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끝까지 간다…둘 중 한 명은 옷 벗어야 끝나”
  • 조해수 기자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9.09.09 11:00
  • 호수 1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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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안팎, 정치권, 경찰 관계자가 말하는 “윤석열은 ○○○○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검찰로 옮겨 붙었다. 검찰이 칼을 쥐었다. 조 후보자 논란에서 청문회도, 심지어 여론도 뒷전으로 밀리게 됐다.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면서 사안이 정치적 공방에서 수사적 쟁점으로 바뀌었다. 8월27일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하며 조 후보자에 대한 강제수사에 돌입한 검찰이 결국 조 후보자의 운명을 쥐게 된  형국이다.

검찰은 조 후보자가 법무장관에 임명되더라도 차질 없이 수사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검찰은 9월5일 청와대와 여당을 상대로 “수사 개입을 중단하라”는 공식 입장을 표명했고, 9월6일 청문회 당일에는 조 후보자의 부인을 동양대 총장 표창창 위조 혐의(사문서 위조)로 전격 기소했다. 검찰이 청와대와 정면으로 맞서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됐다.

조 후보자에 대한 기소 여부를 떠나, 만약 소환조사나 서면조사 등 조 후보자 본인에 대한 검찰의 강제수사가 진행되면 결국 법무장관직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진다. 검찰이 자신의 인사권자가 될 수 있는 사람에게 칼을 들이댄 것이다. 그것도 특수수사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나섰다. 검찰로서도 수사 성과를 내놓지 않으면 상당한 후폭풍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검찰의 이러한 움직임은 수장인 윤석열 검찰총장이란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인물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 시사저널 이종현·박은숙
ⓒ 시사저널 이종현·박은숙

윤 총장을 두고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여러 평가가 나온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우리 총장님”이라고 호감을 표출했던 여권은 “윤 총장은 양날의 칼이 아니라, 결국 ‘망나니의 칼’이었다”면서 분노에 가까운 배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야권은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반기면서도 “윤 총장은 제어가 안 된다. 패스트트랙 수사를 통해 우리한테도 피바람이 불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검찰 측은 “윤석열은 법과 원칙을 따르는 검사”라면서 윤 총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고 있다. 반면 경찰은 “검찰 지상주의자인 윤석열의 자만이 도를 넘었다”며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것은 경찰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사저널은 전·현직 검찰 관계자, 정치권 및 경찰 관계자들을 다양하게 만나 윤 총장에 대해 물었다. 그들이 말하는 “윤석열은 ○○○○이다”란 설명은 향후 검찰 수사가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윤석열은 천생 검사다”

전·현직 검찰 관계자들에게 윤석열 총장에 대해 물었을 때 가장 처음에,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은 “윤석열은 천생 검사”라는 것이다. 윤 총장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짜장면 일화’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윤 총장은 2002년경 검찰을 떠나 대형 로펌인 ‘태평양’에 입사한 적이 있다. 그러다 결국 1년3개월여 만에 다시 검찰로 돌아왔는데, 이때 결정적인 계기가 짜장면이었다고 한다. 변호사 신분으로 검찰청을 찾았는데, 복도에서 검사들이 끼니를 때우기 위해 먹고 있던 짜장면의 냄새가 진동했다고 한다. 윤 총장은 이 냄새를 맡고 “아,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나? 밥 먹을 새도 없이 수사할 때가 그립다”며 검찰 복귀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윤 총장의 로펌행을 권유했던 이는 서울대 79학번 동기이자 ‘절친’인 문강배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다. 문 변호사는 당시를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윤 총장은 어렵게 사시를 통과했지만 지방검찰청을 전전했다. 초임 검사라면 누구나 중요한 자리에서 큰 사건을 수사하고 싶어 한다. 윤 총장은 이 꿈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자 내 권유를 받고 결국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런데 1년여가 지난 다음에 다시 검찰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그때 윤 총장이 ‘나는 검찰을 너무 사랑한다. 어떤 보직에 오르는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검찰 조직을) 떠나서야 알았다. 어떤 보직이든 검사로서의 직분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윤석열은 불도저다”

