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 유력용의자 혈액형 불일치에 경찰이 한 말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9.2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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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사건 당시 경찰, 범인 혈액형 B형으로 추정
30년 후 특정한 유력용의자 혈액형은 O형
혈액 불일치에 경찰 “당시 조사 잘못됐을 가능성”

30년 넘게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특정된 가운데, 이 용의자의 혈액형이 과거 경찰이 추정한 범인의 혈액형과 다른 것으로 나타나 혼선이 일고 있다.

1993년 7월14일 화성 연쇄살인 사건 수사본부가 화성군 정남면 관항리 인근 농수로에서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한 김아무개씨가 버렸다고 진술한 금반지 등 유류품을 찾고 있다. ⓒ 연합뉴스
1993년 7월14일 화성 연쇄살인 사건 수사본부가 화성군 정남면 관항리 인근 농수로에서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한 김아무개씨가 버렸다고 진술한 금반지 등 유류품을 찾고 있다. ⓒ 연합뉴스

이번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이춘재(56)의 혈액형은 O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재는 1994년 청주에서 자신의 집에 놀러 온 처제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성폭행한 혐의로 현재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소로 복역 중이다. 그의 혈액형은 이 사건 2심 판결문에 적시됐다.

그러나 화성사건 발생 때 경찰이 추정한 범인의 혈액형은 B형이었다. 당시 경찰은 4차(1986년), 5차(1987년), 9차(1990년) 사건 범인의 정액과 혈흔, 모발 등을 통해 범인의 혈액형을 이같이 판단했다. 이춘재는 이 가운데 5‧9차 사건 유류품에서 나온 DNA와 그의 DNA와 일치해 용의자로 특정됐다. 때문에 일각에서 이춘재가 진범이 맞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복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서 혈액형이 다른 오염 물질과 혼재돼 정확한 정보가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오늘날 과학 수사에서 DNA가 일치한다면 범인일 확률이 99.99%”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혈액형이 다르다면 그 부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당시 조사 결과가 잘못됐을 가능성도 면밀히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춘재는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관들이 부산교도소에서 그를 만나 DNA 증거를 제시했지만, 자백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1995년부터 수감생활을 해 온 그는 20년 넘게 단 한 차례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1급 모범수로 분류된 상태다. 경찰은 나머지 6건의 증거물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추가 DNA 검출 작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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