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인건비 상승에 숙식비 부담까지…부산 기업의 절규
  • 부산경남취재본부 서진석·이상욱 기자 (sisa526@sisajournal.com)
  • 승인 2019.09.1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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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외국인 근로자 월평균 임금 246만원…국내 대졸 초임보다 높아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제조기업 사장들은 요즘 비상이다. 8월5일 고용노동부가 내년도 최저임금(시급 8590원, 월급 179만5310원)을 관보에 게재해 확정하면서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없으면 회사를 운영할 수 없는 사장들은 인건비 부담을 걱정하고 있다.

부산 지역 제조기업의 외국인 근로자 평균 임금이 국내 대졸 평균 초임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최근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제조업체 150개사를 대상으로 '부산지역 외국인 근로자 임금 실태 조사'를 설문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9월18일 밝혔다.

부산의 한 지관 제조공장에서 작업하고 있는 스리랑카 출신의 근로자 ©연합뉴스
부산의 한 지관 제조공장에서 작업하고 있는 스리랑카 출신의 근로자 ©연합뉴스

인건비 부담에 외국인 근로자 고용 줄여…'동일한 최저임금' 적용 가장 큰 애로

외국인 근로자 1인당 월평균임금은 246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교육부가 '2017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를 통해 밝힌 국내 대졸 취업자 초임 평균인 232만원을 넘는 액수다.

'250~300만원' 임금 지급 기업이 44.7%로 가장 많았고, '200~250만원'도 39.3%를 차지했다. '300만원 이상' 임금을 지급하는 기업은 무려 10.7%나 됐고, 5.3% 기업은 '200만원 미만' 임금을 지급했다.

제조기업들은 국내 근로자들이 힘들다고 외면하기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로 회사를 운영해야 한다. 때문에 이들을 위해 지원하는 숙식 지원금도 만만치 않다. 부산 사상구의 한 금속 도금 업체는 인도네시아 근로자에게 월급 260만원뿐 아니라 13㎡ 숙소와 점심·저녁 식사도 제공한다. 영세기업들은 국내 근로자들이 안 오니 어쩔 수 없이 숙소 마련해주고 식비 대주면서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사기업의 95.3%가 월평균 1인당 20만원 수준의 숙식비를 제공하고 있었다. '10~20만원'이 43.9%로 가장 많았고, '20~30만원' 숙식비 제공 기업은 24.1%다. '30만원 이상' 기업도 22.6%나 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당 외국인 근로자 고용 인원은 7.6명이고, 평균 월급은 246만원이다. 그런데 제조기업 사장들은 각종 보험료와 숙박비·식비 같은 부대 비용도 내야 한다. 이런 돈을 합치면 외국인 근로자 1명을 고용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월평균 290만원 수준이다. 

중소 제조기업은 인건비 부담 등으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줄이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외국인 근로자 신청률은 지난 2014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미달됐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우리나라에서 일하기 위해 가장 많이 발급받는 비자는 단순 노무업종 취업을 허용하는 'E-9' 비자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이 비자를 받고 국내에서 체류하는 외국인은 총 26만8921명에 달한다.

제조업체 사장들은 국내 근로자와 동일한 최저임금 적용이 가장 큰 애로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단순 노무직인 외국인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국내 근로자와 차등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또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에게 지원해주는 숙식비를 최저임금에 포함시켜 영세 사업주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부산상의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 대다수는 작업환경이 열악한 영세 중소기업이 많다. 최근 고용환경 변화로 기업의 부담이 커진 만큼 숙박비라도 일괄공제를 법적으로 의무화할 필요가 크다"며 "이에 더해 언어 등 차이로 업무숙련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외국인 근로자 특수성을 감안해 현행 3개월로 제한된 수습기간의 연장도 절실하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9월1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연 경제활력대책회의를 통해 인구 감소 속도가 빠른 지방 중소도시나 농어촌에서 외국인의 거주·취업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인구 감소 지역에서 외국인 노동자에게 장기 비자를 주는 ‘지방거주 인센티브제’ 도입을 검토하기로 한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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