검찰 관계자들은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법과 원칙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 총장이 사건을 앞에 두고 좌고우면(左顧右眄)하면서 정치적 계산이나 유불리를 따질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문강배 변호사는 “2003년 노무현 정권 초기 불법 대선자금 수사 당시 검찰은 여당인 민주당 이상수 사무총장과 안희정 전 비서(전 충남지사),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2012년 작고) 등 대통령 최측근을 모두 구속기소했다.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현 반부패강력부) 평검사에 불과했던 윤 총장이 이를 강력하게 주장했다”면서 “2013년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때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자 한 것도 윤 총장이다. 이번 조 후보자의 수사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2003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 당시 중수부에 함께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은 “(윤 총장은) 수사를 할 때 사건 외적인 면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그 인상이 강렬하게 남아 있다”면서 “수사를 하다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점이 나오면 전혀 개의치 않고 수사를 확대했다. 걸리면 끝을 보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2013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당시 여주지청장이 이른바 ‘항명파동’을 일으켰다. ⓒ 시사저널 임준선
2013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당시 여주지청장이 이른바 ‘항명파동’을 일으켰다. ⓒ 시사저널 임준선

 “윤석열은 망나니 칼이다”   

여당에서는 윤 총장을 향해 ‘배신자’라며 분노를 숨기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드인사, 검찰 기수 파괴 등 온갖 비판을 감수하며 윤 총장에게 검찰을 맡겼다. 그야말로 파격 발탁이었다. 조국 후보자가 윤 총장을 적극 밀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런데 윤 총장은 임명된 지 한 달 만에 문재인 정부를 정조준하고 나선 것이다.

여당 고위 관계자는 “윤 총장 임명 당시 당 안팎에서 ‘윤석열을 믿을 수 없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왔다. 그러나 VIP(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때문에 윤 총장이 임명될 수 있었던 것”이라면서 “정치적 배신이라는 점을 제쳐두더라도, 청문회 전에 강제수사에 돌입한 것은 명백한 정치 개입이다. 윤 총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청와대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망나니 칼을 휘두른 것이다. 조 후보자의 문제를 넘어 이제는 검찰과의 전면전이다”고 비난했다.

 

“윤석열은 끝까지 간다”

윤 총장의 정치적 입지는 위태로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 후보자에 대한 수사가 헛발질에 그칠 경우, 검찰 개혁을 막기 위해 검찰권력을 남용했다는 역풍을 고스란히 맞게 된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대검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법무장관 후보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는 것은 조 후보자 본인과 관련된 확실한 혐의점을 검찰이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조 후보자에 대한 기소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사모펀드와 관련한 자본시장법 위반, 딸 입시와 관련한 사문서 위조·공무집행 방해 등은 이미 충분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조 후보자에 대한 수사는 윤 총장을 필두로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이 중심이다. 그중에서도 한동훈 부장이 핵심이다. 오히려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의 배성범 지검장은 핵심에서 비껴나 있다. 고형곤 부장은 검찰 내에서도 ‘싸움꾼’으로 유명하다. 조 후보자가 법무장관에 임명되더라도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조 후보자를 부를 수 있는 인물이다. 압수수색을 단행했을 때부터 ‘윤 총장, 조 후보자 둘 중 하나가 옷을 벗어야 끝나는 싸움’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수사를 시작했다.”

