유입 가능한 청년을 창원이 잃을 수 있다"며 "결국 2030년까지 고급 인력 730명을 포함해 2110명의 청년 인구 유입 기회를 상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 연구원은 또 역외 청년의 유입 유도 실패로 인한 창원지역 소비지출의 감소도 우려했다. 곽 연구원은 "업소당 연간 영업이익이 57만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중심 상권인 창원성산구가 가장 큰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정부가 딜로이트와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작성한 '원전 산업 생태계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원전 산업 인력은 해외 원전 추가 수주가 없으면 현재 3만8800명에서 2030년에는 3만명 미만으로 감소한다. 고(高)부가가치 산업인 원전업계 종사자 네 명 중 한 명이 12년 안에 실직(失職)한다고 예측한 바 있다.

곽 연구원은 원전 축소가 전력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발표했다. 곽 연구원은 "정부 에너지 정책 변화의 핵심은 탈원전이다"며 "2030년 원전 비중이 11.7%로 떨어지면 산업용 전력가격은 44.89% 증가한다. 이로 인해 제조업 생산지수가 12.48% 감소하고, 창원 지역내 총생산도 4.8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곽 연구원이 예측한 창원 지역내총생산 감소분을 금액으로 따지면 1조5597억원에 달한다.

지난 7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 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국민보고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탈원전반대 서명 50만명 돌파를 주장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7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 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국민보고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탈원전반대 서명 50만명 돌파를 주장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정용훈 KAIST 교수 "정부의 3차 에너지 기본계획, 어불성설"

곽 연구원에 앞서 주제 발표한 정용훈 KAIST 교수(원자력 및 양자공학과)는 "정부는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는 안된다'는 답을 정해놓고 3차 에너지 기본계획을 세웠다"며 "에너지기본계획은 최상위 에너지 계획이 아닌 신재생에너지 확대계획이며 기술적 가능성, 경제적 타당성, 근거자료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6월4일 국무회의에서 '3차 에너지기본계획(2019~2040년)'을 심의 확정했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17년 7.6%에서 2040년 30~35%로 대폭 늘린다는 게 주 내용이다. 정부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발생 주범인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는 과감히 축소했다. 그런데 원전과 관련해서는 원전 비중은 밝히지 않은 채 기존 원전은 더 이상 수명을 연장하지 않고 신규 원전은 짓지 않는 방식으로 줄이겠다고만 했다.

정 교수는 "산업이 발전하면서 에너지 수요가 줄어든 적이 없지만, 정부는 2040년 에너지수요가 18.6% 감축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했다. 내려가는 전력수요를 전망한 정부의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또 "신한울 3·4호기 백지화로 인해 원전 안전 운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원전 산업 생태계 붕괴로 운영·유지보수 업체도 상당수 문을 닫기 때문이다. 수출 원전의 국내 건설로 원전 공급망을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세계 최초로 원전을 건설했던 영국은 1995년부터 원전 건설 중단으로 기술력을 상실했고, 최근 원전 건설을 재개하면서 프랑스와 중국 업체에 의존하는 신세가 됐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국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 노조원은 "정부가 에너지 정책을 급진적으로 전환하고 예정됐던 원자력 발전소 건설계획을 아무런 후속 대책 없이 폐기해 두산중공업과 발전설비 제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창원지역 경제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했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 경남지역본부가 지난 2월 지역 소재 85개 원전 부품 생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원전 관련 현황 조사를 한 결과, 제조기업의 85.7%가 탈원전 정책으로 경영난에 처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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