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바이크 타고 평화통일로 달린다"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9.09.20 16: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최대 바이크 동호회 '팀 포티에잇' 유현덕 고문(한국캘리그라피협회장)
9월21일 강원도 화천 평화의댐에서 한국평화협력연구원과 행사 열어
유현덕 한국캘리그라피협회 회장(팀 포티에잇 고문) 9월11일 오후 선릉로에서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시사저널
유현덕 한국캘리그라피협회 회장(팀 포티에잇 고문)이 9월11일 오후 선릉로에서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시사저널

미국 미주리주 스프링필드는 인구 16만명의 작은 도시다. 미주리주에서도 세 번째로 큰 도시에 불과하지만 매년 여름에 열리는 ‘루트66 발생지 축제’(Birthplace of Route66 Festival)는 유명하다. 이를 보고자 미국 전역에서 사람들이 몰려온다. 올해도 어김없이 8월10일에 있었던 축제의 주인공은 클래식카와 ‘모터사이클’로 불리는 바이크다. 미 전역에서 찾아온 클래식카와 바이크가 66번 국도(Route 66)를 따라 달리는 모습은 미국 내에서도 큰 화제다.

66번 국도는 서부 개척을 위해 조성한 미국 최초의 대륙횡단 도로다. 그만큼 미국인들에겐 진항 향수가 배여 있다. 미국인들은 66번 국도 건설과 함께 미국 번영이 시작됐다고 본다. 이 도로에 미국의 중심거리(the Main Street of America), 마더 로드(Mother Road)라는 별칭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출발한 도로는 미주리, 캔자스, 오클라호마, 텍사스, 뉴멕시코,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등 8개 주를 거쳐 로스앤젤레스(LA) 산타모니카 해변까지 이어진다. 전 세계 바이크족(族)에게 66번 국도는 자유와 평화, 반전을 뜻한다.

 

"한국판 66번 국도 축제로 키울 것"

한국판 ‘66번 국도 축제’가 9월21일 강원도 화천군에 위치한 평화의댐에서 열린다. ‘행진 자유평화통일’로 이름 붙여진 이 행사는 한국평화협력연구원(원장 손기웅) 개원 행사로 마련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행사가 바이크 동호회인 ‘팀 포티에잇’(Team 48) 주도로 기획됐다는 점이다.

할리데이비슨의 ‘포티에잇’(48) 기종 동호회로 출발한 ‘팀 포티에잇’은 소속회원만 9000명으로 규모면에서 국내 최대를 자랑한다. 전국 조직인 팀 포티에잇에서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현덕 한국캘리그라피협회 회장은 “바이크가 담고 있는 자유에 평화, 통일의 뜻을 함께 담고자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유현덕 한국캘리그라피협회 회장이 9월11일 오후 서울 선릉소 사무실에서 '행진 자유평화통일'행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시사저널
유현덕 한국캘리그라피협회 회장이 9월11일 오후 서울 선릉로 사무실에서 '행진 자유평화통일'행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시사저널

“평화가 통일을 부르짓는 단체는 너무나 많아요. 하지만 정작 대중 속으로 들어가 외치는 곳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오토바이하면 우리 국민 대다수가 나쁜 인식을 갖고 있는데, 미국에선 국가를 위해 순직한 군인, 소방관들의 운구를 실어나를 때 바이크가 쓰입니다. 그만큼 사회적 책무가 중요하다는 뜻이죠. 이번에 우리도 평화의댐 일대에서 바이크를 타고 다니며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겁니다.”

 

바이크의 진짜 매력은 자유 그리고 사회적 책임

66번 국도를 달리는 바이크족들에게 주행만이 중요한 가치는 아니다. 사회적 책임을 더 중시한다. 1주일간 66번 국도를 달리는 행사에서는 중간 기착지마다 모금한 돈으로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행사도 연다. 유 회장이 꿈꾸는 ‘행진 자유평화통일’도 이와 비슷하다. 그렇기에 유 회장은 조만간 DMZ(비무장지대)를 바이크를 타고 질주하는 평화 투어 프로그램도 선보일 계획이다.

“우리나라 바이크족들에게 루트66외에 도전해보고 싶은 꿈이 뭔지 아세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 포르투갈까지 유라시아 대륙을 45일간 바이크를 타고 횡단하는 거예요.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태극기를 바이크에 붙이고 말이죠. 근데 사실 진짜 유라시아 대륙 횡단은 부산에서 출발하는 거잖아요. 통일이 되면 부산에서 출발, 북한 땅을 거쳐 유라시아 대륙을 달리는 게 모두의 꿈입니다.”

9월21일에 열리는 개관 행사의 코스는 평화의 댐→ 안동철교 →오작교 →DMZ남방한계선→ 화천이다. 이 길을 달리기 위해 전국에서 70여대의 바이크가 모인다. 유 회장은 이번 ‘행진 자유평화통일’을 정기적인 바이크 행사로 만들 생각도 갖고 있다.

“미국의 66번 국도처럼 전 세계 바이크족을 대상으로 한 ‘평화통일 루트’를 조만간 선보일 겁니다. 평화와 통일을 모티브로 한 바이크 루트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어요. 그걸 우리가 독자적으로 만들 겁니다. 아마 전 세계 바이크족들이 여기를 달려보고자 우리나라를 찾을 거예요. 가슴속에 ‘한반도 통일’을 열망하며 말이죠.”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