 

“윤석열은 중수부 검사다”

조 후보자 사건이 마무리되더라도 또 하나의 큰 산이 남아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등 검찰 개혁안이 그것이다. 지난 8월에 있었던 윤 총장의 첫 인사에서 결국 옷을 벗고 나온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너무 빨리 압수수색을 단행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면서 “윤 총장이 조 후보자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즉, 윤 총장이 조 후보자 사건을 기회 삼아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안에 불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난해 6월 조국 당시 민정수석,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박상기 법무장관이 만나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때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만나 합의 내용을 보여줬다. 윤 지검장은 이에 반발해 다음 날 출근하지 않았다. 검찰 개혁안에 대한 윤 총장의 속마음을 알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러나 윤 총장이 검찰총장에 오르면서 검찰 개혁안의 큰 그림에는 동의했다고 한다. 다만 검찰의 특수수사 기능에 대해서는 절대 양보하지 않았다고 한다. 윤 총장은 특수통 검사를 넘어 ‘중수부’ 검사다.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는 일본 도쿄지방검찰청의 특수부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왼쪽)이 조국 민정수석과 7월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윤 총장의 임명장 수여식 전 차담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왼쪽)이 조국 민정수석과 7월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윤 총장의 임명장 수여식 전 차담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은 검찰 지상주의자다”

경찰은 윤 총장이 검찰권력을 지키기 위해 항명도 불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역대 총장 중 처음으로 경찰청을 방문했으며, 퇴임 즈음에도 또 한 번 방문했다. 그러나 윤 총장은 임명되고 40일이 넘도록 아직까지 한 번도 경찰청을 찾지 않았다. 경찰과는 협의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면서 “김광준 검사 뇌물 사건을 맡았던 김수창 당시 특임검사가 ‘검찰은 의사, 경찰은 간호사’라는 식의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윤 총장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검찰 비리에 대한 수사가 가능한 공수처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기 위해 범죄정보과를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단독]경찰, 공수처 신설 앞두고 '범죄정보과' 강화" 기사 참조).

 

“윤석열은 ‘전두환’ 스타일이다”

윤 총장이 검찰 개혁안에 대해 딴지를 걸고 나올 경우 문재인 정부는 최후의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바로 인사권을 휘두르는 것이다. 이미 조 후보자 사건으로 윤 총장에 대한 여당의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한 상태다.

그렇다고 해서 윤 총장에게 직접 칼을 들이댈 수는 없다. 여당은 윤 총장의 인사청문회에서 터진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을 적극 방어하며 윤 총장을 ‘검찰 개혁의 적임자’로 치켜세웠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여당 중진의원은 “윤 총장은 컨트롤이 되지 않는 인물이다. 앞으로도 조 후보자 사건 같은 경우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것이다. 내년부터는 총선을 시작으로 대선 등 본격적인 선거 국면이 시작되는데, 윤 총장과는 같이 갈 수 없다”면서 “그렇다고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윤 총장을 앉혀놨는데 우리 손으로 해임할 수는 없다. 결국 윤 총장의 손발을 잘라야 한다. 내년 인사에서 대검과 중수부에 있는 ‘윤석열 사단’을 지방으로 좌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에서도 여당의 이와 같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한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검 관계자는 “윤 총장은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측근들을 좌천시키면 윤 총장도 미련 없이 사표를 쓸 것이다. 윤 총장은 퇴임 후를 준비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윤 총장의 절친인 남기춘 전 서부지검장은 옷을 벗은 후 초야에 묻혀 지낸다. 윤 총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윤 총장이 사표를 쓰는 순간 검찰 고위 간부는 물론 평검사까지 줄사표를 쓸 수 있다. 이른바 ‘검란’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총장은 후배나 부하 직원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윤 총장의 선배기수로 이번 인사에서 옷을 벗은 전직 검찰 고위 간부는 “윤 총장은 ‘전두환(전 대통령)’ 같은 스타일이다. 보스형 지도자로 자기 사람은 꼭 챙긴다. 현재 윤 총장의 비서실장은 2000년대 초반 중수부에서 함께 고생했던 수사관이다. 대검 사무국장으로 임명된 강진구 수원고검 사무국장은 윤 총장이 대구·대전고검을 전전할 때 윤 총장을 살뜰히 챙겼던 사람이다. 이렇다 보니 후배, 부하 직원이 윤 총장을 끝까지 따르는 것”이라면서 “검찰 내에서 윤 총장에 대한 신뢰는 문재인 정부가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명심해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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